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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Unspoken Zine</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link>
    <description>unspokenzine 님의 블로그 입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hu, 25 Jun 2026 06:16:1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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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agingEditor>danielle1994</managing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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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Unspoken Zin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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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9. 정보 디자인의 세계 : 감각을 넘어 사유를 설계하는 사람들</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19</link>
      <description>&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여러분은 '디자인'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제가 느끼기에 한국 사회에서 '디자이너'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략 이런 사람을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남다른 취향을 갖고 있고, 센스 있으며, 약간은 예민하고, 옷을 잘 입고, 감각적인 물건들을 즐겨 쓰는 사람. 뭐랄까, 늘 예쁘고 아름다운 것에 둘러싸여 있을 것 같은 이미지죠. 비슷한 맥락에서 보통 사람들이 '디자인'이라는 말을 쓸 때 그 의미는 대개 '예쁘지 않은 무언가를 예쁘게 만드는 일'인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무언가를 보기 좋게 바꾸고 싶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디자이너' 를 찾곤 하죠.&amp;nbsp;&amp;nbsp;&lt;/span&gt;&lt;br /&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종종 '디자인'이라는 말이 사회에서 협소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고 느껴요. 제가 이해하는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u&gt;현실에 존재하는 문제를 가능한 한 아름다운 방식으로 해결하는 과정&lt;/u&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꼭 눈에 보이는 형태로 드러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나 방법론을 통해 구현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디자인을 넓은 의미로 바라볼 때 디자이너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도 훨씬 다양해진다고 생각합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그런 차원에서 이 글에서는 사람들의 감각을 넘어 생각과 관점을 건드리는 디자인,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gt;정보 디자인&lt;/b&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 /&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gt;&lt;br /&gt;&lt;/b&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gt;정보 디자인을 만나기까지, &quot;지금 하는 일, 대체 이름이 뭐지?&quot;&lt;/b&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제가 정보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저는 '사람 중심의 공간 기획'을 배우고 싶어서 지금의 회사에 들어왔습니다. 막연하게 '디자이너가 아닌 사용자가 주인공인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입사를 했죠. 그런데 그걸 위해 서베이나 인터뷰, 데이터 분석 같은 일을 깊이 있게 해야 하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 결과를 콘텐츠나 리포트로 제작하는 것이 주요 업무가 될 거라는 것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요.&amp;nbsp;&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처음엔 일이 주어지니까 그냥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재미가 있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더 매력적으로, 더 직관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을지 스스로 고민하기 시작했죠. 다양한 데이터 시각화 레퍼런스들을 찾아보면서, 이미지와 텍스트의 배치를 수도 없이 조정하고, 그래프의 모양을 계속 바꾸곤 했습니다. 화면에 담긴 메시지가 또렷하게 드러나는 순간까지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어요.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뭔가 열심히 하고 있고, 지금 하는 일의 영역이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 꽤 중요한 일인 것 같은데,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하지?' 글을 썼다고 하면 사람들은 '아, 텍스트를 담당했구나' 할 테고, 디자인을 했다고 하면 '아, 그래픽 작업을 했구나' 라고 이해할 텐데, 제가 한 일은 그 어느 쪽도 아니었습니다. 실적 리뷰나 면담을 할 때도 제가 어떤 방식으로 적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설명하기가 어려웠죠.&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826&quot; data-origin-height=&quot;764&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FCTg7/dJMcabci4kx/h0QnL8k17wkhvlZEBFwfx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FCTg7/dJMcabci4kx/h0QnL8k17wkhvlZEBFwfxk/img.png&quot; data-alt=&quot;'정보 디자인'에 대해 잘 몰랐던 시기, 회사 업무를 위해 수집했던 레퍼런스들&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FCTg7/dJMcabci4kx/h0QnL8k17wkhvlZEBFwfx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FCTg7%2FdJMcabci4kx%2Fh0QnL8k17wkhvlZEBFwfx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826&quot; height=&quot;764&quot; data-origin-width=&quot;1826&quot; data-origin-height=&quot;764&quot;/&gt;&lt;/span&gt;&lt;figcaption&gt;'정보 디자인'에 대해 잘 몰랐던 시기, 회사 업무를 위해 수집했던 레퍼런스들&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그러다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gt;정보 디자인&lt;/b&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Information Design)이라는 분야를 알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어떤 계기로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마도 제가 한 역할을 언어화하고 싶어서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 인포그래픽 디자인(Infographic Design), UI 디자인(User Interface Design), UX 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 편집 디자인(Editorial Design) 등의 여러 분야에 대해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접했던 것 같아요.&amp;nbsp;&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다른 분야들도 모두 흥미로웠지만, 제가 하던 일을 설명하기에는 어딘가 조금씩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데이터 시각화나 인포그래픽 디자인은 특정 그래픽 요소를 가리키는 말처럼 들려서, 콘텐츠의 전체 흐름과 맥락을 설계하는 일이 담기지 않는 것 같았어요. UI/UX디자인과 편집 디자인은 시각 요소부터 전체 맥락까지 꽤 넓은 영역을 포함했지만, 각각 디지털 매체와 인쇄 매체를 중심으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아 특정 매체와 관련된 분야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그에 비해 정보 디자인은 개념이 적당히 포괄적이었습니다. 정보에 적절한 형식과 형태를 부여하는 일뿐만 아니라, 정보가 전달되는 시간적 흐름과 경험을 설계하는 일까지 아우르는 개념이었죠. 디자인하는 대상이 특정 매체에 국한되지도 않는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아직 흔히 보이는 전공은 아니지만 별도의 전문 분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게 흥미롭게 다가왔고, 앞으로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color: #9d9d9d;&quot;&gt;(참고로, 일본의 미술 대학 중에서 최초로 정보디자인학과를 신설한 타마미술대학은 정보 디자인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lt;/span&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color: #9d9d9d;&quot;&gt;&lt;br /&gt;&lt;/span&gt;&lt;/span&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형태가 없는 &amp;lsquo;정보&amp;rsquo;를 바탕으로 예술과 문화를 창조하고, 풍부한 사회적&amp;middot;인간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을 우리는 정보 디자인(Information Design)이라고 부릅니다.&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color: #9d9d9d;&quot;&gt;Creating art and culture, and forging rich social and inter-human relationships out of shapeless &quot;information&quot; is what we call Information Design.&lt;/span&gt;&lt;/span&gt;&lt;br /&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출처 | Tama Art University, Department of Information Design 공식 홈페이지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a href=&quot;https://www.tamabi.ac.jp/en/academic-programs/interaction-design/&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color: #9d9d9d;&quot;&gt;https://www.tamabi.ac.jp/en/academic-programs/interaction-design/&lt;/span&gt;&lt;/span&gt;&lt;/span&gt;&lt;/a&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 &lt;/span&gt;&lt;/blockquote&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amp;nbsp;&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gt;정보 디자이너, 도대체 어떤 직업일까?&lt;/b&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사실 정보 디자인은 특별한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강의 노트 정리하기, 보고용 PPT 만들기, 사진첩 정리하기, 영상 편집과 같은 일도 특정한 관점을 바탕으로 여러 정보를 정돈하거나 흐름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정보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각종 인쇄물,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길거리의 표지판, 주식 차트까지&amp;hellip;. 우리가 하루 동안 접하는 모든 정보들은 어떤 식으로든 디자인되어 있으며, 이를 모두 '정보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 디자인하지는 않습니다.&lt;/span&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정보 디자인이 하나의 전문 분야로 고도화되고 있는 건 비교적 최근 일입니다. 이는 아마도 기술 변화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스마트폰이 일상을 물들였던 시기를 지나 생성형 AI까지 상용화된 지금,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들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일하는 시간만 놓고 봐도, 최근 몇 년 새 처리해야 하는 정보량이 급격히 늘면서 일상적인 피로도가 확실히 높아졌죠. 그렇다보니 많은 정보를 최대한 압축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고도의 정보 디자인 기술이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그렇다면 '정보 디자이너'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단순히 주어진 정보들을 왜곡 없이, 보기 좋게 정리하는 직무일까요? 제가 회사에서 했던 작업을 돌이켜보면 정보를 디자인하는 일에 있어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의 주관이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때로는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순간이 생기기도 하고요. 어쩌면 디자이너 자신의 관점을 얼마나 깊이 반영하느냐에 따라서 정보 디자이너의 역할을 다양하게 정의해볼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더 자세히 해볼게요.&lt;/span&gt;&lt;br /&gt;&amp;nbsp;&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4&quot;&gt;※ 앞서 말했듯 정보 디자인은 인포그래픽보다 훨씬 더 넓은 개념이지만, 이 글에서는 설명의 편의를 위해 주로 인포그래픽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amp;nbsp;&lt;br /&gt;&lt;b&gt;정보 디자이너의 첫 번째 역할, &lt;/b&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dddddd;&quot;&gt;&lt;b&gt;정돈&lt;/b&gt;&lt;/span&gt; &lt;br /&gt;: 주어진 정보를 정확하고 아름답게 정돈하기 &lt;span style=&quot;color: #ef6f53;&quot;&gt;(디자이너 주관 개입 정도 下)&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정보 디자이너가 가장 우선적으로 갖춰야 하는 기술은 &lt;u&gt;보이지 않는 정보에 눈에 보이는 형태를 부여&lt;/u&gt;하는 것입니다. 정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한 후, 사람들이 더 쉽고 빠르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표현 방식을 찾는 일이죠. 숫자 데이터를 다룰 경우에는 이를 도형으로 시각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며, 폰트 &amp;middot; 이미지 &amp;middot; 레이아웃 같은 시각적 요소들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정보 디자이너가 구현하는 아름다움은 단순한 예쁨이라기보다는 각각의 정보가 지닌 의미에 '정확히 들어맞는' 형태가 부여되었을 때 생기는 조화로움에 더 가깝습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심미적인 만족감을 줄 뿐 아니라 &lt;u&gt;보이지 않던 이야기를 보이게 해 주죠. &lt;/u&gt;&lt;br /&gt;&lt;br /&gt;데이터 시각화 분야를 개척한 미국의 통계학자 &lt;b&gt;에드워드 터프티(Edward Tufte)&lt;/b&gt;는 도서 『The Visual Display of Quantitive Information』 에서 좋은 정보 디자인이 갖춰야 할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amp;nbsp;&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통계 그래픽의 탁월함이란, &lt;u&gt;복잡한 아이디어를 명확하고 정확하며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lt;/u&gt;이다.&amp;nbsp;그래픽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져야 한다.&amp;nbsp;&lt;br /&gt;&lt;br /&gt;&amp;bull;︎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amp;nbsp;&lt;br /&gt;&amp;bull;︎ 보는 사람이 방법론, 그래픽 디자인, 작업 기술 등이 아닌 '내용(substance)' 자체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lt;br /&gt;&amp;bull;︎ 데이터가 말하는 바를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amp;nbsp;&lt;br /&gt;&amp;bull;︎ 작은 공간 안에 많은 수치 정보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lt;br /&gt;&amp;bull;︎ 방대한 데이터를 일관성 있게(coherent) 정리해야 한다&amp;nbsp;&lt;br /&gt;&amp;bull;︎ 서로 다른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도록 시선을 유도해야 한다&amp;nbsp;&lt;br /&gt;&amp;bull;︎ 전체적인 개요부터 세부적인 구조까지, 여러 층위의 정보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amp;nbsp;&lt;br /&gt;&amp;bull;︎ 명확한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설명, 탐색, 정리, 또는 장식)&lt;br /&gt;&amp;bull;︎ 데이터셋에 대한 통계적 설명과 언어적 설명이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lt;br /&gt;&lt;br /&gt;- Edward Tufte, 『The Visual Display of Quantitative Information』, Graphic Press (번역 : Unspoken)&lt;/blockquot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700&quot; data-origin-height=&quot;900&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PmEzp/dJMcabwCZuX/iOiqZbvt7YpqhKKXkIjGm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PmEzp/dJMcabwCZuX/iOiqZbvt7YpqhKKXkIjGmK/img.jpg&quot; data-alt=&quot;표지 이미지 ⓒ Graphics Press 『The Visual Display of Quantitative Information』 (Edward R. Tufte, 1983)&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PmEzp/dJMcabwCZuX/iOiqZbvt7YpqhKKXkIjGm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PmEzp%2FdJMcabwCZuX%2FiOiqZbvt7YpqhKKXkIjGm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400&quot; height=&quot;514&quot; data-origin-width=&quot;700&quot; data-origin-height=&quot;900&quot;/&gt;&lt;/span&gt;&lt;figcaption&gt;표지 이미지 ⓒ Graphics Press 『The Visual Display of Quantitative Information』 (Edward R. Tufte, 1983)&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br /&gt;저는 이 중에서 일반적인 두 번째 원칙인 &quot;보는 사람이 그래픽 자체가 아닌 내용(substance)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quot;는 말이 특히 와닿습니다. 실제로 인포그래픽이 포함된 콘텐츠 디자인을 디자이너에게 맡겼을 때, 내용과 별 관련이 없는 그래픽 요소를 가져와 이를 중심으로 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의 관점에서는 시각적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에 그런 것일 수 있지만, 정보 디자인의 기준에서는 좋은 디자인이라 하기 어렵죠.&amp;nbsp;&lt;br /&gt;&lt;br /&gt;네 번째, 다섯 번째, 일곱 번째 원칙을 보면 '많은 정보'를 '작은 공간' 에 '일관성 있게' 정돈하되, 그 안에 여러 층위의 정보가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실제로 해보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건축가가 최적의 공간 구성을 찾기 위해 수십장의 평면도를 그리듯, 정보 디자이너 또한 정보를 최적의 형태로 담아내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거쳐야 하죠. 어려운 작업이지만 이 과정을 잘 해내면, 확실히 정보 디자인만의 아름다움이 구현된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amp;nbsp;&lt;br /&gt;&lt;br /&gt;에드워드 터프티는 같은 책에서 가장 탁월한 정보 디자인의 사례로, 샤를 조셉 미나르(Charles Joseph Minard)가 그린 '나폴레옹 러시아 원정' 그래픽을 꼽습니다.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로 원정길을 떠난 후 폴란드로 돌아오기까지, 422,000명이었던 대군이 겨우 10,000명으로 줄어드는 참혹한 과정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이죠. 모스크바로 진군한 군대는 황갈색, 되돌아오는 군대는 검은색으로 표현되어 있는데요. 군대가 겪은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하나의 화면에 표현되어 있어, 마치 실제 이야기가 눈앞에서 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lt;br /&gt;&lt;br /&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1123&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chcG52/dJMcadOxkv6/sWuOLlL0Vh4NKktIEuvoM0/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chcG52/dJMcadOxkv6/sWuOLlL0Vh4NKktIEuvoM0/img.jpg&quot; data-alt=&quot;Napoleon's Disastrous Russian Campaign of 1812-1813 (Charles Minard, 1861) ❘ Courtesy of Princeton Architectural Press&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chcG52/dJMcadOxkv6/sWuOLlL0Vh4NKktIEuvoM0/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hcG52%2FdJMcadOxkv6%2FsWuOLlL0Vh4NKktIEuvoM0%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280&quot; height=&quot;1123&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1123&quot;/&gt;&lt;/span&gt;&lt;figcaption&gt;Napoleon's Disastrous Russian Campaign of 1812-1813 (Charles Minard, 1861) ❘ Courtesy of Princeton Architectural Press&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미나르의 그래픽은 다변량(3개 이상의 변수를 동시에 분석하는 방식)의 데이터를 통해 &lt;u&gt;&lt;b&gt;풍부하고 일관된 이야기&lt;/b&gt;&lt;/u&gt;를 전해주는데, 이는 단순히 하나의 변수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해준다. 이 그래픽에는 여섯 개의 변수가 표현되어 있다. 군대의 규모, 2차원 표면에서의 지리적 위치, 군대의 이동 방향, 그리고 모스크바에서의 퇴각하는 기간 동안의 날짜별 기온이 그것이다. (...) &lt;u&gt;&lt;b&gt;이는 아마도 지금껏 그려진 통계 그래픽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일 것이다.&lt;/b&gt;&lt;/u&gt;&lt;br /&gt;&lt;br /&gt;Minard&amp;rsquo;s graphic tells a rich, coherent story with its multivariate data, far more enlightening than just a single number bouncing along over time. Six variables are plotted: the size of the army, its location on a two-dimensional surface, direction of the army&amp;rsquo;s movement, and temperature on various dates during the retreat from Moscow. (&amp;hellip;) It may well be the best statistical graphic ever drawn.&lt;br /&gt;&lt;br /&gt;- Edward Tufte, 『The Visual Display of Quantitative Information』, Graphic Press (번역 : Unspoken)&lt;/blockquote&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amp;nbsp;&lt;br /&gt;&lt;b&gt;정보 디자이너의 두 번째 역할,&amp;nbsp;&lt;/b&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dddddd;&quot;&gt;&lt;b&gt;발화&lt;/b&gt;&lt;/span&gt;&lt;br /&gt;: 의미 있는 정보들을 알기 쉽게 표현해서, 이야기의 장(場) 만들기 &lt;span style=&quot;color: #ef6f53;&quot;&gt;(디자이너 주관 개입 정도 中)&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정보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정교한 기술을 요하는 일이지만 정보 디자이너의 역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lt;u&gt;자신이 디자인해서 보여줄 정보를 직접 선택&lt;/u&gt;한다면 말이죠. 세상에는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가 있고, 의미 있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가 있습니다. (물론 누가 판단하느냐에 따라 각 정보의 의미와 중요성은 달라질 수 있지만요.) 때때로 정보 디자인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정보의 세계에서 &lt;u&gt;공을 들여 형태를 부여할 만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채택&lt;/u&gt;하는 일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amp;nbsp;&lt;br /&gt;&lt;br /&gt;탁월한 정보 디자인은 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여줍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적은 에너지로, 복잡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죠. 이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광장 한가운데에 이야기를 '발화'하는 행위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은 이를 두고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정보 디자인이 보여주고 있는 현실의 단편을 앞에 두고, &quot;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quot; &quot;이 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quot; 하며 저마다 생각하고 반응하게 됩니다. 새로운 대화의 장이 생겨나는 것입니다.&amp;nbsp;&lt;br /&gt;&lt;br /&gt;이렇듯 정보 디자인을 통해 &amp;lsquo;발화&amp;rsquo;를 하고자 하는 경우, '직관적인 표현력'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이해하기 쉬워야 일정 규모 이상의 사람들에게 가 닿을 수 있고, 그래야 비로소 사회적 담론으로 발전될 수 있으니까요. 오스트리아의 사회학자 노이라트 부부(Otto and Marie Neurath)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숫자를 단순한 픽토그램으로 치환해 표현하는 '아이소타입(ISOTYPE)'이라는 시각 언어를 발명했습니다. 이들은 복잡한 통계 자료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바꿈으로써, 평범한 시민들을 사회적 논의에 참여시키고자 했어요.&amp;nbsp;&lt;br /&gt;&lt;br /&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오토 노이라트는 1923년 비엔나에 일반 시민들이 사회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하는 사회경제박물관(Gesellschafts &amp;amp; Wirtschaftsmuseum)을 설립하기도 했는데요.&amp;nbsp; 이 박물관의 캐치프레이즈가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amp;nbsp;&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quot;정확한 수치를 잊어버리는 것보다야, 단순화된 그림을 기억하는 편이 낫다&quot; - 오토 노이라트&lt;br /&gt;&lt;i&gt;&quot;To remember simplified pictures is better than to forget accurate figures&quot; - Otto Neurath&lt;/i&gt;&lt;br /&gt;&lt;br /&gt;- Otto Neurath, 『Gesammelte Bildp&amp;auml;dagogische Schriften』, H&amp;ouml;lder-Pichler-Tempsky&lt;/blockquote&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720&quot; data-origin-height=&quot;519&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1ziKK/dJMcafToOc8/JI5R0iHMnkozPys52k1Eb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1ziKK/dJMcafToOc8/JI5R0iHMnkozPys52k1Ebk/img.jpg&quot; data-alt=&quot;아이소타입 그래픽 &amp;amp;ldquo;The Ocean Shrinks&amp;amp;rdquo;, 『Only an Ocean Between』 (L.Secor Florence, 1943)&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1ziKK/dJMcafToOc8/JI5R0iHMnkozPys52k1Eb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1ziKK%2FdJMcafToOc8%2FJI5R0iHMnkozPys52k1Eb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720&quot; height=&quot;519&quot; data-origin-width=&quot;720&quot; data-origin-height=&quot;519&quot;/&gt;&lt;/span&gt;&lt;figcaption&gt;아이소타입 그래픽 &amp;ldquo;The Ocean Shrinks&amp;rdquo;, 『Only an Ocean Between』 (L.Secor Florence, 1943)&lt;/figcaption&gt;
&lt;/figure&gt;
&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720&quot; data-origin-height=&quot;519&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9nw1f/dJMcagY3kLR/KZ3uS7dRXhLSZeJn19dyA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9nw1f/dJMcagY3kLR/KZ3uS7dRXhLSZeJn19dyAK/img.jpg&quot; data-alt=&quot;아이소타입 그래픽 &amp;amp;ldquo;United States and Great Britain in the World&amp;amp;rdquo;, 『Only an Ocean Between』 (L.Secor Florence, 1943)&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9nw1f/dJMcagY3kLR/KZ3uS7dRXhLSZeJn19dyA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9nw1f%2FdJMcagY3kLR%2FKZ3uS7dRXhLSZeJn19dyA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720&quot; height=&quot;519&quot; data-origin-width=&quot;720&quot; data-origin-height=&quot;519&quot;/&gt;&lt;/span&gt;&lt;figcaption&gt;아이소타입 그래픽 &amp;ldquo;United States and Great Britain in the World&amp;rdquo;, 『Only an Ocean Between』 (L.Secor Florence, 1943)&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위 이미지들은 『Only an Ocean Between』에 실린 인포그래픽으로, 노이라트 부부가 Isotype Institute를 설립한 후 진행한 아이소타입 작업입니다. 보시다시피 각종 수치를 숫자나 도형이 아닌, 누구나 알아보기 쉬운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죠.&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quot;The Ocean Shrinks&quot;는 약 100여년 간 기술의 발달함에 따라 미국과 영국 사이의 이동 시간이 줄어든 역사를 &quot;바다가 줄어들었다&quot; 라고 은유해서 표현합니다. 사람들은 이 그림을 보며 그동안 변화해 온 두 나라의 관계를 떠올리거나, 이토록 가까워진 지금 미국과 영국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하며 여러 이야기를 꺼낼 수 있습니다. &quot;United States and Great Britain in the World&quot;는 세계의 인구를 인종과 지역 단위로 나누어 표현하고 있는데요. 제목에 등장하는 미국과 대영제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겨우 1/4이 조금 넘는 정도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출판되던 당시 미국과 영국이 세계에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 그래픽은 &quot;이 세상은 정말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게 맞는가? 혹은 그래도 되는가?&quot; 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이처럼 정보 디자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화제를 던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꽤 자주, 사회 운동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하죠. 미국의 사회운동가 W.E.B 듀보이스(W.E.B. Du Bois)가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선보인 전시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The Exhibit of Amercan Negroes」 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수십 개의 데이터 차트를 통해 미국 흑인들의 역사와 현재의 삶을 보여주는 전시였는데요. 주제의식이 명확할 뿐만 아니라 그래픽의 미학적 완성도 또한 매우 뛰어나서 정보 디자인사에서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739&quot; data-origin-height=&quot;1024&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vj5PO/dJMcadVynTx/fiVM393IPi4PE6pT1BhbT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vj5PO/dJMcadVynTx/fiVM393IPi4PE6pT1BhbTk/img.jpg&quot; data-alt=&quot;W.E.B Du Bois 팀의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전시 사진 ❘ Courtesy of Library of Congress&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vj5PO/dJMcadVynTx/fiVM393IPi4PE6pT1BhbT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vj5PO%2FdJMcadVynTx%2FfiVM393IPi4PE6pT1BhbT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600&quot; height=&quot;831&quot; data-origin-width=&quot;739&quot; data-origin-height=&quot;1024&quot;/&gt;&lt;/span&gt;&lt;figcaption&gt;W.E.B Du Bois 팀의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전시 사진 ❘ Courtesy of Library of Congress&lt;/figcaption&gt;
&lt;/figure&gt;
&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540&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9pyRR/dJMcahRdSVF/0SD6Gq87ydqFqwtHuTWaa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9pyRR/dJMcahRdSVF/0SD6Gq87ydqFqwtHuTWaaK/img.jpg&quot; data-alt=&quot;W.E.B Du Bois 팀의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전시한 인포그래픽 ❘ Courtesy of Library of Congress&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9pyRR/dJMcahRdSVF/0SD6Gq87ydqFqwtHuTWaa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9pyRR%2FdJMcahRdSVF%2F0SD6Gq87ydqFqwtHuTWaa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280&quot; height=&quot;540&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540&quot;/&gt;&lt;/span&gt;&lt;figcaption&gt;W.E.B Du Bois 팀의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전시한 인포그래픽 ❘ Courtesy of Library of Congress&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br /&gt;W.E.B 듀보이스의 그래픽은 주로 미국 흑인들의 인구 변화, 교육 수준, 직업 분포 같은 통계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작업물&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을 찬찬히 보다 보면, 일련의 그래픽들이 &lt;/span&gt;어떠한 주장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quot;흑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quot; &quot;그들 또한 고유의 역사를 쓰면서 현실의 삶을 꾸려 온 보통 사람들이다&quot; 라는 메세지죠. W.E.B 듀보이스의 작업은 정보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싶다는 의지를 의도적으로 더 깊게 반영할 경우, 정보 디자이너의 역할은 '발화'를 넘어, '설득'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lt;br /&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lt;b&gt;정보 디자이너 세 번째 역할 :&amp;nbsp;&lt;/b&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dddddd;&quot;&gt;&lt;b&gt;설득&lt;/b&gt;&lt;/span&gt;&lt;br /&gt;: 중요한 정보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서,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기 &lt;span style=&quot;color: #ef6f53;&quot;&gt;(디자이너 주관 개입 정도 上)&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앞서 말했듯 정보 디자인은 변화를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마음 속에 반드시 변화시키고 싶은 것이 있고, 이를 위해 어떤 정보를 어떻게 편집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다만 이게 가능하려면 정보 디자이너는 다양한 역량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수집하고 해석할 수 있는 전문성, 그리고 이를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디자인 감각까지 모두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비로소 영향력 있는 정보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lt;br /&gt;&lt;br /&gt;우리가 모두 다 아는 역사적 인물 중에서 이런 자질을 발휘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영국의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입니다. 현대 간호학의 창시자로 유명한 나이팅게일은, 놀랍게도 데이터 시각화 분야에서도 선구적인 인물이었다고 해요. 어릴 때부터 수학에 재능이 있었던 나이팅게일은 크림 전쟁 당시 의료 현장에서 일하며 많은 문제를 목도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와 병원에 대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시각화해서 실제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냈던 업적이 있습니다. &lt;br /&gt;&lt;br /&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700&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U7seG/dJMcah4HABI/sZ1WeYITJDbGbeJbhIM9B1/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U7seG/dJMcah4HABI/sZ1WeYITJDbGbeJbhIM9B1/img.jpg&quot; data-alt=&quot;Diagram of the causes of mortality in the army in the East (일명 장미 다이어그램) (Florence Nightingale, 1858)&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U7seG/dJMcah4HABI/sZ1WeYITJDbGbeJbhIM9B1/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U7seG%2FdJMcah4HABI%2FsZ1WeYITJDbGbeJbhIM9B1%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280&quot; height=&quot;700&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700&quot;/&gt;&lt;/span&gt;&lt;figcaption&gt;Diagram of the causes of mortality in the army in the East (일명 장미 다이어그램) (Florence Nightingale, 1858)&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br /&gt;위 그림은 나이팅게일의 가장 유명한 작업으로, 꽃잎 같은 형상 때문에 '장미 다이어그램(rose diagram)'이라고 불립니다. 나이팅게일이 이 그림을 그린 이유는, '병원의 위생 시스템만 개선해도 수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어요. 월별 사망자 수가 부채꼴의 면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요. 이 중 붉은색은 전투 부상, 검은색은 기타 원인, 푸른색은 '예방 가능한'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입니다. 오른쪽 그림은 위생이 개선되기 전, 왼쪽은 위생이 개선된 후의 데이터인데, 위생 개선 후 푸른색의 면적이 크게 줄었다는 게 한눈에 들어오죠.&amp;nbsp;&lt;br /&gt;&lt;br /&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나이팅게일이 이 그림을 그리기 전에도 &lt;/span&gt;사망 원인에 대한 데이터는 어딘가에 존재했을 것입니다. 적어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경험으로 알았겠죠.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거나, 그 안에 담긴 맥락을 자세히 살펴보려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면 나이팅게일은 자신의 경험 속에서 포착한 문제를 지나치지 않고, 세상에 납득시키기 위해 정보 디자인이라는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그녀의 성과는 학계에서도 인정을 받아서 영국왕립통계학회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나이팅게일이 한 일을 디자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그녀의 직업적 정체성은 디자이너의 영역을 꽤 많이 넘어서는 것 같긴 합니다. 나이팅게일처럼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amp;nbsp; 삶의 중심에 두는 사람은 디자이너보다는 '운동가'나 '개혁가'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녀의 업적을 보며, 우리는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정보 디자인이라는 기술이 어떤 의도에서, 무엇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을까. 어디까지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를 생각하는 디자이너와 그렇지 않은 디자이너는 아마도 꽤 다른 행보를 걷게 될 것입니다.&lt;br /&gt;&lt;br /&gt;&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 /&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정보 디자인의 세계를 짧고 굵게 들여다보았는데요.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는 동안, 정보 디자인의 세상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방대하면서도 독자적인 깊이를 갖고 있어서 정말 놀라웠습니다. 찾으면 찾을수록 한없이 빠져들어서 글의 진도를 나가기가 어려울 정도였어요. 현실의 복잡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관된 시스템을 만든다는 점에서 제 전공인 건축과 닮은 구석이 있어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다만 눈에 보이는 시각적 결과물이 더 주목 받는 한국 디자인 업계에서, 보이지 않는 맥락을 다루는 정보 디자인은 아직 독립적인 전문성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것 같아요. 누군가 그 영역의 일을 하고 있어도, 남들 눈에는 하나의 명확한 역할로 읽히지 않는 것이죠.&amp;nbsp;&lt;/span&gt;&lt;br /&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하지만 디자이너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할 때, 정보 디자인만큼 유망한 분야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무한한 정보 속을 헤매는 사람들에게, 보다 의미 있는 현실의 단면을, 보다 생경한 감각으로 전달하는 일. 이를 통해 사람들이 세상을 좀 더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가치 있는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것만큼 보람 있는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이미 회사에서 저도 모르게 그런 역할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의 인식 차이를 좁히고, 대화를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하는, 제 나름의 정보 디자인을 일상 속에서 조금씩 실천해 봐야겠습니다.&lt;/span&gt;&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6&quot; /&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4&quot;&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gt;references&lt;/b&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gt;&lt;br /&gt;&lt;/b&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gt;&lt;br /&gt;&lt;/b&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ffff;&quot;&gt;&lt;span style=&quot;color: #222222;&quot;&gt;안드레아스 슈나이더 外, 『정보 디자인』, 김경균 옮김, 정보공학연구소, 2004&lt;/span&gt;&lt;/span&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gt;&lt;br /&gt;&lt;/b&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ffff;&quot;&gt;&lt;span style=&quot;color: #222222;&quot;&gt;[웹사이트] The Work of Edward Tufte And Graphics Press&lt;/span&gt;&lt;/span&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ffff;&quot;&gt;&lt;span style=&quot;color: #222222;&quot;&gt;&lt;br /&gt;&lt;/span&gt;&lt;/span&gt;&lt;/span&gt;&lt;a href=&quot;https://www.edwardtufte.com/&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ffff;&quot;&gt;&lt;span style=&quot;color: #222222;&quot;&gt;https://www.edwardtufte.com/&lt;/span&gt;&lt;/span&gt;&lt;/span&gt;&lt;/span&gt;&lt;/a&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ffff;&quot;&gt;&lt;span style=&quot;color: #222222;&quot;&gt; &lt;/span&gt;&lt;/span&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ffff;&quot;&gt;&lt;span style=&quot;color: #222222;&quot;&gt;&lt;br /&gt;&lt;/span&gt;&lt;/span&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아티클] Edward Tufte's 6 Data Visualization Principles (2025)&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lt;br /&gt;&lt;/span&gt;&lt;a href=&quot;https://medium.com/@yahiazakaria445/edward-tuftes-6-data-visualization-principles-1193d8b49478&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font-family: AppleSDGothicNeo-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돋움, sans-serif;&quot;&gt;https://medium.com/@yahiazakaria445/edward-tuftes-6-data-visualization-principles-1193d8b49478&lt;/span&gt;&lt;/span&gt;&lt;/a&gt;&lt;/p&gt;
&lt;figure data-ke-type=&quot;opengraph&quot; data-og-title=&quot;Edward Tufte&amp;rsquo;s 6 Data Visualization Principles&quot; data-ke-align=&quot;alignCenter&quot; data-og-description=&quot;Presenting Data Without Distortion the Tufte Way.&quot; data-og-host=&quot;medium.com&quot; data-og-source-url=&quot;https://medium.com/@yahiazakaria445/edward-tuftes-6-data-visualization-principles-1193d8b49478&quot; data-og-image=&quot;https://blog.kakaocdn.net/dna/cLd0U5/dJMb9kmbGiR/AAAAAAAAAAAAAAAAAAAAAJ3H2Qvo0f8xzeDJcQ7W4dwFG33IXXRs0Isw4WXCWpfm/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49691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JeaHZvLnFE89JBYKfiTQ8QimEu8%3D&quot; data-og-url=&quot;https://medium.com/@yahiazakaria445/edward-tuftes-6-data-visualization-principles-1193d8b49478&quot;&gt;&lt;a href=&quot;https://medium.com/@yahiazakaria445/edward-tuftes-6-data-visualization-principles-1193d8b49478&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 data-source-url=&quot;https://medium.com/@yahiazakaria445/edward-tuftes-6-data-visualization-principles-1193d8b49478&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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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class=&quot;og-title&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Edward Tufte&amp;rsquo;s 6 Data Visualization Principles&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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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div&gt;
&lt;/a&gt;&lt;/figure&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웹사이트]&amp;nbsp;&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Gesellschafts und Wirtschaftsmuseums&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f6f53;&quot;&gt; (독일어만 지원되지만 웹사이트가 예쁘니 구경해보세요!)&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f6f53;&quot;&gt;&lt;br /&gt;&lt;/span&gt;&lt;a href=&quot;https://www.gwm.museum/&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gt;&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ef6f53;&quot;&gt;https://www.gwm.museum/&lt;/span&gt;&lt;/span&gt;&lt;/a&gt;&lt;/p&gt;
&lt;figure data-ke-type=&quot;opengraph&quot; data-og-title=&quot;Start&quot; data-ke-align=&quot;alignCenter&quot; data-og-description=&quot;Das Gesellschafts- und Wirtschaftsmuseum Wien vermittelt seit 1925 komplexe Themen verst&amp;auml;ndlich &amp;ndash; mit Ausstellungen, Workshops und Mitmachlaboren.&quot; data-og-host=&quot;www.gwm.museum&quot; data-og-source-url=&quot;https://www.gwm.museum/&quot; data-og-image=&quot;https://blog.kakaocdn.net/dna/nsMYD/dJMb9g5amBc/AAAAAAAAAAAAAAAAAAAAAGWl51uDEOHDXZO_APFG8Ppe3elwsaGC0QlQc0PggXAV/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49691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KcISN2t6yANONu6ud5nWbgxB9SU%3D&quot; data-og-url=&quot;https://www.gwm.museum/&quot;&gt;&lt;a href=&quot;https://www.gwm.museum/&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 data-source-url=&quot;https://www.gwm.museum/&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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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div class=&quot;og-text&quot;&gt;
&lt;p class=&quot;og-title&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Start&lt;/p&gt;
&lt;p class=&quot;og-desc&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Das Gesellschafts- und Wirtschaftsmuseum Wien vermittelt seit 1925 komplexe Themen verst&amp;auml;ndlich &amp;ndash; mit Ausstellungen, Workshops und Mitmachlaboren.&lt;/p&gt;
&lt;p class=&quot;og-hos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www.gwm.museum&lt;/p&gt;
&lt;/div&gt;
&lt;/a&gt;&lt;/figure&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span style=&quot;color: #ef6f53;&quot;&gt;&lt;br /&gt;&lt;/span&gt;[아티클] Exploring Isotype Charts : &quot;Only an Ocean Between&quot; (Lessons of ISOTYPE - Part 1) (2020)&lt;br /&gt;&lt;a href=&quot;https://nightingaledvs.com/lessons-of-isotype-part-1-only-an-ocean-between/&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gt;&lt;span&gt;https://nightingaledvs.com/lessons-of-isotype-part-1-only-an-ocean-between/&lt;/span&gt;&lt;/a&gt;&lt;/p&gt;
&lt;figure data-ke-type=&quot;opengraph&quot; data-og-title=&quot;Exploring Isotype Charts: &amp;ldquo;Only An Ocean Between&amp;rdquo; (LESSONS OF ISOTYPE &amp;mdash; PART 1), Nightingale&quot; data-ke-align=&quot;alignCenter&quot; data-og-description=&quot;There&amp;rsquo;s much to be told in the story of the Isotype.&quot; data-og-host=&quot;nightingaledvs.com&quot; data-og-source-url=&quot;https://nightingaledvs.com/lessons-of-isotype-part-1-only-an-ocean-between/&quot; data-og-image=&quot;https://blog.kakaocdn.net/dna/b6XD8Q/dJMb9frElV6/AAAAAAAAAAAAAAAAAAAAAKel5jg9iU71bN4UiN04kklVHr5mDqLC0nzDLU6ScuY0/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49691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Id2p%2FWFrYPc6NTd1i7JGhuD0CaU%3D&quot; data-og-url=&quot;https://nightingaledvs.com/lessons-of-isotype-part-1-only-an-ocean-between/&quot;&gt;&lt;a href=&quot;https://nightingaledvs.com/lessons-of-isotype-part-1-only-an-ocean-between/&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 data-source-url=&quot;https://nightingaledvs.com/lessons-of-isotype-part-1-only-an-ocean-between/&quot;&gt;
&lt;div class=&quot;og-image&quot; style=&quot;background-image: url('https://blog.kakaocdn.net/dna/b6XD8Q/dJMb9frElV6/AAAAAAAAAAAAAAAAAAAAAKel5jg9iU71bN4UiN04kklVHr5mDqLC0nzDLU6ScuY0/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49691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Id2p%2FWFrYPc6NTd1i7JGhuD0CaU%3D');&quot;&gt;&amp;nbsp;&lt;/div&gt;
&lt;div class=&quot;og-text&quot;&gt;
&lt;p class=&quot;og-title&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Exploring Isotype Charts: &amp;ldquo;Only An Ocean Between&amp;rdquo; (LESSONS OF ISOTYPE &amp;mdash; PART 1), Nightingale&lt;/p&gt;
&lt;p class=&quot;og-desc&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There&amp;rsquo;s much to be told in the story of the Isotype.&lt;/p&gt;
&lt;p class=&quot;og-hos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nightingaledvs.com&lt;/p&gt;
&lt;/div&gt;
&lt;/a&gt;&lt;/figure&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amp;nbsp;&lt;br /&gt;[아티클] W. E. B. Du Bois&amp;rsquo; staggering Data Visualizations are as powerful today as they were in 1900 (Part 1)&lt;br /&gt;&lt;a href=&quot;https://nightingaledvs.com/w-e-b-du-bois-staggering-data-visualizations-are-as-powerful-today-as-they-were-in-1900-part-1/&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nightingaledvs.com/w-e-b-du-bois-staggering-data-visualizations-are-as-powerful-today-as-they-were-in-1900-part-1/&lt;/span&gt;&lt;/a&gt;&lt;/p&gt;
&lt;figure data-ke-type=&quot;opengraph&quot; data-og-title=&quot;W. E. B. Du Bois&amp;rsquo; staggering Data Visualizations are as powerful today as they were in 1900 (Part 1), Nightingale&quot; data-ke-align=&quot;alignCenter&quot; data-og-description=&quot;One of the most powerful examples of data visualization was made 118 years ago by an all-black team led by W.&quot; data-og-host=&quot;nightingaledvs.com&quot; data-og-source-url=&quot;https://nightingaledvs.com/w-e-b-du-bois-staggering-data-visualizations-are-as-powerful-today-as-they-were-in-1900-part-1/&quot; data-og-image=&quot;https://blog.kakaocdn.net/dna/bEW4A7/dJMb9fZud6W/AAAAAAAAAAAAAAAAAAAAAGAYTS2Qur5vppedwODGY7qI4IpT5g4xvJzBDJvPIG0Q/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49691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GHYq3H8LXf%2F8Ui8dbN0uf2aP%2BzI%3D&quot; data-og-url=&quot;https://nightingaledvs.com/w-e-b-du-bois-staggering-data-visualizations-are-as-powerful-today-as-they-were-in-1900-part-1/&quot;&gt;&lt;a href=&quot;https://nightingaledvs.com/w-e-b-du-bois-staggering-data-visualizations-are-as-powerful-today-as-they-were-in-1900-part-1/&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 data-source-url=&quot;https://nightingaledvs.com/w-e-b-du-bois-staggering-data-visualizations-are-as-powerful-today-as-they-were-in-1900-part-1/&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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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div class=&quot;og-text&quot;&gt;
&lt;p class=&quot;og-title&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W. E. B. Du Bois&amp;rsquo; staggering Data Visualizations are as powerful today as they were in 1900 (Part 1), Nightingale&lt;/p&gt;
&lt;p class=&quot;og-desc&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One of the most powerful examples of data visualization was made 118 years ago by an all-black team led by W.&lt;/p&gt;
&lt;p class=&quot;og-hos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nightingaledvs.com&lt;/p&gt;
&lt;/div&gt;
&lt;/a&gt;&lt;/figure&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아티클] W.E.B. Du Bois Created These Infographics In 1900 To Humanize The African-American Experience&lt;br /&gt;&lt;a href=&quot;https://www.wbur.org/news/2019/02/21/web-du-bois-infographics-humanity-african-american&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amp;nbsp;noreferrer&quot;&gt;https://www.wbur.org/news/2019/02/21/web-du-bois-infographics-humanity-african-american&lt;/a&gt;&lt;br /&gt;&lt;br /&gt;[아티클] Between Data and Truth : W.E.B Du Bois's &quot;Data Portraits&quot;&lt;br /&gt;&lt;a href=&quot;https://dataxdesign.io/chapters/dubois&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gt;&lt;span&gt;https://dataxdesign.io/chapters/dubois&lt;/span&gt;&lt;/a&gt;&lt;br /&gt;&lt;br /&gt;Wikipedia Commons _ Nightingale-mortality&lt;br /&gt;&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Nightingale-mortality.jpg&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Nightingale-mortality.jpg&lt;/span&gt;&lt;/a&gt; &lt;br /&gt;&lt;br /&gt;&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6&quot; /&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b&gt;+ 정보 디자인 관련해서 알아두면 좋은 인물 또는 매체&lt;/b&gt;&lt;br /&gt;&lt;br /&gt;웹사이트 _ Richard Wurman &lt;br /&gt;&lt;a href=&quot;https://www.wurman.com/&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www.wurman.com/&lt;/span&gt;&lt;/a&gt; &lt;br /&gt;&lt;span style=&quot;color: #666666;&quot;&gt;＊Richard Wurman : 루이스 칸에게 배운 건축적 사고를 바탕으로 정보 아키텍트(Information Architect)라는 개념을 창시하고, 강연 플랫폼 TED를 창립한 정보 디자인계의 거장 중 하나&amp;nbsp;&lt;/span&gt;&lt;br /&gt;&lt;br /&gt;웹사이트 _ Information is Beutiful (by David McCandless)&lt;br /&gt;&lt;a href=&quot;https://informationisbeautiful.net/&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informationisbeautiful.net/&lt;/span&gt;&lt;/a&gt; &lt;br /&gt;&lt;span style=&quot;color: #666666;&quot;&gt;＊David McCandless : 저널리스트 출신 정보 디자이너로, 현대 데이터 시각화의 미적 기준을 정립하고 대중화하는 일에 크게 기여한 인물.&lt;/span&gt;&lt;br /&gt;&lt;br /&gt;웹사이트 _ Nightingale(Journal of the Data Visualization Society)&lt;br /&gt;&lt;a href=&quot;https://nightingaledvs.com/&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gt;&lt;span&gt;https://nightingaledvs.com/&lt;/span&gt;&lt;/a&gt;&lt;/p&gt;</description>
      <category>issue2. 도시의 틈새에서, 정서적인 삶 욕망하기</category>
      <category>W.E.B 듀 보이스</category>
      <category>나이팅게일</category>
      <category>데이터시각화</category>
      <category>마리 노이라트</category>
      <category>아이소타입</category>
      <category>에드워드 터프티</category>
      <category>오토 노이라트</category>
      <category>인포그래픽</category>
      <category>인포메이션 디자인</category>
      <category>정보 디자인</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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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unspokenzine.tistory.com/19#entry19comment</comments>
      <pubDate>Tue, 28 Oct 2025 20:02:26 +0900</pubDate>
    </item>
    <item>
      <title>8. 철학도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을까 : 『지의 관객 만들기』, 아즈마 히로키</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18</link>
      <description>&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여러분은 '나만의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신가요?&lt;br /&gt;&lt;br /&gt;저는 아직까지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아주 작게라도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상상은 종종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가끔씩 찾아보게 되는데요. 그 중에서도 단순히 회사를 차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lt;u&gt;이 사회에 결여된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lt;/u&gt; 창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땐 마음이 많이 끌립니다.&amp;nbsp;이번 글에서는 그런 인물 중 한 명인, &lt;b&gt;아즈마 히로키&lt;/b&gt;의 창업 스토리를 소개해 보려고 해요.&amp;nbsp;&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 /&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lt;b&gt;&lt;br /&gt;&lt;/b&gt;&lt;b&gt;아즈마 히로키 : &amp;lsquo;주류&amp;rsquo;의 바깥으로 나아가는 철학자&lt;/b&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아즈마 히로키는 일본에서 꽤 영향력 있는 비평가이자 철학자입니다. 도쿄대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주류 학계와는 다소 결이 다른 관점을 펼치며 동시대 사회를 꾸준히 비평해 온 인물이에요. 제가 느끼기에 그는 사회의 중심에 서는 것을 어느 정도 좋아하면서도 &amp;rsquo;주류&amp;rsquo;라는 속성을 본능적으로 답답해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런 성향 때문인지, 그는 기존의 주류 질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amp;lsquo;얼터너티브*&amp;rsquo; 문화의 가치를 늘 강조해왔어요.&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4&quot;&gt;&lt;span style=&quot;color: #666666;&quot;&gt;*얼터너티브(alternative) : 기존의 관습&amp;middot;주류 체계에 대한 비전통적&amp;middot;비주류적 방식&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제가 이 분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느슨하게 철학하기』라는 책을 통해서였어요. 제주 독립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quot;지금 사회에는 일상 속에서의 느슨하고 가벼운 사유가 필요하다&quot;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았었습니다. 그러다 1년 후, 같은 서점에서 『지의 관객 만들기』라는 또다른 저서를 발견했어요. 이 책을 통해 이 분이 단순한 비평가가 아니라,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amp;nbsp;&lt;br /&gt;&lt;br /&gt;책 내용에 따르면 30대 후반이 되었을 즈음 그는 와세다 대학교의 교수직을 얻고 논단과 문학계에서 인정을 받는 등 안정적인 길에 들어섰지만, 그 길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국 &amp;rsquo;얼터너티브&amp;lsquo;의 장을 만들고 싶다는 오랜 열망을 담아 &amp;lsquo;&lt;b&gt;겐론(ゲンロン)&lt;/b&gt;&amp;rsquo;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다고 해요. &lt;br /&gt;&lt;br /&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Left&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920&quot; data-origin-height=&quot;1080&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yFtEp/dJMcacVM5DT/5m4553m6moVaCJ8XKf3O41/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yFtEp/dJMcacVM5DT/5m4553m6moVaCJ8XKf3O41/img.png&quot; data-alt=&quot;표지 이미지 &amp;amp;copy; 메멘토,『지의 관객 만들기』(아즈마 히로키, 2025)&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yFtEp/dJMcacVM5DT/5m4553m6moVaCJ8XKf3O41/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yFtEp%2FdJMcacVM5DT%2F5m4553m6moVaCJ8XKf3O41%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920&quot; height=&quot;1080&quot; data-origin-width=&quot;1920&quot; data-origin-height=&quot;1080&quot;/&gt;&lt;/span&gt;&lt;figcaption&gt;표지 이미지 &amp;copy; 메멘토,『지의 관객 만들기』(아즈마 히로키, 2025)&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그때 느낀 초조함을 떠올리기는 어렵지만, 아마 뭔가 불편한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주류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지요. 와세다대학, 아사히신문, 미시마상, 다 주류지요. 아카데미즘, 저널리즘, 순문학. 제가 좋아하는 건 얼터너티브인데, 어느새 주류의 한가운데에 있었으며 사회적인 책임도 요구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돈도 손에 들어오고 훌륭한 사람이 되겠죠. 하지만 그건 진짜 내 인생이 아닌 듯하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겐론의 출발점에 있던 제 마음입니다. &lt;br /&gt;&lt;br /&gt;- 아즈마 히로키, 『지의 관객 만들기』, 메멘토,&amp;nbsp;&amp;nbsp;p25&lt;/blockquote&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4&quot;&gt;&lt;b&gt;&amp;nbsp;&lt;/b&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lt;b&gt;주식회사 겐론 : 새로운 &amp;lsquo;언론&amp;lsquo;이 탄생하는 지적 공간 &lt;/b&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아즈마 히로키가 창업한 &lt;b&gt;겐론(ゲンロン)&lt;/b&gt;은 출판&amp;middot;행사&amp;middot;교육&amp;middot;방송 등 다양한 업을 아우르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 기업입니다. &amp;lsquo;겐론&amp;rsquo;은 일본어로 언론(言論)이라는 뜻으로, 기존 매체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언론 환경을 만들어 보겠다는 비전이 느껴지는 이름이죠. 2010년도에 창업해서 현재 약 15년 정도 되었으며 인원 규모는 2025년 기준 14명, 연매출은 3억엔(약 30억 원) 정도라고 합니다. 사업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하지만, 규모에 비해 꽤 단단한 기업으로 보였어요.&amp;nbsp;&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4&quot;&gt;&lt;b&gt;&lt;br /&gt;&lt;/b&gt;&lt;b&gt;*&lt;/b&gt;주식회사 겐론(ゲンロン) 홈페이지&lt;/p&gt;
&lt;figure data-ke-type=&quot;opengraph&quot; data-og-title=&quot;ゲンロン | 顔の見える哲学を&quot; data-ke-align=&quot;alignLeft&quot; data-og-description=&quot;会社について ゲンロンは、2010年に批評家の東浩紀によって創業された小さな企業です。学会や人文書の常識にとらわれない、領域横断的な「知のプラットフォーム」の構築を目指していま&quot; data-og-host=&quot;genron.co.jp&quot; data-og-source-url=&quot;https://genron.co.jp/&quot; data-og-image=&quot;https://blog.kakaocdn.net/dna/btio79/dJMb8QeiYmo/AAAAAAAAAAAAAAAAAAAAAJYYk-pLjFNkG0RqjE2gHuXwHTKDKs-lEnMvMeeN-Ojb/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22907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wNPYsVkTZqmF%2Bdolk1DsRIeBZxQ%3D&quot; data-og-url=&quot;https://genron.co.jp/&quot;&gt;&lt;a href=&quot;https://genron.co.jp/&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 data-source-url=&quot;https://genron.co.jp/&quot;&gt;
&lt;div class=&quot;og-image&quot; style=&quot;background-image: url('https://blog.kakaocdn.net/dna/btio79/dJMb8QeiYmo/AAAAAAAAAAAAAAAAAAAAAJYYk-pLjFNkG0RqjE2gHuXwHTKDKs-lEnMvMeeN-Ojb/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22907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wNPYsVkTZqmF%2Bdolk1DsRIeBZxQ%3D');&quot;&gt;&amp;nbsp;&lt;/div&gt;
&lt;div class=&quot;og-text&quot;&gt;
&lt;p class=&quot;og-title&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ゲンロン | 顔の見える哲学を&lt;/p&gt;
&lt;p class=&quot;og-desc&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会社について ゲンロンは、2010年に批評家の東浩紀によって創業された小さな企業です。学会や人文書の常識にとらわれない、領域横断的な「知のプラットフォーム」の構築を目指していま&lt;/p&gt;
&lt;p class=&quot;og-hos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genron.co.jp&lt;/p&gt;
&lt;/div&gt;
&lt;/a&gt;&lt;/figure&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Left&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2360&quot; data-origin-height=&quot;1324&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N1dmU/dJMcafyXIij/NWcgKVwfxV9UdwPLs7k7w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N1dmU/dJMcafyXIij/NWcgKVwfxV9UdwPLs7k7wK/img.jpg&quot; data-alt=&quot;겐론 홈페이지 메인 화면 &amp;amp;copy;genron&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N1dmU/dJMcafyXIij/NWcgKVwfxV9UdwPLs7k7w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N1dmU%2FdJMcafyXIij%2FNWcgKVwfxV9UdwPLs7k7w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2360&quot; height=&quot;1324&quot; data-origin-width=&quot;2360&quot; data-origin-height=&quot;1324&quot;/&gt;&lt;/span&gt;&lt;figcaption&gt;겐론 홈페이지 메인 화면 &amp;copy;genron&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겐론 경영기를 담은 책 제목이 『지의 관객 만들기』인 이유는, 출판(비평지 &amp;lsquo;겐론&amp;rsquo;)에 시작해 강연과 행사(겐론 카페) &amp;middot; 교육 프로그램(겐론 스쿨) &amp;middot; 동영상 플랫폼(시라스)까지 업역을 넓혀온 모든 과정이 &amp;rsquo;새로운 지적(知的) 공간&amp;rsquo;을 창조하기 위한 실험이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창업가들이 쓴 책은 자신이 품고 있던 이상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구현했는지를 중심으로 쓰여진 경우가 많은데요. 이 책은 조금 다릅니다. 이상을 펼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현실과 충돌했던 이야기가 솔직하게 적혀 있어요.&lt;br /&gt;&lt;br /&gt;이 글에서는 그 시행착오 속에서 탄생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일본에서 살아남은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 &amp;lsquo;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유의 가치를 지키고 싶은 사람&amp;lsquo;으로서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가 많이 숨어 있어요. 지금부터 아즈마 히로키의 비즈니스 모델과 이에 대한 제 생각을 하나씩 소개해 보겠습니다. &lt;br /&gt;&lt;br /&gt;&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 /&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lt;b&gt;&lt;br /&gt;&lt;/b&gt;&lt;b&gt;비즈니스 모델 ① 겐론 카페 &lt;/b&gt;&lt;b&gt;&lt;br /&gt;&lt;/b&gt;&lt;b&gt;: &lt;/b&gt;이야기가&lt;b&gt; &lt;/b&gt;무제한으로&lt;b&gt; &lt;/b&gt;이어지는 공간을 운영하다&amp;nbsp;&lt;br /&gt;&lt;br /&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겐론이 가장 먼저 시작한 사업은 출판이었습니다. 2010년 그는 친한 동료들과 출자금을 모아 작은 회사를 만들고, 젊은 논객들의 비평을 모은 잡지를 기획했습니다. 창간호 『사상지도&amp;beta;』는 트위터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바로 긍정적인 미래가 펼쳐지는 듯했죠. 그러나 머지않아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이상을 펼치는 데에만 급급한 나머지 수익 구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동료의 자금 유용 사건까지 겹치면서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우연히 벌여 놓았던 또다른 사업 &amp;lsquo;겐론 카페' 덕분이었다고 해요.&amp;nbsp;&lt;br /&gt;&lt;br /&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Left&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719&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o8zvO/dJMcacB1ci6/PvCr6z2mE0gKj4XU7H0qX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o8zvO/dJMcacB1ci6/PvCr6z2mE0gKj4XU7H0qXK/img.jpg&quot; data-alt=&quot;지적 대화를 주고 받는 장소, 겐론 카페 &amp;amp;copy;genron&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o8zvO/dJMcacB1ci6/PvCr6z2mE0gKj4XU7H0qX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o8zvO%2FdJMcacB1ci6%2FPvCr6z2mE0gKj4XU7H0qX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280&quot; height=&quot;719&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719&quot;/&gt;&lt;/span&gt;&lt;figcaption&gt;지적 대화를 주고 받는 장소, 겐론 카페 &amp;copy;genron&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겐론카페는 이름은 카페지만 사실상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는 이벤트 공간입니다. 2013년부터 시작해 현재 월 평균 10회, 연간 약 150회의 토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이벤트들은 온라인으로도 송출됩니다. 잡담 중에 나온 아이디어로 인해 다소 계획 없이 시작된 사업이었던 터라 처음엔 다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지만, &amp;rsquo;토크 콘서트를 개최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송출한다&amp;lsquo;는 컨셉이 확립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의 대부분은 방송 수익에서 나오는데, 출판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겐론 카페에서만 유일하게 매출이 늘면서 겐론의 중심 사업으로 떠올랐습니다.&lt;br /&gt;&lt;br /&gt;생각해보면 겐론카페는 &amp;rsquo;젊은 논객들이 한 데 모여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나눈다&amp;rsquo;는 점에서 기존에 출판하던 비평지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 &amp;lsquo;지면&amp;lsquo;에서 &amp;lsquo;물리적 공간&amp;lsquo;으로 바뀌었다는 점, 각자 글을 통해 사유를 펼치던 논객들이 라이브로 대화를 한다는 점이 큰 전환의 포인트인 것 같아요. 겐론 카페에서 이루어지는 토크 콘서트는 기본적으로 시간 제한이 없다고 합니다. 연단에 선 게스트와 관계자는 언제가 됐든 하고 싶을 때까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죠. 그 자유로움으로 인해 생각지 못한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 결과로 일상 속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대화의 열기'가 공간을 가득 메우곤 한다고 해요.&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겐론카페의 토크는 실질적으로 시간제한이 없습니다. 일단 티켓 판매 사이트나 방송 홈페이지에는 두 시간이나 두 시간 반이라고 적지만, 진행자와 게스트가 원하는 만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행사가 예정 종료 시간을 넘어 계속되고, 다음 날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전철이 끊겼다며 불만이 나왔지만, 지금은 손님들이 모두 이런 사실을 압니다. 그래서 카페에 왔다가 행사 중에 돌아가야 해서 그 뒤는 방송으로 본다거나, 거꾸로 방송의 열기를 보고 카페에 오고 싶어진다든가 하는 상호작용이 있습니다. 시간제한이 없다는 사실이 겐론카페의 &amp;rsquo;특별함&amp;rsquo;을 더해줍니다. &lt;br /&gt;&lt;br /&gt;- 아즈마 히로키, 『지의 관객 만들기』, 메멘토,&amp;nbsp;&amp;nbsp;p80-81&lt;/blockquote&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4&quot;&gt;&lt;br /&gt;*겐론 카페(ゲンロンカフェ) 홈페이지&lt;/p&gt;
&lt;figure data-ke-type=&quot;opengraph&quot; data-og-title=&quot;ゲンロンカフェ &amp;ndash; 株式会社ゲンロンが運営するイベントスペース&quot; data-ke-align=&quot;alignLeft&quot; data-og-description=&quot;株式会社ゲンロンが運営するイベントスペース&quot; data-og-host=&quot;genron-cafe.jp&quot; data-og-source-url=&quot;https://genron-cafe.jp/&quot; data-og-image=&quot;https://blog.kakaocdn.net/dna/IKRQz/dJMb9jOiLn9/AAAAAAAAAAAAAAAAAAAAAD4Ry1b1TE7_uE4ku3Y9ziKg8ZzVqmtImU3Vld2UDjrE/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22907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ZWsLIKsvfs%2BFlX5BBqTEZvw8XXc%3D&quot; data-og-url=&quot;https://genron-cafe.jp/&quot;&gt;&lt;a href=&quot;https://genron-cafe.jp/&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 data-source-url=&quot;https://genron-cafe.jp/&quot;&gt;
&lt;div class=&quot;og-image&quot; style=&quot;background-image: url('https://blog.kakaocdn.net/dna/IKRQz/dJMb9jOiLn9/AAAAAAAAAAAAAAAAAAAAAD4Ry1b1TE7_uE4ku3Y9ziKg8ZzVqmtImU3Vld2UDjrE/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22907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ZWsLIKsvfs%2BFlX5BBqTEZvw8XXc%3D');&quot;&gt;&amp;nbsp;&lt;/div&gt;
&lt;div class=&quot;og-text&quot;&gt;
&lt;p class=&quot;og-title&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ゲンロンカフェ &amp;ndash; 株式会社ゲンロンが運営するイベントスペース&lt;/p&gt;
&lt;p class=&quot;og-desc&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株式会社ゲンロンが運営するイベントスペース&lt;/p&gt;
&lt;p class=&quot;og-hos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genron-cafe.jp&lt;/p&gt;
&lt;/div&gt;
&lt;/a&gt;&lt;/figure&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br /&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겐론카페가 겐론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줄 수 있었던 건, 어쩌면 경영자가 사회를 향해 담론을 직접 제시하려던 태도를 조금 내려놓고, 그 대신에 &amp;lsquo;이야기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을 끌어온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지적 대화를 좋아하는 &amp;lsquo;게스트' 에게는 정제되지 않은 채로 이야기할 장소를 제공하고, 생생한 지적 자극을 원하는 &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amp;lsquo;&lt;/span&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관객&amp;rsquo;을 초대해 사유가 생성되는 과정에 직접 참여시키는 것. 경영자 본인이 이야기의 중심에서 살짝 물러나서, 세상 사람들의 &amp;lsquo;사유에 대한 열정&amp;rsquo;을 중앙에 세웠기 때문에 사업이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amp;nbsp;&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lt;br /&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lt;b&gt;비즈니스 모델 ②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lt;/b&gt;&lt;b&gt;&lt;br /&gt;&lt;/b&gt;: 철학적 태도를 공유하기 위한 &amp;lsquo;관광 상품&amp;lsquo;을 기획하다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lt;br /&gt;&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겐론은 겐론카페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사유를 펼쳐내는 &amp;lsquo;플랫폼&amp;rsquo;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즈마 히로키는 겐론을 통해 자기만의 고유한 철학을 실천하려는 노력 또한 멈추지 않았어요. 그 노력 중 하나가 2012년부터 진행한 &amp;rsquo;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amp;rsquo; 사업입니다. &lt;br /&gt;&lt;br /&gt;다크 투어리즘이란 죽음, 재난, 참사, 폭력, 비극과 관련된 장소를 방문하는 관광을 말합니다. 당시 일본 사회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습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고민하던 아즈마 히로키는, 과거 원전 사고가 있었던 체르노빌의 관광지화 사업에 대해 알게 되면서 &amp;rsquo;후쿠시마도 관광지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amp;lsquo;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무시무시한 재난이 남긴 &amp;rsquo;무거운 기억&amp;lsquo;을 관광객의 &amp;rsquo;가벼운 시선&amp;lsquo;으로 바라볼 때, 역설적으로 치유의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본 것이죠. &lt;br /&gt;&lt;br /&gt;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그는 체르노빌 관광지화 실태를 취재하여『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라는 책을 출판했고, 이후 참가자를 모집해 직접 체르노빌로 투어를 떠났습니다. 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사업화한 이유는, 체험에서 얻는 통찰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통찰이란, 체르노빌을 글을 통해 접하면 기존의 &amp;lsquo;비참한 이미지&amp;rsquo;의 틀을 통해 바라보게 되는 반면 관광객으로서 찾아갈 경우 의외의 긍정적 인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죠.&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amp;nbsp;&lt;/span&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354&quot; data-origin-height=&quot;500&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clXr1N/dJMcabQKm8k/SeXxeflEuMlovVa8BgBCE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clXr1N/dJMcabQKm8k/SeXxeflEuMlovVa8BgBCEK/img.jpg&quot; data-alt=&quot;『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 사상지도 &amp;amp;beta; vol.4-1』 &amp;amp;copy;genron&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clXr1N/dJMcabQKm8k/SeXxeflEuMlovVa8BgBCE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lXr1N%2FdJMcabQKm8k%2FSeXxeflEuMlovVa8BgBCE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354&quot; height=&quot;500&quot; data-origin-width=&quot;354&quot; data-origin-height=&quot;500&quot;/&gt;&lt;/span&gt;&lt;figcaption&gt;『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 사상지도 &amp;beta; vol.4-1』 &amp;copy;genron&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체르노빌 투어는 작지만 겐론의 원점이랄까 철학의 원점에 닿아 있는 기획이기도 합니다. 겐론은 말의 힘을 믿는 회사지만, 말의 힘에 매우 회의적인 회사이기도 합니다. &amp;rsquo;관광&amp;rsquo;을 통해 이 양면성을 체험해 주길 바랍니다. 많은 분들 덕분에 체르노빌 투어는 2013년 이후에도 거의 1년에 한 번 정도로 계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겐론은 5회 투어로 100명 이상의 일본인을 체르노빌 원전에 데려간 회사입니다. 저로서는 이런 실천을 거듭 쌓는 것이 &amp;lsquo;논쟁&amp;lsquo;보다 중요합니다. &lt;br /&gt;&lt;br /&gt;- 아즈마 히로키, 『지의 관객 만들기』, 메멘토,&amp;nbsp;&amp;nbsp;p144&lt;/blockquote&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lt;br /&gt;&lt;/span&gt;아즈마 히로키는 체르노빌 투어를 통해 후쿠시마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치유의 물꼬를 틔우려 했습니다. 하지만 후쿠시마를 관광객의 &amp;lsquo;가벼운 시선&amp;rsquo;으로 보려는 태도에 희망이 아닌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로 인해 언젠가부터 후쿠시마 문제에 관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lt;br /&gt;&lt;br /&gt;저는 일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지진에 대해, 또는 후쿠시마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잘 상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즈마 히로키의 활동 자체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철학자가 사회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개념과 언어의 세계에 갇히지 않고 무언가를 직접 실천해보려 했다는 점, 생각을 말로 전하는 대신 경험의 순간으로 사람들을 초대하려 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말과 정보가 만연하는 시대에 &amp;lsquo;경험&amp;lsquo;을, 그것도 매력적인 경험도 아닌 &amp;rsquo;낯설고 불편한 경험&amp;rsquo;을 상품으로 내걸었다는 것도 의미 있게 다가왔고요.&amp;nbsp;&lt;br /&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lt;br /&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afafa;&quot;&gt; &lt;/span&gt;&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8&quot;&gt;&lt;b&gt;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③ 시라스(シラス) &lt;/b&gt;&lt;b&gt;&lt;br /&gt;&lt;/b&gt;: &amp;lsquo;양질의 이야기&amp;rsquo;만이 비싸게 취급되는 동영상 플랫폼을 만들다&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겐론의 특별한 점은 '직접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온라인 채널을 통한 간접 소통의 가치 역시 무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앞서 겐론카페가 물리적 공간을 거점으로 하지만 주요 매출은 방송에서 나온다는 걸 말씀드렸는데요. 이렇듯 수년 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통의 선순환을 유지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겐론은 독자적인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를 런칭합니다. 바로 '시라스(シラス)' 입니다.&lt;br /&gt;&lt;br /&gt;그 전까지 겐론카페의 토크 이벤트는 &amp;lsquo;니코니코생방송&amp;rsquo;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송출되고 있었습니다. 니코니코생방송은 유튜브 라이브와 유사한 스트리밍 서비스인데, 시청자가 다는 댓글이 실시간으로 화면 위를 떠다녀서 보다 즉흥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겐론은 이러한 감상 문화를 높이 샀지만, 특정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으면 안 될 것 같다는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니코니코생방송과의 파트너십은 유지하되, 겐론만의 스트리밍 사이트를 별도로 개발하게 되었죠. 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아즈마 히로키는 겐론뿐 아니라 다른 창작자들도 시라스에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겐론의 가치관을 담은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구상이 시작되었죠.&amp;nbsp;&lt;br /&gt;&lt;br /&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00&quot; data-origin-height=&quot;966&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1AQEj/dJMcad13Fsx/QS1Ao9CKp0gKdKTKMBKmZ1/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1AQEj/dJMcad13Fsx/QS1Ao9CKp0gKdKTKMBKmZ1/img.jpg&quot; data-alt=&quot;시라스(シラス) 메인 화면 &amp;amp;copy;︎ Shirasu&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1AQEj/dJMcad13Fsx/QS1Ao9CKp0gKdKTKMBKmZ1/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1AQEj%2FdJMcad13Fsx%2FQS1Ao9CKp0gKdKTKMBKmZ1%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00&quot; height=&quot;966&quot; data-origin-width=&quot;800&quot; data-origin-height=&quot;966&quot;/&gt;&lt;/span&gt;&lt;figcaption&gt;시라스(シラス) 메인 화면 &amp;copy;︎ Shirasu&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시라스는 '양질의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자와 그것을 소비하는 시청자만으로 이루어진 '작은 경제'를 추구합니다. 한 마디로 광고주가 철저히 배제된 구조입니다. 유튜브가 무료 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광고주가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주요 수익원이 광고주이기 때문에, 창작자가 돈을 벌려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죠. 반면 시라스는 창작자가 콘텐츠를 직접 시청자에게 유료로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하면 창작자는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되고, 시청자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지만, 그 대신 구독자를 많이 모으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는 수익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자연스럽게 콘텐츠의 질은 높아지고, 다루는 내용도 훨씬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amp;nbsp;&amp;nbsp;&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겐론을 만든 지 10년, 겐론카페를 연 지 7년이 돼 갑니다. 왜 비슷한 곳이 더 늘어나지 않는지 줄곧 생각해 왔고, 그 의문에 대한 답이 시라스입니다.&amp;nbsp;&lt;br /&gt;지금 인터넷에서는 다들 자신의 일부를 팔아 조회 수를 올리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똑같은 말밖에 하지 않게 됐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다른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트위터와 니코니코생방송이 민주주의를 갱신할 거라고 (적어도 일부에서는) 믿던 시대가 있습니다. 그 이상을 다시금 살리기 위해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을 거품처럼 많이 만들고 싶다, 이런 바람을 담아 시라스를 개발했습니다.&amp;nbsp;&lt;br /&gt;시라스는 광고모델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무료 방송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100만명이 봐도 의미가 없습니다. 한때 화제가 되기보다 100명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창작자와 그런 방송을 보고 싶은 관객을 동시에 지원하는 플랫폼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 아즈마 히로키, 『지의 관객 만들기』, 메멘토,&amp;nbsp;&amp;nbsp;p212&lt;/blockquote&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4&quot;&gt;&lt;br /&gt;*시라스(シラス) 홈페이지&lt;/p&gt;
&lt;figure data-ke-type=&quot;opengraph&quot; data-og-title=&quot;シラス&quot; data-ke-align=&quot;alignLeft&quot; data-og-description=&quot;シラスは、ゲンロンが制作し運営する観客と配信者がともに育つ新しい放送プラットフォームです。&quot; data-og-host=&quot;shirasu.io&quot; data-og-source-url=&quot;https://shirasu.io/&quot; data-og-image=&quot;https://blog.kakaocdn.net/dna/dUgoGN/dJMb8Zvxb1N/AAAAAAAAAAAAAAAAAAAAAFnSsZkPbrsaFmauYaJ69rEX4rIhIfFY1FVa0BNiVM6j/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22907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3L3Ge2wzNwYDYWLHLxNrktrY1j8%3D&quot; data-og-url=&quot;https://shirasu.io/&quot;&gt;&lt;a href=&quot;https://shirasu.io/&quot; target=&quot;_blank&quot; rel=&quot;noopener&quot; data-source-url=&quot;https://shirasu.io/&quot;&gt;
&lt;div class=&quot;og-image&quot; style=&quot;background-image: url('https://blog.kakaocdn.net/dna/dUgoGN/dJMb8Zvxb1N/AAAAAAAAAAAAAAAAAAAAAFnSsZkPbrsaFmauYaJ69rEX4rIhIfFY1FVa0BNiVM6j/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722907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3L3Ge2wzNwYDYWLHLxNrktrY1j8%3D');&quot;&gt;&amp;nbsp;&lt;/div&gt;
&lt;div class=&quot;og-text&quot;&gt;
&lt;p class=&quot;og-title&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シラス&lt;/p&gt;
&lt;p class=&quot;og-desc&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シラスは、ゲンロンが制作し運営する観客と配信者がともに育つ新しい放送プラットフォームです。&lt;/p&gt;
&lt;p class=&quot;og-hos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shirasu.io&lt;/p&gt;
&lt;/div&gt;
&lt;/a&gt;&lt;/figure&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lt;br /&gt;시라스가 사업적으로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인터넷 상에 대규모 경제에 대항하는 작은 경제 모델을 실현했다는 것만으로 좋은 흔적을 남겼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시도가 가능했던 이유는 &amp;lsquo;양질의 이야기&amp;rsquo;를 갈망하는 사람들만 모아도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소수에게만 소비되어도 괜찮으니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돈을 더 내도 좋으니 양질의 콘텐츠를 접하며 살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신뢰한 것이죠. 우리나라에도 그런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선한 주고받음이 이루어지는 작은 경제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시라스는 책에 나온 겐론의 사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델이었어요.&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 /&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지금까지 아즈마 히로키가 겐론을 통해 만들어 온 &amp;rsquo;대안적인 이야기의 장'을 살펴보았는데요. 공통적으로 그가 만들고자 했던 건, 개개인의 '사유하는 힘'을 이끌어내고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유하는 사람들을 모아 자유롭게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그 안에서 또다른 사유의 씨앗을 탄생시키는 일 (겐론 카페). 특정 지역과 사유하는 사람들 사이에 &amp;lsquo;관광&amp;lsquo;이라는 관계를 만들어 회복의 가능성을 도모하는일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사유하는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사고 팔 수 있는 마켓 플랫폼을 만드는 일 (시라스). 그 모든 것이, 사유를 통해 힘을 기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공동체를 실제로 만들어보려는 시도로 느껴집니다.&amp;nbsp;&amp;nbsp;&lt;br /&gt;&lt;br /&gt;흔히 창업이라고 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을 도모하려는 시도로 바라보곤 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알고 나니 창업이 자본주의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시도로 기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파급력 있는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기업이니까요. 아즈마 히로키 또한 어쩌면 철학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신나게 철학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비즈니스였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우리 사회에 결여된 &amp;rsquo;장소&amp;lsquo;, &amp;lsquo;경험&amp;rsquo;, 나아가 &amp;lsquo;경제&amp;lsquo;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 또 어떤 형태가 있을 수 있을까요?.&lt;br /&gt;제가 이 사회에 결여된 장소를 만들 기회가 있다면 어떤 곳을 만들고 싶은지, 다시금 상상해보고 싶어집니다. &lt;br /&gt;&lt;br /&gt;&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6&quot; /&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4&quot;&gt;&lt;b&gt;references&lt;/b&gt;&lt;b&gt;&lt;br /&gt;&lt;/b&gt;&lt;b&gt;&lt;br /&gt;&lt;/b&gt;아즈마 히로키, 『지의 관객 만들기』, 메멘토, 2025&lt;br /&gt;메멘토 출판사 도서 소개&amp;nbsp; &lt;a href=&quot;https://mementopub.tistory.com/181&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mementopub.tistory.com/181&lt;/span&gt;&lt;/a&gt;&lt;br /&gt;겐론 공식 홈페이지 &lt;a href=&quot;https://genron.co.jp/&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genron.co.jp/&lt;/span&gt;&lt;/a&gt; &lt;br /&gt;겐론카페 공식 홈페이지 &lt;a href=&quot;https://genron-cafe.jp&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genron-cafe.jp&lt;/span&gt;&lt;/a&gt; &lt;br /&gt;시라스 공식 홈페이지 &lt;a href=&quot;https://shirasu.io/&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shirasu.io/&lt;/span&gt;&lt;/a&gt;&lt;br /&gt;&lt;br /&gt;&lt;b&gt;+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lt;/b&gt;&lt;b&gt;&lt;br /&gt;&lt;/b&gt;&lt;br /&gt;아즈마 히로키, 『관광객의 철학』, 안천 옮김, 리시올, 2025&lt;br /&gt;아즈마 히로키, 『느슨하게 철학하기』, 안천 옮김, 북노마드, 2021&lt;br /&gt;아즈마 히로키 外,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 양지연 옮김, 마티, 2015&lt;/p&gt;</description>
      <category>issue2. 도시의 틈새에서, 정서적인 삶 욕망하기</category>
      <category>겐론</category>
      <category>아즈마히로키</category>
      <category>지의관객모으기</category>
      <category>지적대화</category>
      <category>창업</category>
      <category>콘텐츠플랫폼</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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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8 Oct 2025 20:01:3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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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 남해 바래길에서 발견한, '이미 있는 것을 존중하는' 디자인</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17</link>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여러분께는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으신가요?&lt;br&gt;&lt;br&gt;저에게는 특별한 여행지가 한 곳 있습니다. 바로 경상남도 &lt;b&gt;남해&lt;/b&gt;에요. 8년 전 처음 갔을 때 한 눈에 반했고, 그 이후 일 년에 한두 번씩 꼬박꼬박 찾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남해를 좋아해서, 명절마다 귀성길을 뚫고 연고도 없는 남해에 가서 두세 밤 정도를 보내고 옵니다. 명절마다 찾아가다 보니, 단골이 된 가게의 사장님들은 저희를 가족 같다고 표현해주시기도 해요.&lt;br&gt;&lt;br&gt;남해 얘기는 앞으로도 종종 하게 될 것 같아, 오늘은 제가 남해를 좋아하는 이유를 간단히만 적어보려 합니다. 제주, 강원도, 구례 등 한국의 다른 지방들도 저마다 매력적이지만, 남해가 주는 기운은 유독 특별합니다. 그 어떤 곳보다도 평화롭고, 하늘도 바다도 너무 잔잔해서, 머물고 있다 보면 마음속 에너지가 한껏 차오릅니다. 신기하게도 그 느낌이 8년째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오가고, 가게들이 생겼다 사라지는 변화 속에서도, 남해 전체를 감싸안는 기운은 한결같이 따사롭고 순수한 생기가 감돕니다.&lt;br&gt;&lt;br&gt;&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4912&quot; data-origin-height=&quot;3264&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WXZQO/dJMcaaD7Apw/pB2znGfroKLi2enWvqgKG0/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WXZQO/dJMcaaD7Apw/pB2znGfroKLi2enWvqgKG0/img.jpg&quot; data-alt=&quot;경상남도 남해 평산리 ⓒ Unspoken&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WXZQO/dJMcaaD7Apw/pB2znGfroKLi2enWvqgKG0/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WXZQO%2FdJMcaaD7Apw%2FpB2znGfroKLi2enWvqgKG0%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4912&quot; height=&quot;3264&quot; data-origin-width=&quot;4912&quot; data-origin-height=&quot;3264&quot;/&gt;&lt;/span&gt;&lt;figcaption&gt;경상남도 남해 평산리 ⓒ Unspoken&lt;/figcaption&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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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gt;이번 글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남해를 다니다 보면 종종 마주치게 되는 ‘&lt;b&gt;남해 바래길&lt;/b&gt;’의 디자인입니다. 남해 바래길이란, 제주 올레길처럼 정해진 코스를 따라 천천히 자연을 둘러볼 수 있는 걷기 여행길이에요. 제가 바래길의 존재를 알게 된 건, 길 곳곳에서 눈길을 끄는 표식 덕분이었어요. 아래 사진처럼 리본의 형태로 나무나 펜스에 묶여 있어서, 바람이 불면 하늘 하늘 날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아래 사진은 남해의 동쪽, 물건리 방조어부림에서 본 리본 표식이에요.)&lt;br&gt;&lt;br&gt;&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421&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JjIOn/dJMcahpJQcT/7GYBS22aSJI0khpYK1KXl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JjIOn/dJMcahpJQcT/7GYBS22aSJI0khpYK1KXlK/img.png&quot; data-alt=&quot;남해 바래길 리본 표식 ⓒ Unspoken&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JjIOn/dJMcahpJQcT/7GYBS22aSJI0khpYK1KXl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JjIOn%2FdJMcahpJQcT%2F7GYBS22aSJI0khpYK1KXl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280&quot; height=&quot;421&quot; data-origin-width=&quot;1280&quot; data-origin-height=&quot;421&quot;/&gt;&lt;/span&gt;&lt;figcaption&gt;남해 바래길 리본 표식 ⓒ Unspoken&lt;/figcaption&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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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gt;이 표식을 처음 봤을 때 조금 신기했어요. 공공기관이 주도해 만든 디자인일텐데, 로고나 폰트, 컬러 등에서 젊은 디자이너의 감각이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어딘가에 의뢰를 했나?‘ 하는 궁금증이 일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냥 예쁜 게 아니라 ’남해답게‘ 예쁘다고 할까, 제가 남해에서 느낀 기운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듯했어요. 상업적인 디자인의 향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요. 그래서 왠지 일반적인 디자인 스튜디오가 했을 것 같지도 않은, 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lt;br&gt;&lt;br&gt;한동안 궁금증만 품고 있다가, 이 글을 계기로 최근에서야 조사를 해보았는데요. 우선 이 디자인은 꽤 최근인 2020년에 이루어진 작업이었습니다. 남해 바래길은 개통 10주년이었던 2020년에 ’남해관광문화재단’ 주도 아래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이루어졌다고 해요. ‘남해 바래길 2.0’이라는 이름의 사업으로, 노선 전체를 정비·확장함과 동시에 사람들이 더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하는 것이었죠. 그리고 이 과정에는 로고와 사인 등을 포함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lt;br&gt;&lt;br&gt;그렇다면 그 디자인을 누가 했을까. 처음엔 알아내기가 꽤나 어려웠어요. 여러 자료를 보았는데 디자인을 개발했다는 언급만 있고 그 용역을 누가 수행했는지는 명확히 쓰여 있지 않았죠. 바래길팀 내부에 디자이너가 있었던 건지, 외주 업체가 저작권을 남해군에 넘겨서 이름이 노출되지 않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동생의 도움으로 ‘양애진‘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남해 시대‘라는 지역 언론 사이트에 남해 바래길 디자인의 실무 책임자로 ‘양애진 팀장’이라는 이름이 언급되어 있었죠. &lt;br&gt;&lt;br&gt;&lt;/p&gt;&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lt;b&gt;남해바래길2.0&lt;/b&gt; | 일관된 디자인 체계와 정보제공 시스템&lt;br&gt;　&lt;br&gt;중장거리 탐방로로 변신한 바래길의 효과적인 운영관리와 홍보마케팅을 위해서는 브랜딩 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바래길2.0은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 구축이 필요했고, 그에 따라 로고부터 안내사인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대대적으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남해바래길사람들에서 `바래길 새 로고 심의위원회`까지 별도로 구성하여 다양한 의견을 받아 30개 가까운 바래길 후보 로고 중에서 유력후보를 선정했다. 유력후보 로고를 다시 여러 차례 의견수렴과 수정작업을 거친 끝에 현재의 바래길2.0 로고가 탄생했다.&lt;br&gt;&lt;br&gt;이 과정에서 발군의 감각과 실력을 갖춘 양애진 팀장이 디자인 실무책임자로 각고의 노력을 해주었고, 그 결과 대단히 세련되고, 감각적인 `남해바래길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10월 중순 완결되었다. 바래길2.0은 앞으로 새로운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조금씩 더 예쁘고 효율적으로 변신해 나갈 것이다.&lt;br&gt;&lt;br&gt;출처 | 남해시대, 「231km, 시범개통 초읽기에 들어가다」, 2020.11.10.&lt;br&gt;&lt;a href=&quot;http://www.n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371&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http://www.n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371&lt;/span&gt;&lt;/a&gt;&lt;/blockquote&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gt;이후 저는 양애진 씨의 브런치 계정을 발견했고, &amp;lt;시골 스타트업 창업기&amp;gt;라는 브런치북을 통해 남해 바래길 디자인 작업의 맥락을 조금 더 알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양애진 씨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었고, 작업 당시에도 전업 디자이너가 아니라 ‘팜프라촌‘이라는 스타트업의 멤버였다고 해요. (주된 역할은 디자인과 마케팅이었지만요.) 남해 바래길 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은, 남해에서 스타트업 운영을 하던 중 바래길 팀에서 제안이 들어와 곁다리로 하게 된 일인 듯했어요. &lt;br&gt;&lt;br&gt;글을 읽으면서, 의외로 작업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고충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본인이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 스튜디오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 때문에 일하는 방식에서 확신을 얻기 어려우셨던 것 같았습니다. &lt;br&gt;&lt;br&gt;&lt;/p&gt;&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지난 4월, 팜프라에 잠시 방문한 바래길 탐방센터 팀장님이 불쑥 제안을 했다. 남해 바래길을 이번에 리뉴얼하는데 로고를 비롯한 전반적인 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을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남해 바래길은 제주 올레길처럼 남해를 두르는 걷는 길이다) 팜프라만 생각하던 차에 정신을 환기할 수 있는 신선하고도 재밌는 일이었다. 더불어 수익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체 로고, 일러스트 작업에서 이제는 외부 브랜딩 업무까지 확장해나간다는 사실에 내심 설렜다. &lt;br&gt;&lt;br&gt;하지만.. 바래길 로고 작업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찾아왔던 감정은 ‘자괴감’이었다. 스스로의 역량에 다시 한번 장벽을 느꼈기 때문이었다.&amp;nbsp;&amp;nbsp;그도 그럴게 비전공자인 나는 그저 순간순간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을 해가고 있을 뿐, 이를 실제 업계에서는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개념조차 몰랐다. 나는 디자인만 했을 뿐이지 전체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결과를 측정하는 것까지는 하지 못했다. 애초에 전략이 없었다. 매일을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나는 문제 해결로서의 디자인을 하고 있는가? 단순히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운 디자인은 아닌가? 바래길을 이렇게 디자인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여기에서 드러내고자 했던 가치와 철학은?' &lt;br&gt;&lt;br&gt;전문성이라는 것에 대한 갈망이 더 커져만 갔다. 도시의, 서울의 다른 스튜디오들은 어떻게 작업을 할지 궁금했다.&lt;br&gt;&lt;br&gt;출처 |&amp;nbsp;&amp;nbsp;「시골 스타트업 창업기」 05. 2020년의 역량과 수익모델, 양애진 &lt;br&gt;&lt;a href=&quot;https://brunch.co.kr/@aeja93/77&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https://brunch.co.kr/@aeja93/77&lt;/span&gt;&lt;/a&gt;&lt;/blockquote&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920&quot; data-origin-height=&quot;1080&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sMnZK/dJMcacapZLg/Rnsf5mxe8uN8YmRkC6WBx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sMnZK/dJMcacapZLg/Rnsf5mxe8uN8YmRkC6WBxK/img.png&quot; data-alt=&quot;남해의 옛 지명인 화전(花田)을 모티브로 한 남해 바래길2.0 로고 (출처 : 남해바래길탕방안내센터)&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sMnZK/dJMcacapZLg/Rnsf5mxe8uN8YmRkC6WBx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sMnZK%2FdJMcacapZLg%2FRnsf5mxe8uN8YmRkC6WBx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920&quot; height=&quot;1080&quot; data-origin-width=&quot;1920&quot; data-origin-height=&quot;1080&quot;/&gt;&lt;/span&gt;&lt;figcaption&gt;남해의 옛 지명인 화전(花田)을 모티브로 한 남해 바래길2.0 로고 (출처 : 남해바래길탕방안내센터)&lt;/figcaption&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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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527&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qIxxm/dJMcajhkAfS/J0vT5oQ4CWTw5bbrwCCsF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qIxxm/dJMcajhkAfS/J0vT5oQ4CWTw5bbrwCCsFk/img.jp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qIxxm/dJMcajhkAfS/J0vT5oQ4CWTw5bbrwCCsF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qIxxm%2FdJMcajhkAfS%2FJ0vT5oQ4CWTw5bbrwCCsF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000&quot; height=&quot;527&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527&quot;/&gt;&lt;/span&gt;&lt;/figure&gt;
&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525&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835JK/dJMcajhkAfR/vTlDxpoe1vuFPlKIQCYtC0/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835JK/dJMcajhkAfR/vTlDxpoe1vuFPlKIQCYtC0/img.jpg&quot; data-alt=&quot;남해바래길 안내지도 (출처 : 남해바래길탕방안내센터)&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835JK/dJMcajhkAfR/vTlDxpoe1vuFPlKIQCYtC0/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835JK%2FdJMcajhkAfR%2FvTlDxpoe1vuFPlKIQCYtC0%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000&quot; height=&quot;525&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525&quot;/&gt;&lt;/span&gt;&lt;figcaption&gt;남해바래길 안내지도 (출처 : 남해바래길탕방안내센터)&lt;/figcaption&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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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남해 바래길 같은 디자인이 서울에서 흔히 보는 디자인보다 더 좋습니다. 요즘 도시에서 마주치는 디자인들은 수준 자체는 매우 높지만,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 어떤 대상을 ‘포장’하는 디자인이 대부분이에요. 물론 남해 바래길 또한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탐방객 수를 늘리겠다는 취지는 유사할지 모르지만 디자인 결과물을 보면 남해를 ’포장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남해가 이미 품고 있는 좋은 기운을 디자이너의 힘으로 고스란히 ’전달’ 또는 ’번역‘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젊은 감각이 느껴지는 세련된 시각적 언어로 다듬어져 있지만, 그 어디에도 ’남해스럽지 않은 것’은 섞여들지 않았습니다. 오랜 정체성을 전달하면서도 신선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 이런 게 좋은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lt;br&gt;&lt;br&gt;남해 바래길 디자인이 구현된 과정을 엿보며, 디자인이 과연 전공자들만의 고유한 영역일까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전문 교육을 받지 않으면 업계의 업무 체계나 전문 용어들을 익히기 어렵고, 동종업계에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지인도 부족하니 성장이 더딜 수도 있습니다. 업계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가늠할 수 없으니 전문가로서의 자신감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고요. 그런데 그 ‘프로페셔널함‘이라는 것이 세상 모든 일에 있어서 늘 최우선의 가치일까요? 세상엔 많은 일이 있고, 어쩌면 그 중 어떤 종류의 일은 경험치나 숙련도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더 중요한 자질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뭐라 정의하긴 어렵지만, 바로 그 ‘무언가’가 저로 하여금 이 디자인에 관심을 갖도록 한 것일테고요. &lt;br&gt;&lt;br&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좋은 디자인(Design)이란 건 무엇일까.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 저 또한 늘 마음 속에 조용히 품고 있는 질문입니다. 디자인의 본질이 시각적 결과물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 언어를 매개로 소중한 가치를 보존하거나 연결해나가는 과정이라면, ’디자이너‘라는 사회적 직함을 포기하더라도 그 본질을 쫓아가보고 싶기도 해요. 양애진 씨는 코로나 이후 남해를 떠나서 서울로 돌아와 프리워커로 살아가고 있는 듯한데요. 여전히 자신을 특정 직무에 가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관심사를 확장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재능을 하나 발견해도, 그 안에 갇히지 않고 그 재능을 수단 삼아 계속 세상을 넓혀가는 것 같아 멋져 보였어요. &lt;br&gt;&lt;br&gt;돌아오는 설 연휴에도 어김없이 남해를 방문할 예정인데요. 이번에도 남해의 특별함을 자신이 가진 재능을 통해 지키고 이어 나가는 사람들을 만나며, 좋은 디자인에 대해 계속 고민해보려 합니다.&lt;/p&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6&quot;&gt;&lt;p data-ke-size=&quot;size14&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lt;b&gt;references&lt;/b&gt;&lt;b&gt;&lt;br&gt;&lt;/b&gt;&lt;b&gt;&lt;br&gt;&lt;/b&gt;남해 바래길 홈페이지&lt;br&gt;&lt;a href=&quot;https://www.namhae.go.kr/tour/tourroad.web&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https://www.namhae.go.kr/tour/tourroad.web&lt;/span&gt;&lt;/a&gt;&lt;b&gt;&lt;br&gt;&lt;/b&gt;&amp;lt;브런치북 &lt;b&gt;:&lt;/b&gt; 시골 스타트업 창업기&amp;gt;, 양애진&lt;b&gt;&lt;br&gt;&lt;/b&gt;&lt;a href=&quot;https://brunch.co.kr/@aeja93/77&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brunch.co.kr/@aeja93/77&lt;/span&gt;&lt;/a&gt;&lt;br&gt;&amp;lt;231km 시범개통 초읽기에 들어가다&amp;gt; (남해시대, 2020.11)&lt;br&gt;&lt;a href=&quot;http://www.n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371&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http://www.n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371&lt;/span&gt;&lt;/a&gt;&lt;br&gt;팜프라촌 - 판타지 촌 라이프&lt;br&gt; &lt;a href=&quot;https://www.farmfravillage.com&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https://www.farmfravillage.com&lt;/span&gt;&lt;/a&gt;&lt;br&gt;&lt;br&gt;&lt;br&gt;&lt;/p&gt;&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 &lt;br&gt;남해의 단골 게스트하우스 '생각의 계절' 사장님들께서 바래길을 완보하시고 배지를 모두 받으셨다고 해요. &lt;br&gt;배지 실물을 보고 싶다는 요청에 흔쾌히 구경하게 해주셨습니다. 그 사진도 함께 올려보아요.&lt;br&gt;&lt;br&gt;&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776&quot; data-origin-height=&quot;1184&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cWanbV/dJMcac9548Q/NRkKLy9kZSpehyDKg3wnT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cWanbV/dJMcac9548Q/NRkKLy9kZSpehyDKg3wnTk/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cWanbV/dJMcac9548Q/NRkKLy9kZSpehyDKg3wnT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WanbV%2FdJMcac9548Q%2FNRkKLy9kZSpehyDKg3wnT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600&quot; height=&quot;400&quot; data-origin-width=&quot;1776&quot; data-origin-height=&quot;1184&quot;/&gt;&lt;/span&gt;&lt;/figure&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amp;nbsp;&lt;/p&gt;</description>
      <category>issue2. 도시의 틈새에서, 정서적인 삶 욕망하기</category>
      <category>남해</category>
      <category>남해바래길</category>
      <category>남해바래길2.0</category>
      <category>디자인</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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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8 Oct 2025 19:59:3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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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 롱폼 콘텐츠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16</link>
      <description>&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2692&quot; data-origin-height=&quot;1807&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cjeDue/dJMcacVM42s/0Pmt1PqU7mEvOt9YEZpBU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cjeDue/dJMcacVM42s/0Pmt1PqU7mEvOt9YEZpBUK/img.jp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cjeDue/dJMcacVM42s/0Pmt1PqU7mEvOt9YEZpBU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jeDue%2FdJMcacVM42s%2F0Pmt1PqU7mEvOt9YEZpBU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2692&quot; height=&quot;1807&quot; data-origin-width=&quot;2692&quot; data-origin-height=&quot;1807&quot;/&gt;&lt;/span&gt;&lt;/figur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여러분은 숏폼과 롱폼 중 어떤 콘텐츠를 더 즐겨 보시나요?&amp;nbsp;&lt;br&gt;&lt;br&gt;아무래도 요즘은 롱폼보다는 숏폼의 시대 같습니다. 숏폼 콘텐츠들의 퀄리티가 날이 갈수록 빠르게 상승하는 게 느껴지고요. 짧은 시간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만큼, 모든 콘텐츠가 정말 감각적이고, 센스 있으며, 직관적이고, 질감도 한껏 살아 있습니다. 한국에 이렇게 재능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많다니, 새삼 신기하기도 해요. &lt;br&gt;&lt;br&gt;하지만 저는 굳이 따지자면, ‘숏폼형 인간‘보다는 ’롱폼형 인간‘에 가깝습니다. 긴 콘텐츠를 볼 때 왠지 더 큰 안정감이 느껴져요. 유투브 영상도 재생 시간이 20-30분은 넘어야 클릭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집에 혼자 있을 때면 회차가 많은 드라마나 예능을 라디오처럼 틀어두기도 합니다. &lt;br&gt;&lt;br&gt;긴 영상은 이야기가 하나의 줄기로 또렷하게 정리되어 있기보다는, 여러 줄기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교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덕분에 보는 동안 틈틈이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런 생각들이 둥둥 떠다니게 두면서 흘려보내는 시간이 편안하고 즐거운 것 같아요. 그에 비해 5분, 10분짜리 영상들은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바로 또다른 영상을 클릭해야 한다는 게 왠지 피곤하게 느껴집니다.&lt;br&gt;&lt;br&gt;그러나 취향은 취향일 뿐, 요즘은 숏폼에 대한 감각이 없으면 콘텐츠로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인 것 같아요. 영상, 글, 이미지 등 매체를 막론하고, 짧은 시간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들이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이에 대한 지식과 감이 없으면 뛰어난 콘텐츠 제작자로 인정받기 어렵고요. 회사 안에 있으면 그런 걸 더 많이 체감합니다. &lt;br&gt;&lt;br&gt;저는 콘텐츠를 전문으로 다루는 직무는 아니지만, 종종 외부로 발행되는 아티클이나 리포트를 써야 할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내용은 너무 좋은데…', '길다', '텍스트가 너무 많다',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쉬운 단어로 바꿔달라', '읽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게 써달라', 등의 피드백을 반복해서 받곤 합니다.&lt;br&gt;&lt;br&gt;기업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보니 이런 시각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피드백을 받으면 끝까지 반영하려고 애쓰곤 합니다.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여도 텍스트 양이 과해지지 않도록 늘 경계하며, 대신에 즉각적 재미를 줄 수 있는 그래픽 전략을 함께 수립하곤 합니다. 문장을 쓸 때도 읽는 경험이 걸림 없이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1차, 2차, 3차, 여러 차례 수정을 거듭하는 편입니다. &lt;br&gt;&lt;br&gt;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문득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lt;u&gt;독자를 너무 수동적인 존재로 보는 관점이 아닌가, 어려워도 한 번 더 읽어주고, 길어도 찬찬히 따라와주는 독자를 전제해보면 안 되는 걸까,&lt;/u&gt; 고민하게 됩니다. &lt;br&gt;&lt;br&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왜 사람들은 짧은 콘텐츠를 선호할까요? &lt;br&gt;&lt;br&gt;저도 생각해보면, 종종 어렵거나 긴 글을 포기해버릴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겨울, 미셸 푸코의 『권력과 공간』(문학과지성사)을 읽으려고 해봤는데요. 어려운 문장 때문에 애를 먹다가 다 읽지 못한 채로 책을 반납했습니다. 또 작년 봄에는 어느 책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조지 엘리엇을 묘사한 문장에 감명을 받아 조지 엘리엇의 『미들 마치』를 읽기 시작했는데, 자꾸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이야기의 호흡이 늘어져서 몰입이 끊기고 말았어요. &lt;br&gt;&lt;br&gt;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책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상이 남진 않았습니다. 이야기 속에 무언가 좋은 것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으니까요. 하지만 그걸 얻으려면 깊은 집중력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당장 읽는다고 상상하면 아무래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lt;br&gt;&lt;br&gt;현대 직장인들의 여가 시간은 1-2시간 단위로 잘게 쪼개져 있습니다. 긴 시간을 일이 아닌 다른 대상에 지속적으로 쏟아붓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에 마음이 가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 같아요. 짧은 콘텐츠는 그것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곧바로 결론이 납니다. 성공하면 만족감이 즉각 오고, 실패해도 바로 다른 걸 찾으면 되니 리스크가 적습니다. &lt;br&gt;&lt;br&gt;그에 비해 긴 콘텐츠는 내가 언제 어떤 시점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불확실합니다. 여러 메시지가 복합적으로 담겨 있는데, 그걸 다 받아들이느라 에너지를 쓰다보면 ‘이게 과연 가치가 있는 걸까? 시간 낭비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합니다. &lt;br&gt;&lt;br&gt;그렇기에 분명히 이 시대에는 짧은 콘텐츠가 영향력을 가집니다. 인스타 피드, 클립 영상, 직관적인 카피 등으로 작게 쪼개진 시간 속을 침투해야 사람들의 마음 속 공간을 차지할 수 있죠. 하지만 짧은 콘텐츠가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결국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짧은 콘텐츠들이 지향하는 ‘쉬움’, ’매력’, ‘직관적임’, ‘매끄러움’ 등의 속성들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긴 하지만 마음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렵습니다. &lt;br&gt;&lt;br&gt;&lt;u&gt;과거 저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던 책들을 떠올려보면, ‘무언가 걸리는 느낌’, ’불편한 느낌’, ‘알 듯 말 듯한 느낌‘, ‘뭔진 모르겠지만 따라가보고 싶은 느낌’ 같은 게 떠오릅니다. 그런 느낌을 숏폼 콘텐츠가 제공할 수 있을까요? 그런 것이 과연 짧고 쉬운 문장만으로 전달될 수 있을까요?&lt;/u&gt;&lt;br&gt;&lt;br&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이곳에 혼자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글의 길이와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습니다. 처음엔 짧고 가벼운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며 시작했는데, 자꾸만 긴 글을 써내려가는 스스로를 바라보며 ’아무래도 난 한 번에 단순하고 명쾌한 사람이 될 수 없구나‘ 다시금 깨닫고 있습니다. &lt;br&gt;&lt;br&gt;저 같은 사람은 짧고 단순한 글을 쓰려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원체 머릿속 생각이 복잡하고 가지가 많다보니 단숨에 짧은 글이 나오지 않습니다. 일단 길게 쓴 다음, 쳐내고 다듬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해야 해요. &lt;br&gt;&lt;br&gt;한 편의 글을 완성할 때마다 ‘또 길어졌네‘라는 생각부터 떠오릅니다. ‘결론이 더 명확해야 할까?‘, ’명료한 흐름만 남기고 다 쳐낼까?’, ’요지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중간 중간 소제목 같은 걸 달아줄까?’ 뭔가를 더 고쳐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lt;br&gt;&lt;br&gt;회사에서 쓰는 글이라면 곧바로 그 작업으로 넘어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왠지 이곳에 쓰는 글만큼은, 일단 그대로 두고 싶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다소 장황하고 모호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도 이런 수정을 매일 하는데, 집에 와서도 그러자니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장 하나 하나에 담긴 생각의 파편들이 서로 느슨하게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두고 싶어집니다. &lt;br&gt;&amp;nbsp;&lt;br&gt;이는 제가 직업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현대의 자본주의 시장은 특별한 이유 없이 길게 늘어진 콘텐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확실한 목적 아래 명료한 메시지를 짧고 굵게 밀고 나가는 걸 좋아하죠. 특히 기업들은 콘텐츠와 소비자 사이에 괜한 ‘틈‘이 생기는 걸 부담스러워합니다. 틈을 허용하지 않고 사고의 과정을 컨트롤해야 소비자로부터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어서겠죠. &lt;br&gt;&lt;br&gt;그럼에도 롱폼 콘텐츠가 계속 살아남는다면, 그것은 시장 때문이 아니라 시장이라는 플랫폼에서 이야기가 주는 경험의 가치를 쫓는 ’사람들’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 롱폼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하고, 또 잘 생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 보고 싶어요. &lt;br&gt;&lt;br&gt;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올 한 해,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곁에 두며 살아가고 싶으신가요?&lt;/p&gt;</description>
      <category>issue2. 도시의 틈새에서, 정서적인 삶 욕망하기</category>
      <category>글쓰기</category>
      <category>독서</category>
      <category>롱폼</category>
      <category>숏폼</category>
      <category>콘텐츠</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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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unspokenzine.tistory.com/16#entry16comment</comments>
      <pubDate>Tue, 28 Oct 2025 19:58:5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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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 건축을 좋아했지만, 건축을 계속하지 않았던 이유</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15</link>
      <description>&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Left&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776&quot; data-origin-height=&quot;1184&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cSc7ok/dJMcahiSqF0/Ko7R81k3KsZeGObIegKFm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cSc7ok/dJMcahiSqF0/Ko7R81k3KsZeGObIegKFmk/img.jpg&quot; data-alt=&quot;Monast&amp;amp;egrave;re Sainte-Claire (롱샹 세인트 클레어 수도원, 렌조 피아노 설계) &amp;amp;copy; Unspoken&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cSc7ok/dJMcahiSqF0/Ko7R81k3KsZeGObIegKFm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Sc7ok%2FdJMcahiSqF0%2FKo7R81k3KsZeGObIegKFm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776&quot; height=&quot;1184&quot; data-origin-width=&quot;1776&quot; data-origin-height=&quot;1184&quot;/&gt;&lt;/span&gt;&lt;figcaption&gt;Monast&amp;egrave;re Sainte-Claire (롱샹 세인트 클레어 수도원, 렌조 피아노 설계) &amp;copy; Unspoken&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lt;br /&gt;&lt;/b&gt;여러분은 아주 좋아했던 일을 그만둬 본 적이 있으신가요?&lt;b&gt;&lt;br /&gt;&lt;/b&gt;&lt;br /&gt;저는 건축 설계를 전공했습니다. 건축을 배우는 동안 저는 전공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어떤 일에 대해서 그 정도로 순수한 애정을 품는 일은 다시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남들이 보기에도 그 마음이 많이 티가 났기 때문에 &quot;넌 당연히 졸업하고 설계할 거지?&quot; 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학부 졸업 후,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저는 건축을 생업으로 삼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합리적 결론이라기보다는 &quot;지금 이 세계를 떠나야 할 것 같다&quot;는 직감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서 이따금 거꾸로 생각해보곤 합니다. 그때 난 왜 그랬을까, 하고요. 이번 글에서는 현재의 제 시선에서, 그때의 선택을 돌이켜보려고 합니다.&lt;br /&gt;&lt;br /&gt;✦&lt;br /&gt;건축과에는 세 종류의 학생이 있습니다. &lt;br /&gt;건축을 마냥 좋아하는 학생, 건축을 노력해서 좋아하는 학생. 건축을 끝내 좋아하지 않는 학생. &lt;br /&gt;&lt;br /&gt;건축을 좋아하는지의 여부가 큰 분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건축가라는 직업의 소양이 '건축을 좋아하는 마음'을 기초로 삼기 때문입니다. 건축이라는 세계를 아이 같은 마음으로 좋아해야만 비로소 설계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고, 자신만의 감각을 갈고 닦을 수 있으며, 어렵고 힘든 건축가의 일을 평생 지속할 수 있다는 인식이 은연중에 깔려 있달까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난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인가?(=이 세계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이에 대한 답에 따라 이후의 대학 생활이 많이 달라지고요. &lt;br /&gt;&lt;br /&gt;건축이 마냥 좋을 경우, 건축가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에 거침없이 빠져듭니다. 늘 건축에 대해 생각하며,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작업에 쏟아붓는 열정적인 생활을 5년 동안 몸에 익히는 것이죠. 이들은 건축 커리큘럼이 요구하는 고난이도&amp;middot;고강도의 과제들을 '즐기면서'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주변의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건축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의 경우, 행보는 다시 둘로 나뉩니다. 5년 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후천적으로 건축을 좋아하게 되거나(=건축계에 있을 자격을 얻어내거나), 일찌감치 좋아하기를 관두고 설계 수업을 대충 대충 들으면서 부지런히 다른 진로를 탐색합니다.&lt;br /&gt;&lt;br /&gt;당시 저는 누가 봐도 첫 번째 유형, '건축을 마냥 좋아하는 학생'이었습니다.&amp;nbsp;&lt;br /&gt;&amp;nbsp;&lt;br /&gt;✦&lt;br /&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왜 건축이 좋았냐 하면,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애초에 어떤 분야인지 제대로 알고 좋아하기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요. &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br /&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고등학생 땐 &lt;/span&gt;도면과 모형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그 세계에 그저 마음이 끌렸습니다. 졸업 후 진로가 불안정해질 수 있는 전공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제가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도 전혀 확실치 않았는데도 일단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실제로 설계를 배우게 된 이후에도 배우면 배울수록, 잘하게 되면 잘하게 될수록,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만 커졌습니다. 한동안은 진로 고민이라는 걸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amp;lsquo;나랑 꼭 맞는 세계를 찾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lt;br /&gt;&lt;br /&gt;✦&lt;br /&gt;그럼에도 저는 건축을 배우면서도 건축가가 되겠다는 가져본 적은 없었습니다.&lt;b&gt;&lt;br /&gt;&lt;/b&gt;&lt;b&gt;&lt;br /&gt;&lt;/b&gt;아마도 먼 미래를 잘 생각하지 않는 성향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에게 건축가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현업에서 하고 있는 사람들이자, 가이드와 피드백을 통해 건축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여러 건축가에게 매력을 느끼고, 그들의 세계에 대해 더 알고 싶다 느끼면서도 저 자신이 건축가가 된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지는 않았습니다. 건축가가 된 (혹은 되지 않은) 미래보다는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엇을 새롭게 알아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amp;nbsp;&lt;br /&gt;&lt;br /&gt;건축과에서 배우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컨셉을 잡는 법을 배웁니다. 둘째, 추상적인 컨셉을 구체적인 형태의 공간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배웁니다. 셋째, 구상한 공간을 도면이나 모형, 각종 이미지를 활용하여 표현하고 이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생각보다 건물을 짓기 위한 전문적 지식은 많이 배우지 않습니다. 그 결과 저는 건축과를 나왔는데도 건물의 구조나 재료, 공법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게 거의 없습니다&amp;hellip;.) &lt;br /&gt;&lt;br /&gt;이는 일종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언어가 몸에 익으려면 적어도 두세 번의 설계 수업을 들으며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나는 이 언어를 통해서, 어떤 느낌&amp;middot;생각&amp;middot;감각을 전달하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을 할 여유가 생깁니다. 제 경우에도 학부에서 들은 7번의 설계 수업 중 앞선 세 번의 수업은 몰랐던 언어를 익히는 훈련의 시간이었습니다. 네 번째 수업에 들어섰을 때부터 제가 담고 싶은 이야기를 찾고, 이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실험을 펼쳐볼 수 있었죠.&lt;br /&gt;&lt;br /&gt;그 실험의 시기를 돌이켜보면, 막막함, 간절함, 열정 같은 것이 뒤섞여서 떠오릅니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다가오는 삶의 문제에 깊이 생각하고, 이와 관련해 본능적으로 끌리는 공간 언어를 탐색하며, 공간이라는 언어를 나라는 사람과 연결짓기 위해 애썼던 시간이었습니다. 내적으로 꽤 치열하고 간절하게 여러 시도를 해본 끝에 딱 한 번, 마지막 설계 수업에서 '나를 표현하는 일'에 성공했다고 느꼈습니다. 그제서야 '나는 내 생각과 마음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lt;br /&gt;&lt;br /&gt;이 순간은 지금도 가끔씩 제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몇 안 되는 핵심적인 기억입니다. 이 순간에 다다르기까지 건축 수업은 저를 이끌어주다시피 했던 주요한 외부 자극이었죠. 아마 20대 때 그런 자극을 받지 못했더라면(건축과에 가지 않았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사람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시 저는 이 경험을 온 힘을 다해 느끼고 소화하면서 내 인생에 이게 어떤 의미인지 어느 정도 이해한 후에야, 현실을 마주하며 미래에 대한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lt;br /&gt;&lt;br /&gt;그리고 그제서야, 건축 수업을 통해 성장하는 것과 건축가가 되는 것이 많이 다른 일이라는 걸 깨닫기 시작했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lt;br /&gt;학부 졸업 후 취직을 하기 전까지, 수차례 인턴 경험을 통해 건축가의 삶을 엿볼 기회가 있었습니다.&lt;br /&gt;&lt;br /&gt;직장인의 생활 루틴이나 회사원으로서 해야 하는 자잘한 업무 등 낯선 것들도 없지 않았지만, 학교를 다니는 동안 이미 건축이라는 세계에 꽤 깊이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사회 자체에 섞여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학교 출신이어도 건축과를 나왔다는 것만으로 '비슷한 사람들'이라는 막연한 연대감을 공유할 수 있었고, 이 세계에 계속 있으면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서 존중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건축과에 입학하고 싶었을 때와 같은 강한 끌림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lt;br /&gt;&lt;br /&gt;✦&lt;br /&gt;일단 현실 속 건물이라는 존재를 막상 마주하니, 저에겐 너무 컸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뭐랄까, 제가 정말 '건물'이라는 거대한 물질을 만들고 싶은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건축과를 다니며 내가 어떤 걸 만들고 싶은지 깊이 생각하고, 디자인으로 풀어내고, 이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 모든 과정을 사랑했지만, 그 결과물이 거대한 건물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러웠습니다. 나라는 개인에서 출발한 생각과 감각이, 꼭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큰 존재'로 남아야 할까 싶은 근본적인 물음이 생긴 것입니다. 건물은 물리적으로 클 뿐만 아니라, 맥락적으로도 당장의 사용자 뿐 아니라 사회&amp;middot;도시적으로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존재입니다. 그런 면에서 학교에서 배운 개인 중심의 창작 프로세스를 건물에 적용하는 것이 왜인지 내키지 않았습니다. &lt;br /&gt;&lt;br /&gt;또한 건물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과 변수를 조율해 가며 완성도를 확보할 자신도 없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혼자 힘으로 완성도를 낼 수 있는 범위로 일의 규모를 작게 설정하는 스타일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완성도에 대한 기준은 높지만, 타인에게 그 기준을 요구하는 건 불편해합니다. 그래서 그냥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마음껏 저 자신을 소진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편한 업무 방식입니다. 그런데 건축은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을 고집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건축가가 된다면 매일같이 사람들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할 것 같았죠. &lt;br /&gt;&lt;br /&gt;✦&lt;br /&gt;또 건축계 안에만 있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그 느낌이 마냥 편안하지만은 않았습니다.&amp;nbsp;&lt;b&gt;&lt;br /&gt;&lt;/b&gt;&lt;b&gt;&lt;br /&gt;&lt;/b&gt;현업의 세계로 들어오니, 건축가들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따르고 있다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학생 시절에도 이에 대해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었던 반면, 직업이 되는 순간 그것이 삶 전체로 온전히 스며들 것 같았죠. 건축가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은 분명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생활 전반에 클래식하고 깊은 감성이 배어 있고,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과 예술, 디자인, 사회 문제까지 폭넓은 관심사를 나누는 삶&amp;hellip;. 한 편으로는 오래도록 꿈꿨던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세계가 눈앞에 가까워지자, 왠지 '내 것'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lt;br /&gt;&lt;br /&gt;지금 생각하면 바로 그 짙은 색깔과 강한 매력 때문에 오히려 망설임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 안에 계속 머물다 보면 &amp;lsquo;이러한 삶만이 멋진 삶이고, 평범한 삶은 그렇지 않아&amp;rsquo; 라는 식의 편협함에 빠져들 것 같았습니다. 건축계에는 전형적인 엘리트 의식과는 조금 다른, 고유한 엘리트 의식이 있습니다. 계급적으로는 엘리트에 속하지만, 물질적인 부나 지위 대신 아름다움과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의식이죠. 그 자부심의 이면에는, 건축계 바깥의 사람들은 아름다움과 의미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지하다는 은근한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물론 건축을 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시 저는 스스로가 그런 의식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amp;lsquo;여길 벗어나봐야겠다&amp;lsquo;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입니다. &lt;br /&gt;&lt;br /&gt;✦&lt;br /&gt;그때는 이 느낌을 정확히 언어로 정리하기 어려웠습니다. &lt;br /&gt;&lt;br /&gt;그런데 최근 독립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건축하지 않는 건축가』라는 책을 읽으며, 제가 거리를 두려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건축가를 꿈꿨던 사회학자인 저자 마츠무라 준은, 건축가라는 직업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하면서 건축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행하는 가치 판단이나 관찰 방식, 즉 &amp;lsquo;건축가의 아비투스&amp;rsquo;가 있다고 설명합니다.&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lt;u&gt;모든 건축가에게는 &amp;rsquo;건축가다운 행동&amp;lsquo;이라는 것이 깊이 배어 있다. 그것은 사고 방식, 심미적 태도, 패션, 그리고 장비와 문구용품의 선택에 이르기까지, 건축가의 실천에 영향을 미친다.&lt;/u&gt; 그것들은 &amp;ldquo;나는 건축가이니까 이렇게 생각하자&amp;rdquo;, &amp;ldquo;나는 건축가이니까 이 건물은 가치 있는 건축이라고 간주하지 말자&amp;rdquo;처럼 의식 가능한 레벨에서 인지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이와 같은 사물의 관찰 방식이나 사고방식은 거의 자동화된 상태로 이루어진다. &lt;br /&gt;&lt;br /&gt;이러한 사물의 관찰 방식이나 사고방식은 오직 대상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일에만 작용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많은 것을 구별하고 구분 짓는 기능을 가진다. 건축과 그 외의 평범한 건물, 보존해야 할 건축과 부수어도 되는 낡은 건물, 보수가 싸더라도 해야 할 일과 고액의 보수에도 관여하고 싶지 않은 일, 게다가 건축가와 비건축가를 구별한다. &lt;u&gt;건축가가 매일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실시하는 이러한 구별의 기준은 건축가들 사이에서 대체로 일치한다.&lt;/u&gt; &lt;br /&gt;&lt;br /&gt;이처럼 건축가란, 건축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성향과 의식 집합체로 구축된다. 그 집합체에 속하는 건축가는 개인의 건축가에게도 영향을 준다. 이렇게 만들고 만들어지는 순환 운동의 움직임 속에서 건축가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lt;br /&gt;&lt;br /&gt;- 『건축하지 않는 건축가』, 마츠모토 준, 인벨로프, p.38&lt;/blockquote&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건축가의 아비투스라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교육을 통해 은연 중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주입된다는 점에서 조금 무서운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당시 건축 학교의 커리큘럼을 빠져나옴과 동시에, 그동안 제 의지와 상관 없이 마음 속에 스며들어 온 가치 체계가 있음을 느끼고, 이에 대해 경계심을 느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lt;br /&gt;&amp;nbsp;&lt;br /&gt;✦&lt;br /&gt;&lt;b&gt;결과적으로 저는 고민 끝에 취직의 일차적 목표를 '탈건축'으로 설정했습니다. &lt;/b&gt;&lt;b&gt;&lt;br /&gt;&lt;/b&gt;&lt;br /&gt;학부 내내 건축만 배웠기 때문에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운 좋게 공간 기획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직무를 찾아서 지금의 회사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lt;br /&gt;&amp;nbsp;&lt;br /&gt;건축계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마주했던 고민과 결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lt;br /&gt;&lt;br /&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6e199;&quot;&gt;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lt;/span&gt; &amp;rarr; Yes. &lt;br /&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6e199;&quot;&gt;내가 만든 결과물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컸으면 좋겠는가?&lt;/span&gt; &amp;rarr; No. &lt;br /&gt;(존재감과 영향력이 큰 것이 싫은 건 아니지만, 이에 수반되는 노동과 조율의 과정을 감당하고 싶을 정도로 원하지는 않는다) &lt;br /&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6e199;&quot;&gt;남과 다른, 특별한 인생을 살고 싶은가?&lt;/span&gt; &amp;rarr; No.&amp;nbsp;&lt;br /&gt;(특별한 인생이 싫은 건 아니지만, 특별해지기 위해 &amp;lsquo;남다름&amp;rsquo;을 기반으로 세워진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lt;br /&gt;&lt;br /&gt;두 번째, 세 번째, 질문은 지금에 와서야 &amp;lsquo;그때 내가 No 쪽으로 기울어 있었구나&amp;rsquo; 하고 정리할 수 있게 된 거지, 당시에는 정말 많이 헷갈렸습니다. 건축을 배우며 발견한 재능을 바탕으로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는 욕심,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갈망,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만일 그런 욕심이 아예 없었다면 역설적으로 계속 건축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건축가의 아비투스가 뭐든 간에 평범한 직장인의 마인드를 장착하고, 전공을 살려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에 만족하며 건축 회사에 다녔을 수도 있죠. 하지만 저의 경우 건축에 대한 애정과 여러 욕망이 한 덩어리로 얽혀 있었기 때문에, 이 두 질문에 No 라는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건축을 통째로 내려놓는 수준의 큰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lt;br /&gt;&lt;br /&gt;✦&lt;br /&gt;저는 지금 건축을 하지 않습니다. 공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현재 제가 느끼는 공적 자아의 정체성은 평범한 직장인에 더 가깝습니다. &lt;br /&gt;&lt;br /&gt;하지만 글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건축보다 더 좋아하는 일이 생겨서 그만둔 게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건축을 좋아합니다.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감각적 자극을 좋아하고,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정말 좋은 공간은 사람들의 마음을 새로운 세계로 열어준다는 믿음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건축물을 보러 다니는 것도 좋아합니다. 사회&amp;bull;도시적 맥락을 고려한 건축도 좋고, 개인적인 천재성을 가감없이 발휘한 건축도 좋아합니다. 가끔씩 건축 관련 책이나 전시를 보면서, 건축은 역시 독보적인 매력을 품고 있는 분야라고 다시금 생각하기도 합니다. 건축가가 직업으로 삼기에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 길을 계속 걸어가는 모든 사람들 또한 마음 속으로 존중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lt;br /&gt;&lt;br /&gt;건축을 그만둔 후 2-3년 동안은 &amp;lsquo;그 세계에 계속 있었으면 더 성장할 수 있었을까, 더 크고 멋진 것을 만들어볼 수 있었을까&amp;lsquo; 하고 종종 되묻기도 했습니다. 한때 너무 좋아했던 세상이기에 끝까지 가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도 했고요. 하지만 확실히,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자유롭다고 느낍니다. 건축을 배울 때는 항상 나만의 것을 찾아서 끌어내고 표현해서 증명해야 했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그저 그런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어 좋습니다. &lt;br /&gt;&lt;br /&gt;저는 지금의 이 삶 속에서, 제가 만들 수 있는 좋은 것을 계속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만드는 것들은 그 결과물이 눈에 잘 보이지 않거나, 충분히 크지 않거나,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아서 단 몇 사람에게밖에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저 자신에게 &amp;lsquo;자유롭고 편안하다면&amp;lsquo; 그것만으로 행복을 쌓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lt;/p&gt;</description>
      <category>issue2. 도시의 틈새에서, 정서적인 삶 욕망하기</category>
      <category>건축가</category>
      <category>건축하지 않는 건축가</category>
      <category>직업</category>
      <category>진로고민</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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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8 Oct 2025 19:56:3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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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 탈서울 : 서울 바깥에서 비로소 흐르는 가능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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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2692&quot; data-origin-height=&quot;1807&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cR3tbQ/dJMcahJQ5PQ/MwubCYLQSsPh5ti48f6ix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cR3tbQ/dJMcahJQ5PQ/MwubCYLQSsPh5ti48f6ixk/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cR3tbQ/dJMcahJQ5PQ/MwubCYLQSsPh5ti48f6ix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R3tbQ%2FdJMcahJQ5PQ%2FMwubCYLQSsPh5ti48f6ix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2692&quot; height=&quot;1807&quot; data-origin-width=&quot;2692&quot; data-origin-height=&quot;1807&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br /&gt;&lt;b&gt;서울이라는 도시는 여러분에게 어떤 장소인가요?&amp;nbsp;&lt;/b&gt;&lt;b&gt;&lt;br /&gt;&lt;/b&gt;&lt;br /&gt;저는 지금껏 10년 정도 서울에 살았습니다. 대학생 때 6년 동안은 번화가인 신촌에서 지냈고, 중간에 잠깐 인천에 내려가 있다가 취직을 하면서 비교적 조용한 강동으로 동네를 옮겨 5년째 살고 있죠. 개인적으로 특별히 서울에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서울에 살아야만 하는 상황이 갖춰졌던 거죠. 하지만 또 막상 고등학생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름대로의 로망은 있었던 것 같아요. 예쁜 가게, 카페, 극장, 미술관을 일상처럼 드나들고, 멋있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매일 매일 새로운 자극과 가능성을 마주하며 나아가는 삶&amp;hellip;. 이런 미래를 꿈꾸게 하는 에너지는, 서울 같은 대도시가 갖추고 있는 힘인 것 같습니다. &lt;br /&gt;&lt;br /&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726&quot; data-origin-height=&quot;482&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dvgbeV/dJMcacV4iAD/uSuVOfprzWneDjKqXVjCx0/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dvgbeV/dJMcacV4iAD/uSuVOfprzWneDjKqXVjCx0/img.png&quot; data-alt=&quot;&amp;amp;lt;응답하라 1994&amp;amp;gt;, 2013&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dvgbeV/dJMcacV4iAD/uSuVOfprzWneDjKqXVjCx0/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vgbeV%2FdJMcacV4iAD%2FuSuVOfprzWneDjKqXVjCx0%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726&quot; height=&quot;482&quot; data-origin-width=&quot;1726&quot; data-origin-height=&quot;482&quot;/&gt;&lt;/span&gt;&lt;figcaption&gt;&amp;lt;응답하라 1994&amp;gt;, 2013&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제가 딱 스무 살이 되던 해 방영했던 드라마 &amp;lt;응답하라 1994&amp;gt;는 전형적인 '서울에 대한 로망'이 실현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아이들이 낯선 도시에서 고군분투하다가, 서로 우정을 쌓고 사랑도 찾으며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서사를 그려내죠. 이 이야기 속 인물들의 삶의 중심에는 '꿈'과 '사랑',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은 서울에서의 삶은 조금 달랐습니다. 순수한 낭만과 사랑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려 하면 오히려 외로워지는 도시였달까요. 제가 느꼈을 때 서울 사람들의 삶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건 그런 것들보다는, 행복해지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과 멈추지 않는 야망이었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서울은 확실히 즐길 것도 얻을 것도 많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오래 지내다 보면 도시 전체를 감싸안고 있는 불안 때문에 자꾸만 일상 속에 피로감이 스며듭니다. 그럼에도 주변을 보면 '서울을 벗어나기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서울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떠나기 싫다는 사람도 있고, 어렵게 서울에 자리잡았기 때문에 지방에 돌아가기 싫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서울에 대한 선호는 출신보다는, 성향의 영향이 더 크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에 비해 저는 '언젠가 서울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점점 더 자주 하게 됩니다. 서울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보다는 서울에서 잃을 수밖에 없는 것에 갈수록 마음이 쓰이는 것 같아요.&lt;br /&gt;&amp;nbsp;&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 /&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br /&gt;최근, 서울 바깥의 삶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브로드컬리에서 출간한 『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이라는 책이었죠.&lt;br /&gt;&lt;br /&gt;브로드컬리는 한국 곳곳에 있는 로컬샵을 연구하는 잡지로, 작은 가게를 시작한 젊은 자영업자들을 취재하는 '3년 이하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다섯 개의 호를 발행한 뒤 한동안 소식이 없다가, 올해 3월 무려 6년 만에 신간을 발행했는데요. 편집장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이번 호 주제인 '서울을 떠난 사람들' 중에서 적절한 인터뷰이를 찾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고 합니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인터뷰이를 선정한 만큼, 이 책에는 삶의 모양에 대해서 오랜 시간 고민해 온 사람들만이 말할 수 있는 단단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000&quot; data-origin-height=&quot;4500&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Uypne/dJMcadN9Cs6/1Q5pKyHrk6B8dJGvPNRbn1/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Uypne/dJMcadN9Cs6/1Q5pKyHrk6B8dJGvPNRbn1/img.png&quot; data-alt=&quot;표지 이미지 ⓒ 브로드컬리,『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브로드컬리 편집부, 2025)&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Uypne/dJMcadN9Cs6/1Q5pKyHrk6B8dJGvPNRbn1/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Uypne%2FdJMcadN9Cs6%2F1Q5pKyHrk6B8dJGvPNRbn1%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000&quot; height=&quot;4500&quot; data-origin-width=&quot;8000&quot; data-origin-height=&quot;4500&quot;/&gt;&lt;/span&gt;&lt;figcaption&gt;표지 이미지 ⓒ 브로드컬리,『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브로드컬리 편집부, 2025)&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책은 쉽게 쓰여 있어서 정말 금방 읽힙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 또한 언젠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어요. 흥미로웠던 건, 서울 바깥의 삶에 대해 묻다가도 결국에 다시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인터뷰 방식이었어요. '서울을 떠난 이유', '서울을 떠난다고 했을 때의 주변의 반응', '서울에 대한 생각' 등을 짓궂다 싶을 정도로 계속 캐묻기도 하고요. 서울에 살고 있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 모든 질문들이 사유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것이 가장 표준적이고 이상적인 삶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서울을 떠나려면, 결국엔 서울과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시작점일 테니까요.&amp;nbsp;&lt;br /&gt;&lt;br /&gt;책을 다 읽은 후, 앞으로 서울을 떠날까 말까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lt;b&gt;세 가지 질문&lt;/b&gt;에 대한 답을 내려야 한다고 느꼈습니다.&amp;nbsp;&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6&quot; /&gt;
&lt;p data-ke-size=&quot;size18&quot;&gt;&lt;b&gt;첫 번째 질문. 나에게 '공간(집)'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lt;/b&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서울에서 살기 힘든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단연 부동산 가격일 것입니다. 서울에서 내 집 - 그것도 거실과 부엌, 침실, 수납 공간 등이 제대로 갖춰진 집다운 집 - 을 마련하려면 수십 년간 저축을 하거나 대출을 갚아야 합니다. 자영업을 할 경우 가게에 드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월세로 지불해야 하니, 이윤을 남기려면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상품을 팔아야 하죠. 그런 면에서 지방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좁고 비싼 공간'으로부터 해방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방으로 여행을 다니다 보면, 확실히 공간이 전반적으로 넓을 뿐 아니라 그 안에서의 시간 또한 비교적 느긋하게 흐르는 느낌이 듭니다.&lt;br /&gt;&lt;br /&gt;만약 누군가에게 공간이 성취나 투자의 대상이라면, 힘들더라도 부동산 가치가 높은 서울에서 터를 잡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공간은 성취의 대상보다는 존재의 장소에 가깝습니다. 특히 집은 나 자신의 모습을 회복하는 정서적 거점 같은 곳이고요. 그런 면에서 서울의 공간들은 어쩐지 제 존재 방식을 한정짓는 느낌이 듭니다. 좁은 면적에 많은 의미와 기능이 빽빽하게 담겨 있다 보니, 공간이 사람에게 맞춰 변화하지 못하고 그 안을 살아가는 개개인의 이야기는 자꾸만 희미해집니다. 이런 감각이 쌓이다보니 답답함도 커집니다. 살아 있는 삶을 품어주는 공간을 찾거나 만들려면, 서울을 떠나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어요.&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공간이 남는 게 좋다. 서울의 원룸에선 공간이 늘 부족해서 생필품이 아니면 잘 사지 않았다. 이젠 집에 취향을 반영할 여지가 생긴다. 읽던 책을 책꽂이에 꽂지 않고 뒤집어서 둘 수 있고, 좋아하는 물건을 서랍에 넣지 않고 보이는 곳에 진열할 수 있다. 요리 도구도 많아졌고 접시 종류도 늘어났다. 집의 넓이가 불편과 편함을 넘어 하루를 보내는 시간의 모양에도 영향을 주는 걸 느낀다.&amp;nbsp;&lt;br /&gt;&lt;br /&gt;- 나락서점 &lt;b&gt;박미은 대표&lt;/b&gt;, 『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p.102&lt;br /&gt;&lt;br /&gt;고정비가 높아질수록 매출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만들고 싶었던 공간의 모습보다 최대한 많이 파는 방향으로 가게 되기가 쉽다. 예를 들어, 난 와인을 좋아하는데 위스키가 유행이라고 하면 위스키를 메뉴에 넣게 되는 거다.&amp;nbsp;&lt;br /&gt;스스로 즐기지 않는 음식을 파는 요리사가 행복하기 어렵겠고, 식당을 잘 운영하긴 더 어려울 거다. 월세가 낮다는 건 유지비의 개념만이 아니라, 운영자의 가치관을 공간에 반영하기 위한 비용이 낮다는 말이기도 할 거다. 싫은 건 빼고 좋은 건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amp;nbsp;&lt;br /&gt;&lt;br /&gt;- 보배진 &lt;b&gt;이진우 대표&lt;/b&gt;,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cfcfc;&quot;&gt;&lt;span style=&quot;color: #000000;&quot;&gt;『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lt;/span&gt;&lt;/span&gt;p.369&lt;/blockquot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8&quot;&gt;&lt;b&gt;두 번째 질문. 나에게 있어 '안정감'을 주는 생활의 조건은 무엇일까?&lt;/b&gt;&lt;b&gt;&lt;br /&gt;&lt;/b&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서울은 살기 힘든 곳이지만, 적당한 일자리만 찾으면 소위 말하는 '안정적인 삶'을 꾸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취직이 어려워졌다고는 하지만, 일단 취직에 성공해서 고정 수입을 확보하고 나면 그 이후의 생활은 비교적 수월합니다. 마트, 병원, 각종 생활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사람도 만나고 싶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죠. 무엇보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데에서 오는 안정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돈을 쓰고, 주말에는 여가를 즐기는 평범한 생활 속에서, '주류'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과 내 가치를 더 이상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얻을 수 있죠.&lt;br /&gt;&lt;br /&gt;저 역시 지금은 이런 전형적인 삶의 패턴이 주는 안정감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러한 경제적&amp;middot;물리적 안정감이 꼭 심리적 안정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일상이 불만족스러울 때마다, 나는 언제 심적으로 안정적이었나 돌이켜봅니다. 스스로 의미를 두는 일에 오롯이 몰입했던 시기, 생각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서 마음껏 사유했던 시기 등이 떠오릅니다. 이를 현재 루틴 속에 끼워 넣어 보려고 애써 보지만, 회사를 다니다 보면 자꾸 흐름이 끊기거나 에너지가 부족해지는 상황을 맞닥뜨립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마련한 '&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안정의 조건'이 오히려 나를 구속하고 있는 건 아닐지 자문하게 됩니다.&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br /&gt;인터뷰를 읽으며, 지방이 줄 수 있는 또 다른 성격의 안정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서울 사람들과는 반대로, 지방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lt;u&gt;전형적인 삶의 패턴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에서 오는 안정감&lt;/u&gt;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인터뷰이들 모두 저마다 경제적인 고민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했던 형태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서 큰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듯했습니다. 앞으로 서울과 서울 바깥 중 어디에서 더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을지 알기 위해서는, 진정한 안정이란 무엇일까 - 흔들림이 없는 상태인가, 아니면 내 마음껏 흔들릴 수 있는 여지일까 - 하는 질문을 생활 속에서 계속 던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안정적인 삶의 모습이 사람마다 다를 거다. 예측 가능한 삶이 누군가에겐 안정적일 수 있겠고 누군가에겐 오히려 지속하기 까다로운 삶일 수도 있을 거다. 나로서는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걱정되고 또 그만큼 기대가 되는 삶이, 꾸준하게 최선을 다하기에 유리한 안정적인 삶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amp;nbsp;&lt;br /&gt;&lt;br /&gt;- 오피스 제주 &lt;b&gt;박성은, 박현주 대표&lt;/b&gt;,『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p.294&lt;br /&gt;&lt;br /&gt;내면에 집중하기 유리한 것 같다. 서울 같은 대도시는 도시 자체의 존재감이 워낙 크게 느껴진다. 도시가 사람을 가만두질 않는다. 매주마다 새로운 전시가 열리고, 새로운 공간이 문을 연다. 들리는 것도 많고 보이는 것도 많다.&amp;nbsp;&lt;br /&gt;(중략)&lt;br /&gt;하지만 대도시의 즐길 거리는 돈을 써야 얻을 수 있는 형태가 많다. 행복을 소비에 의탁하게 되기가 아무래도 쉬운 것 같다. 남들만큼 소비하기 위해서는 남들만큼 벌어야 할 텐데, 돈 버는 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 스트레스를 받기도 쉽다. 이런 면에서 날 가만히 내버려두는 소도시가 그리웠던 것 같다.&amp;nbsp;&lt;br /&gt;&lt;br /&gt;- 라이픈 커피 &lt;b&gt;김이연, 박태웅 대표&lt;/b&gt;,『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p.171-173&lt;/blockquote&gt;
&lt;p data-ke-size=&quot;size18&quot;&gt;&amp;nbsp;&lt;br /&gt;&lt;b&gt;세 번째 질문. 서울이 주는 '다양한 자극과 기회'는 여전히 필요할까?&lt;/b&gt;&lt;b&gt;&lt;br /&gt;&lt;/b&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기회가 많다는 점은 서울이 지닌 아주 분명한 장점입니다. 기회뿐만 아니라 서울에는 모든 게 많습니다. 먹을 것, 살 것, 할 것까지 새로운 자극이 도시 곳곳에 펼쳐져 있죠. 우리나라는 특히나 이런 대도시가 사실상 서울 하나뿐이어서, 시간이 갈수록 경제적&amp;middot;문화적 자본이 더욱 서울에 몰리는 것 같아요. 저 역시 20대 때는 이런 풍요로움을 한껏 누렸는데요. 언젠가부터 그런 자극들이 저를 성장시키지 못하고 헛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극의 양에 비해서 그 자극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는 느낌도 들고요. 아마도 투자 자본의 규모가 점점 커짐에 따라 소수보다는 다수의 대중을 타겟팅하는 서비스의 비중이 많아져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amp;nbsp;&lt;br /&gt;&lt;br /&gt;그렇지만 서울이 주는 '다양한 자극과 기회'가 이제는 전혀 필요 없냐고 묻는다면, '네' 라고 선뜻 답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대도시의 매력을 뒤로 하고 미련 없이 떠나도 될 만큼, 충분히 많은 사람을 만나봤을까? 충분히 다양한 경험을 해봤을까? 아직 잘 모르겠고, 바로 이 지점에서 가장 큰 머뭇거림이 생깁니다. 아직 &quot;할 만큼 했다&quot; 는 감각까지는 닿지 못한 거겠죠. 그래서인지 인터뷰를 읽으며, 원하는 것이 분명해서 이를 지켜가기 위한 장소로서 지방을 선택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저는 그런 명확한 방향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다양한 것들이 밀집되어 있는 도시를 부유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합니다.&amp;nbsp;&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lt;br /&gt;&lt;/span&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얻을 것이 많은 만큼 감당할 숙제도 많은 도시가 서울 같다. 다양한 선택지를 탐색하기엔 서울만 한 곳이 없겠지만, 탐색을 충분히 마쳤고 삶의 방향이 분명해졌다면 서울에 계속 사는 편이 나을지 한 번쯤 점검해 보는 것 또한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 사는 쪽이 유리한 삶도 있겠고, 그렇지 않은 삶도 있을 거다. 서울에 굳이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다면 서울의 무거운 숙제를 감당할 필요도 없을 거다.&amp;nbsp;&lt;br /&gt;&lt;br /&gt;- 치치하하 &lt;b&gt;송한철 대표&lt;/b&gt;,『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p.69&lt;br /&gt;&lt;br /&gt;취업이 아니라 내 일을 해 보려는 경우에도 서울보다 유리한 면이 많다. 서울에 물론 기회가 많겠지만 서울엔 분야마다 전문가도 많다. 초심자가 두각을 보이기 어렵다. 여기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다는 자체로 고유성을 부여받는 때가 많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잘 없으니까 관련된 기회가 금세 연결된다. 기회가 꼭 많아야 기회를 얻는 것도 아니라는 걸 느낀다.&amp;nbsp;&lt;br /&gt;&lt;br /&gt;- 남쪽집 &lt;b&gt;이준민 대표&lt;/b&gt;,『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p.497&lt;/blockquote&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 /&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lt;서울을 떠난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amp;gt;을 통해 엿본 이들의 삶은, 서울 사람들의 삶 못지 않게 치열해 보였습니다. 더욱 밀도 있고 첨예한 고민들로 하루가 꽉꽉 채워져 있는 듯했고, 매일 매일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조용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결코 쉬워보이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분명 나름대로의 질적인 여유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만의 기준을 중심에 두고 하루의 시간을 자기 페이스대로 운용하며 사는 사람들, 인생에서 꼭 지키고 싶은 것들이 일상 속에 뿌리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낸 사람들이었죠.&amp;nbsp;&amp;nbsp;&lt;br /&gt;&lt;br /&gt;저는 가까운 미래에 서울을 떠날 생각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서울이 주는 가능성을 누리고, 또 동시에 서울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삶을 당분간 살아갈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서울 바깥에서 삶을 일구어나가는 사람들도 계속 들여다보면서, 탈서울의 선택지 역시 마음 한켠에 담아두며 지낼 것 같습니다.&amp;nbsp;&amp;nbsp;&lt;br /&gt;&lt;br /&gt;여러분은 지금 어떤 장소에 살고 있나요?&lt;br /&gt;살고 싶은 곳을 찾으셨나요?&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6&quot; /&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b&gt;references&lt;/b&gt;&lt;b&gt;&lt;br /&gt;&lt;/b&gt;&lt;b&gt;&lt;br /&gt;&lt;/b&gt;브로드컬리 공식 홈페이지&lt;br /&gt;&lt;a href=&quot;http://www.broadcally.com/&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www.broadcally.com/&lt;/span&gt;&lt;/a&gt; &lt;br /&gt;북저널리즘 | 브로드컬리 조퇴계 편집장 - 마감보다 중요한 가치를 좇는다&amp;nbsp;&lt;br /&gt;&lt;a href=&quot;https://www.bookjournalism.com/talks/4508&quot; target=&quot;_self&quot;&gt;&lt;span&gt;https://www.bokjournalism.com/talks/4508&lt;/span&gt;&lt;/a&gt;&lt;/p&gt;</description>
      <category>issue2. 도시의 틈새에서, 정서적인 삶 욕망하기</category>
      <category>브로드컬리</category>
      <category>서울살이</category>
      <category>탈서울</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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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8 Oct 2025 19:56:11 +0900</pubDate>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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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 사상검증 테스트 : 정치적 입장에 대한 개인적 고백</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13</link>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여러분은 스스로의 &lt;b&gt;정치 성향&lt;/b&gt;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가요?&lt;br&gt;&lt;br&gt;우리의 정치적 성향은 '진보'나 '보수', '1번'과 '2번'과 같은 단순한 선택지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일까요?&amp;nbsp;눈에 보이는 입장 이면에, 어쩌면 훨씬 더 복잡하고 섬세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요?&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약 2년 전,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매우 신선한 컨셉의 프로그램이 공개됐습니다. 순수하게 '정치'를 주제로 기획한 서바이벌 사회 실험, &lt;b&gt;&amp;lt;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amp;gt;&lt;/b&gt; 였죠. 처음엔 반응이 잠잠하다가 몇 개월 뒤 화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뒤늦게 유튜브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 보기 시작했었는데요. 1화를 보자마자 창의적이면서도 대담한 기획에 매료되어 급격히 빠져들었던 기억이 납니다.&lt;br&gt;&lt;br&gt;그때까지만 해도 '정치', '젠더', '계급'과 같은 이슈들은 모든 사람이 민감하게 느끼면서도, 불편함 때문에 공적 대화에서는 좀처럼 꺼내지 않던 주제였습니다. 저 또한 이에 대해 종종 혼자서 생각할 뿐, 누구와도 제대로 토론해본 적이 없었죠.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그런 이슈들을 아예 전면에 내세워 전체 구조의 중심에 놓고, 출연자 한 명 한 명의 캐릭터를 만드는 지표로 삼았습니다. 모든 출연자가 ''보수 정치인', '페미니스트', '부유한 유학생'과 같은 라벨을 단 채로 시청자에게 소개되면서 프로그램이 시작됐죠. 온라인 세계에서 들끓던 갈등을 한낮의 밝은 장소에 꺼내와, '우리 진짜 제대로 이야기 좀 해보자' 하고 대화를 청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lt;br&gt;&lt;br&gt;&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1429&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dPWzgy/dJMcacuR4mO/k5QPZjNoI6k3SZkxpnoYB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dPWzgy/dJMcacuR4mO/k5QPZjNoI6k3SZkxpnoYBK/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dPWzgy/dJMcacuR4mO/k5QPZjNoI6k3SZkxpnoYB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PWzgy%2FdJMcacuR4mO%2Fk5QPZjNoI6k3SZkxpnoYB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400&quot; height=&quot;572&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1429&quot;/&gt;&lt;/span&gt;&lt;/figur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br&gt;그리고 올해 6월, 이 프로그램의 담당 PD였던 권성민 PD가 『&lt;b&gt;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lt;/b&gt; : &lt;b&gt;각자의 현실 너머, 서로를 잇는 정치를 향하여&lt;/b&gt;』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출간했습니다. 프로그램에 만들 당시의 문제 의식과 기획 의도에 대해 밝히는 글이었습니다. 저 역시 한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함께 사회를 분석하고 관찰하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읽는 동안 나의 '본능적인 정치적 성향', '타고난 사회적 지위', '젠더 갈등에 대한 입장', '소수자에게 느끼는 감정' 등을 자연스럽게 돌아볼 수 있었고, 나는 이 사회에서 어디쯤에 서 있는 사람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amp;nbsp;&lt;br&gt;&lt;br&gt;권성민 PD가 &amp;lt;사상검증구역 : 더 커뮤니티&amp;gt; 출연자들을 분류하기 위해 만든 사상 검증 테스트는 지금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열려 있습니다. (책 내용에 의하면, 권성민 PD는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일반인들의 데이터를 계속 모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문적으로 검증된 테스트는 아니겠지만, 질문 하나 하나가 너무나 시의적이라, 답을 고르는 과정 자체만으로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테스트입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해보시길 추천 드려요. &lt;br&gt;&lt;br&gt;이 글에서는 저의 사상 검증 테스트 결과지를 공유하고, 제가 서 있는 입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lt;br&gt;&lt;br&gt;&lt;/p&gt;&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b&gt;*사상 검증 테스트 링크 → &lt;/b&gt;&lt;a href=&quot;https://thecommunity.co.kr/home&quot; target=&quot;_blank&quot;&gt;&lt;span&gt;&lt;b&gt;https://thecommunity.co.kr/home&lt;/b&gt;&lt;/span&gt;&lt;/a&gt;&lt;/p&gt;&lt;figure data-ke-type=&quot;opengraph&quot; data-og-title=&quot;[더 커뮤니티]사상검증 테스트&quot; data-ke-align=&quot;alignCenter&quot; data-og-description=&quot;나의 사상은 어떨까? 지금 사상검증 테스트 해보기&quot; data-og-host=&quot;thecommunity.co.kr&quot; data-og-source-url=&quot;https://thecommunity.co.kr/home&quot; data-og-image=&quot;https://blog.kakaocdn.net/dna/brIvgh/hyZPRAQK4z/AAAAAAAAAAAAAAAAAAAAAPvbyqjn8w1UOsc494JCDX7P5BDyr908-aLRZx34R21b/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671931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kEDiGQxSSqal%2FJpycerDKRT5JAQ%3D&quot; data-og-url=&quot;https://thecommunity.co.kr/home&quot;&gt;&lt;a href=&quot;https://thecommunity.co.kr/home&quot; target=&quot;_blank&quot; data-source-url=&quot;https://thecommunity.co.kr/home&quot;&gt;&lt;div class=&quot;og-image&quot; style=&quot;background-image: url('https://blog.kakaocdn.net/dna/brIvgh/hyZPRAQK4z/AAAAAAAAAAAAAAAAAAAAAPvbyqjn8w1UOsc494JCDX7P5BDyr908-aLRZx34R21b/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amp;amp;expires=1767193199&amp;amp;allow_ip=&amp;amp;allow_referer=&amp;amp;signature=kEDiGQxSSqal%2FJpycerDKRT5JAQ%3D')&quot;&gt; &lt;/div&gt;&lt;div class=&quot;og-text&quot;&gt;&lt;p class=&quot;og-title&quot;&gt;[더 커뮤니티]사상검증 테스트&lt;/p&gt;&lt;p class=&quot;og-desc&quot;&gt;나의 사상은 어떨까? 지금 사상검증 테스트 해보기&lt;/p&gt;&lt;p class=&quot;og-host&quot;&gt;thecommunity.co.kr&lt;/p&gt;&lt;/div&gt;&lt;/a&gt;&lt;/figure&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우선 저의 결과지부터 공개하겠습니다. 저는 이 테스트에 의하면, 네 가지 척도에서 각각 ‘좌파’, ’페미’, ’부유‘, ‘개방성‘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lt;b&gt;LFUO&lt;/b&gt; 유형이라고 합니다.&amp;nbsp;&lt;br&gt;&lt;br&gt;&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949&quot; data-origin-height=&quot;1449&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6bQeV/dJMcacPajH1/zLQZnMlkE1HsXiCxP1Dkz0/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6bQeV/dJMcacPajH1/zLQZnMlkE1HsXiCxP1Dkz0/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6bQeV/dJMcacPajH1/zLQZnMlkE1HsXiCxP1Dkz0/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6bQeV%2FdJMcacPajH1%2FzLQZnMlkE1HsXiCxP1Dkz0%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400&quot; height=&quot;611&quot; data-origin-width=&quot;949&quot; data-origin-height=&quot;1449&quot;/&gt;&lt;/span&gt;&lt;/figur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gt;&lt;br&gt;&lt;/b&gt;&lt;b&gt;1. 정치 : &lt;/b&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c1c8;&quot;&gt;&lt;b&gt;좌파&lt;/b&gt;&lt;/span&gt; &amp;gt; 우파&lt;/p&gt;&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lt;b&gt;정치 &lt;/b&gt;영역은 &lt;b&gt;정부의 역할에 대한 태도&lt;/b&gt;를 측정합니다. &lt;br&gt;정부가 적극적으로 부의 재분배를 통해 빈부격차를 줄이고, 복지제도를 통한 안전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큰 정부'의 입장일수록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c1c8;&quot;&gt;&lt;b&gt;빨간색의 '좌파'&lt;/b&gt;&lt;/span&gt;로 분류됩니다.&amp;nbsp;&lt;br&gt;정부가 개인의 노력과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자유시장경제의 경쟁을 통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작은 정부'의 입장일수록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99cefa;&quot;&gt;&lt;b&gt;파란색의 '우파'&lt;/b&gt;&lt;/span&gt;로 분류됩니다.&amp;nbsp;&lt;br&gt;&lt;br&gt;- '정치' 영역에 대한 설명 (출처 : https://thecommunity.co.kr)&lt;/blockquote&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정치에 대한 생각부터 나누어 보겠습니다. 저는 보시다시피 왼쪽으로 꽤 분명하게 기울어진, ‘좌파 2’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숫자만 보면 꽤 견해가 뚜렷할 것 같지만, 사실 저는 정치적 입장이 늘 선명한 편은 아닙니다. 본래 성향 자체가 편을 갈라서 싸우는 걸 좋아하지 않고, &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외부를 향해 행동하기 보다는 혼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에 집중하는 걸 더 선호합니다. 회사에서도 가능하면 정치적 상황에 연루되지 않으려고 하고, &lt;/span&gt;큼직한 사건이 있을 때나 역할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만 선택적으로 움직이곤 하죠. &lt;br&gt;&lt;br&gt;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치적 행동을 하게 될 때가 있는데요. 주로 &lt;u&gt;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 힘을 남용해 공동체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할 때&lt;/u&gt;입니다. 이때 관찰자 역할에 머무르거나 &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중립을 유지하면, 결과적으로 권력이 있는 강자에게 유리한 판이 유지됩니다. 권력이 마음껏 뛰놀 공간이 생기고, 그 구조를 떠받치는 비용은 힘이 약한 사람들에게 전가됩니다. 전 이런 상황은 잘 참지 못해서, 결국에 반대 입장을 어떻게든 표현하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lt;/span&gt; 면 때문에 테스트에서도 “좌파적 성향이 더 크다”고 나온 것 같습니다.&lt;br&gt;&lt;br&gt;보수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건 아닙니다. 저는 개인의 자유에도 민감한 편이고, 능력주의 역시 사회가 작동하기 위해 꼭 필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약하거나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 한국은, 약자뿐 아니라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부와 권력의 배경 없이는 잠재력을 발현하기 어려운 매우 불평등한 사회입니다. 이 가파른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진보적 가치를 사회 구성원들이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지금 저의 현재 입장입니다.&lt;br&gt;&lt;br&gt;이런 상황에, 한국 정치가 계속해서 '선'과 '악'의 구도로 소비되는 현실은 많이 아쉽습니다. &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악을 처벌하는 선'의 역할에 머무르는 좌파는 지속적인 변화 동력을 갖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lt;/span&gt;탄핵 국면처럼 특정 세력을 몰아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을 선동하기 쉽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율의 과정에서는 관심과 지지가 쉽게 사그라듭니다. 어쩌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바로 그 지점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이는 제가 한국의 정치 담론에 좀처럼 몰입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lt;br&gt;&lt;br&gt;이러한 입장을 어떤 언어로, 무어라 정의해야 할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줄 '위임자'로서 지지하는 정치 세력은 있지만, 그들에게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도덕적 우월성을 더 강하게 내세우는, 더 진보적인 세력에게 마음이 가지도 않고요. 언젠가는 나 같은 사람을 대변해줄 정치인도 나타나지 않을까 기다리면서,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나름의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념을 세우려 하기보다는 그때 그때의 감각과 흐름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lt;br&gt;&lt;br&gt;&lt;b&gt;2. 젠더 :&lt;/b&gt;&amp;nbsp;&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c1c8;&quot;&gt;&lt;b&gt;페미니즘&lt;/b&gt;&lt;/span&gt; &amp;gt; 이퀄리즘&lt;br&gt;&lt;br&gt;&lt;/p&gt;&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lt;b&gt;젠더&lt;/b&gt; 영역은 &lt;b&gt;페미니즘 일반에&amp;nbsp;대한 태도&lt;/b&gt;를 측정합니다.&lt;br&gt;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남성의 기득권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차별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전제에 동의할수록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c1c8;&quot;&gt;&lt;b&gt;빨간색의 '페미니즘'&lt;/b&gt;&lt;/span&gt;으로 분류됩니다.&amp;nbsp;&lt;br&gt;반대로, 이미 여성에 대한 일방적인 차별은 대부분 해소되었으며, 두 성별 각각이 경험하는 세부적인 불평등을 동등하게 해결해야 하므로 여성 차별만을 주장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입장일수록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99cefa;&quot;&gt;&lt;b&gt;파란색의 '이퀄리즘'&lt;/b&gt;&lt;/span&gt;으로 분류됩니다.&lt;br&gt;'이퀄리즘'은 학문으로 분류된 용어는 아니며, '페미니즘'에 동의하지 않는 진영이 위와 같은 취지로 언급한 용어를 차용하였습니다.&amp;nbsp;&lt;br&gt;&lt;br&gt;- '젠더' 영역에 대한 설명 (출처 : https://thecommunity.co.kr)&lt;/blockquote&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젠더 갈등, 어쩌면 정치 갈등보다도 더 민감한 이슈죠. &amp;lt;사상검증구역 : 더 커뮤니티&amp;gt;에서도 각각의 출연자의 유형이 공개될 때, 페미니스트인지 아닌지가 색깔로 표현되는 부분이 가장 자극적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무래도 온라인에서 서로 간에 원색적인 비난이 자주 오가는 주제이다보니, 오프라인에서 저 얘기를 어떻게 할까 정말 궁금하기도 했죠. 저는 '페미 2'라는 테스트 결과에서도 보이듯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쪽이지만 젠더 갈등 자체에 대해 꽤나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amp;nbsp;&amp;nbsp;&lt;br&gt;&lt;br&gt;저는 아홉 살 이후로, 가정 안에서 젠더 갈등을 경험할 수 없는 조건 속에서 자랐습니다. 가족 구성원이 엄마, 언니, 저, 여동생, 이렇게 여성들로만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사실상 경제활동과 육아를 모두 전담했기 때문에 성 역할이랄 게 없었고, 그런 엄마를 보며 저희 세 자매도 어른이라면 저 모든 역할을 다 해내야 한다고 은연중에 학습하며 자랐습니다. 젠더 문제가 개인의 삶에 처음 새겨지는 장소가 주로 가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특수한 가정에서 자란 저에게는 페미니즘에서 하는 얘기가 한번에 확 와닿지 않았습니다. &lt;br&gt;&lt;br&gt;개인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첫 번째 계기는 한 친구였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 친구의 말과 행동이 날카로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그 변화의 많은 부분이 페미니즘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의 남성은 대부분 권위적이다’ 와 같은 주장이 과하다고 느꼈지만, 수차례 이야기를 통해 그 친구가 삶에서 실제로 겪은 일들을 알게 되면서 이해가 가는 지점들이 생겼습니다.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중심을 바로 세우며, 힘을 회복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관점일 수 있구나 하고 생각이 조금 열렸어요.&lt;br&gt;&lt;br&gt;이후 젠더 문제를 저 자신의 이슈로 받아들이게 된 계기는 가족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어릴적 차별 없는 환경에서 자랐지만, 사회에 조금씩 노출될수록 그게 당연한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사건을 겪으며 제가 일반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고, 엄마가 결혼 후 저희 세 딸을 혼자 키우기로 결심하기까지 해온 선택들도 하나 하나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 세대가 견뎌 온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고, 그로 인한 그림자가 우리 가족에게도 일부 드리워져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lt;br&gt;&lt;br&gt;많은 사람이 페미니즘에 적대감을 느끼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저 또한 어릴 때 겉보기에 예민하고 날카로운 페미니즘을 처음 접하고 거부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니까요. 그러나 저는 결국 “차별은 존재한다(적어도, 존재했다)”는 전제를 인정하게 되었고, 나만의 현실 인식과 입장을 세워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고, 페미니즘적 입장에 있는 작가의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불편한 입장을 접할 때마다, 내가 왜곡되어 있는 건지, 이 사람이 왜곡되어 있는 건지,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를 나름대로 열심히 살피곤 했습니다. &lt;br&gt;&lt;br&gt;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여성들이 감당해 온 차별과 폭력이 어떤 것이었는지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다가도 다시 내 삶으로 돌아오면, 남녀차별이 예전에 비해 많이 완화되었다고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 ’가시화된 차별‘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본질적으로 제거되었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건 더 많이 이야기해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별은 없다, 문제가 없다, 여성이 단지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싶어하는 거다’라는 입장은, 역사의 맥락을 무시하고 ’지금 당장’ 서로의 이해득실만 따지자는 이야기로 들리기도 합니다.&lt;br&gt;&lt;br&gt;소수자,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힘을 빼앗는 가장 쉬운 방법은 혐오 프레임을 씌우는 것입니다. 어느 진영이나 과한 발언을 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인데, 그 사람들의 대표성을 과장해서 ’저들은 선을 넘는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친다, 화가 많고 공격적이다‘ 라는 편견을 씌우는 것이죠. 그동안 한국에서 젠더 갈등처럼 일상적 차별을 둘러싼 강자-약자 구도가 전면에 드러난 사례가 많지 않았던 탓에, 프레임 전쟁에서 약자 쪽이 수를 쓰지 못하고 ’패배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 결과 여전히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amp;nbsp;&lt;br&gt;&lt;br&gt;&lt;u&gt;평범한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동의하지는 못할지라도, 혐오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lt;/u&gt; 잘 들여다보면 혐오할 만한 주장이 아닌데, 페미니즘은 혐오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남성뿐 아니라 일부 여성들에게도 퍼져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나까지 혐오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페미니스트들이 공들여 쓴 글을 들춰보지조차 않습니다. 혐오를 내려놓고, 대화부터 했으면 좋겠습니다. 혐오로 인한 소통의 단절이 장기화될수록, 젠더 갈등은 본질적인 해결책에 가닿지 못하고 앞으로 수십년간 정치인들의 선거철 도구로만 소비될지도 모릅니다.&lt;br&gt;&lt;br&gt;&lt;b&gt;3. 계급 : &lt;/b&gt;서민 &amp;lt;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99cefa;&quot;&gt;&lt;b&gt;부유&lt;/b&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99cefa;&quot;&gt;&lt;b&gt;&lt;br&gt;&lt;/b&gt;&lt;/span&gt;&lt;/p&gt;&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lt;b&gt;계급&lt;/b&gt; 영역은 현재의 경제적 상황이 아닌, &lt;b&gt;어릴 적의 경제적 출신과 태도&lt;/b&gt;를 측정합니다.&amp;nbsp;&lt;br&gt;어린 시절부터 경제적인 소득이 적은 환경 출신이자 이와 연관된 태도를 많이 유지할수록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c1c8;&quot;&gt;&lt;b&gt;빨간색의 '서민'&lt;/b&gt;&lt;/span&gt;으로 분류됩니다.&amp;nbsp;&lt;br&gt;어린 시절부터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라고, 금전적인 문제를 겪을 기회가 적은 입장일수록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99cefa;&quot;&gt;&lt;b&gt;파란색의 '부유'&lt;/b&gt;&lt;/span&gt;로 분류됩니다.&amp;nbsp;&lt;br&gt;&lt;br&gt;- '계급' 영역에 대한 설명 (출처 : https://thecommunity.co.kr)&lt;/blockquote&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사상 검증 테스트를 직접 해보면 아시겠지만, 이 영역은 다른 세 영역과는 측정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다른 문항들은 '나의 견해'를 묻는 반면, 계급 척도와 관련한 문항들은 개인이 선택할 수 없었던 '과거 경험'을 고백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quot;대학 시절의 주된 기억 중 하나가 아르바이트였나요?&quot;, &quot;성인이 되기 전 해외여행을 자주 다녔나요?&quot;, &quot;가족/친척들이 전반적으로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편인가요?&quot;&amp;nbsp; '그렇다', '아니다' 라는 선택지 앞에서, 우리는 '스스로 고른 적 없었던' 답을 체크하게 됩니다. 저도 가끔씩 문항을 만드는 일을 해서 그런지, 이 대목에서 '고민을 많이 하셨구나, 문항 구조가 정말 탁월하다' 고 느꼈습니다.&lt;br&gt;&lt;br&gt;&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계급적 환경은 확실히 스스로 선택할 수 없고, 바꾸기도 쉽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언제든&lt;/span&gt; 새로운 이념이나 입장에 동의할 수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드러나는 삶의 방식은 계급을 통해 학습된 감각으로부터 좀처럼 자유로워지지 못합니다. “나 자신이 되는 길을 찾겠다&quot; 외치다가도, 진학·취직·결혼과 같은 중요한 선택 앞에 서면 결국 부모님이 오랜 시간 중시해 온 가치 - 학벌, 직업, 경제 수준 등 - 를 버리지 못합니다. 대학생 시절, 졸업을 앞두고 이런 이유로 의외의 선택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책에서 읽은 문장이나 친구와 나누는 대화도 중요하지만 결국에 사람의 삶에 더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는 건 계급적 조건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lt;br&gt;&lt;br&gt;저 또한 가정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희 가족은 학력은 매우 중시하지만, 돈이나 성공에는 비교적 무심한 편입니다. 좋은 학력이 가져다주는 기회와 안정성에는 취하되,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한 경쟁에는 거리를 두고, 세속적 욕망보다는 가족에 대한 책임을 우선시하는 가치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십 대에는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거나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도 있었지만, 하지만 막상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보려고 하면 몸에 맞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 지금도 지나친 경쟁은 경계하되, 어느 정도 안정적인 직업과 지위를 유지하는 삶을 택하고 있습니다.&amp;nbsp;&lt;br&gt;&lt;br&gt;경제적 환경을 조금 덧붙이자면, 저희 가족은 눈에 띄는 부자는 아니었지만, 어려서부터 경제적 압박을 느낄 만한 가정은 아니었습니다. 대학생 때 장학금을 받으려고 애쓰긴 했는데, 이는 가난에 쫓겨서라기보다는 생계를 혼자 감당하고 있는 엄마의 부담을 덜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이십 대 중반까지 돈이 내 인생을 좌우할 거라 생각한 적이 거의 없었고, 학부 졸업 후 유학이라는 선택지가 내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알았을 때에야 비로소 경제적 한계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잘 사는 친구들이 워낙 많아 스스로를 부유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테스트에 의하면 이 정도의 환경은 '부유 2'에 해당한다고 합니다.&lt;br&gt;&lt;br&gt;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한국 사회에서 '부유'한 쪽에 속한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던 건 어릴 적부터 계급에 의해 분리된 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열일곱에 특목고에 진학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 경험이 그 감각을 더욱 굳혔을 것이고요. 가끔씩, 제가 진보적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태도가 비교적 안전한 환경에서 자란 결과는 아닌지 자문하게 됩니다. 행동하지 않는 쪽을 택할 수 있고, 원할 때만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하나의 특권인지도 모릅니다. 당장 큰 불편이 없고, 가족이라는 보호 장치가 있으며, 현재 가진 것들로 어느 정도는 버텨낼 수 있기에, 행동을 유보할 수 있는 것이죠. &lt;br&gt;&lt;br&gt;그렇다면, 이런 제가 진보적인 입장에 선다고 말하는 건 위선일까요?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앞으로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나 자신의 안정적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방향' 에도 동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요. 시간이 흐른 후 결국엔 위선이었다는 답이 내려질 수도 있겠죠. 실제로 부유한 사람들이 대외적으로 선한 가치를 내세우면서도 실제 삶에서는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사람들은 이제 누군가의 계급적 환경을 근거로 처음부터 진정성을 의심하곤 합니다. 특히 정치인에게 이런 잣대가 자주 적용되죠.&amp;nbsp;&lt;br&gt;&lt;br&gt;저는 '부유'한 사람들이 위선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데 동의합니다. 다만 그것은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이라기보다,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진짜 문제는 권성민 PD도 지적했듯, '서민' 쪽에 있는 사람들이 정치적 무대에 자주 서지 못해 대표성이 왜곡되는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경험상, 부유한 사람들은 스스로가 약자의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잘 상상하지 못하고, 그 결과 약자성을 띤 서사를 본능적으로 타자화합니다. 이는 많은 사람을 대표하는 데 분명한 한계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저는, &lt;u&gt;'부유'한 쪽에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계급적 한계를 인식하고, 나서기보다는 듣는 쪽에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lt;/u&gt;&lt;br&gt;&amp;nbsp;&lt;br&gt;&lt;b&gt;4. 개방성 : &lt;/b&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c1c8;&quot;&gt;&lt;b&gt;개방적&lt;/b&gt;&lt;/span&gt; &amp;gt; 전통적&lt;br&gt;&lt;br&gt;&lt;/p&gt;&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lt;b&gt;개방성&lt;/b&gt; 영역은 &lt;b&gt;사회적 소수자와 새로운 윤리규범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lt;/b&gt;를 측정합니다.&amp;nbsp;&lt;br&gt;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지지하고, 기존의 윤리규범을 대체하는 새로운 윤리규범에 거부감이 적은 입장일수록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fc1c8;&quot;&gt;&lt;b&gt;빨간색의 '개방적'&lt;/b&gt;&lt;/span&gt;으로 분류됩니다.&amp;nbsp;&lt;br&gt;소수자보다는 다수의 입장을 중시하고, 새로운 질서보다는 기존의 윤리규범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입장일수록 &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99cefa;&quot;&gt;&lt;b&gt;파란색의 '전통적'&lt;/b&gt;&lt;/span&gt;으로 분류됩니다.&amp;nbsp;&lt;br&gt;&lt;br&gt;- '개방성' 영역에 대한 설명 (출처 : https://thecommunity.co.kr)&lt;/blockquote&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마지막 개방성 영역은, 우리 사회가 가장 미성숙한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다양성에 대한 경험치가 굉장히 부족한 나라입니다. 단일 민족이라는 특성 때문도 있겠지만, 특정한 성공 모델이 강요되는 분위기 속에서 정상성의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해진 탓도 큰 것 같습니다. 정치, 젠더, 계급에 관련해서는 그나마 여기저기서 진지한 논의가 오가는 반면, 동성애자, 장애인, 외국인 등 더 다양한 소수자들의 이야기는 갈등의 장에조차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계엄을 계기로 사회의 에너지가 정치 갈등에만 집중되면서,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희미해진 듯합니다.&amp;nbsp;&lt;br&gt;&lt;br&gt;테스트 결과, 이 영역에서 저는 '개방 2'가 나왔습니다. 평소의 생각을 기준으로 하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과연 내가 개방적인 사람이 맞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제 안에도 늘 '낯선 것에 대한 혐오'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어릴 때를 떠올려보면, 저는 유독 낯선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였습니다. 외국인이 말만 걸어도 울음을 터뜨렸고, 경상도 사투리가 낯설다는 이유로 외할머니·외할아버지를 무서워하곤 했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지적 장애가 있는 반 친구를 다른 친구들과 동등하게 대하지 못했고, 인터넷에서 우연히 동성애 영화 포스터를 발견했을 때는 두려움에 가까운 혐오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lt;br&gt;&lt;br&gt;어쩌면 낯선 것에 대한 혐오 또한,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마다 그 정도에 차이는 있겠지만요.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혐오를 '다루는' 힘은 결국 다양성에 대한 경험치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스스로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주할 때 더 강렬하게 각인되는 듯합니다. 예를 들어, 교환학생으로 6개월간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 머물렀을 때, 저는 아무 노력 없이 '주류'에 속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편안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길을 걸을 때마다 낯선 동양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이 사회에 섞이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도전이 필요할까 싶어 막막하기도 했습니다.&amp;nbsp; &amp;nbsp;&lt;br&gt;&lt;br&gt;20대 중반에는 한국에서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겠다는 감각을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당시 저는 모범적인 진로를 밟아오는 동안 내면에 많은 감정을 억압해 왔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습니다. 오래 억눌려 있었던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다보니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했고, 1-2년 정도 정신과 진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 무렵 저는 사회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사고 방식이 너무나 답답한 나머지 그 틀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생각과 감정을 스스로 많이 허용했는데, 그 내용이 누군가에게 드러나는 순간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본능적으로 느꼈습니다. 이 감각은 자기혐오의 감정으로 이어지지도 했죠.&amp;nbsp;&lt;br&gt;&lt;br&gt;이런 경험 덕분에, 저 또한 누군가에게 혐오감을 느낄 때 그 감정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혐오할 만한 사람일까, 아니면 내가 자라면서 학습한 어떤 사고의 틀이 혐오라는 감정을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혐오에 노출되어 있는 소수자들은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듯한 막막함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감과 수치심, 무언가를 설명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아마 자기 이야기를 하는 아주 짧은 순간에도 거대한 벽에 몸을 던지는 것과 같은 용기와 각오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에 비하면, 제가 느끼는 한 순간의 혐오감은 너무나 가볍고 사소한 감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lt;br&gt;&lt;br&gt;억압당하는 쪽, 힘이 없는 쪽은 심리적으로 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가 더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들을 사회가 조금 더 너그럽게 대해주면 좋을텐데, 현실에서는 오히려 더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댑니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서글퍼집니다. '세상의 많은 흑인 아이들이 스스로를 아름답게 여기지 못하는 현실'보다, '내가 생각한 인어 공주가 나오지 않아 영화를 보며 실망한 사건'이 정말로 더 큰 재앙일까요? '장애인이 이동권을 보장받지 못해 집 안에만 머물러야 하는 현실'보다, '내가 어느 날 시위 때문에 하루 회사에 지각한 사건'이 정말로 더 큰 재앙일까요?&amp;nbsp; &amp;nbsp;&lt;br&gt;&lt;br&gt;여전히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공동체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보다는 지금 당장 개인적 이득과 손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들 모두가 '공동체의 일보다 나의 일이 더 중요해!' 이런 이기심으로 똘돌 뭉쳐 있어서 그런 건 아닐 것 같습니다. 아마 소수자들의 이야기는 먼 세상의 일처럼 느껴지는 반면, 자신의 경험은 너무나 피부에 와닿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거겠죠. 그렇다면 &lt;u&gt;어떻게 해야 소수자들의 이야기가 좀 더 '현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그들이 우리 곁에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할 수 있을까요?&lt;/u&gt; 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아직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lt;br&gt;&lt;br&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마지막으로, LFUO 유형이어서 자주 마주하는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제 주변에는 계급 척도에서 ‘부유’에 해당하는 사람이 비교적 많습니다. 이들 중에는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그들이 자주 취하는 입장이 있습니다. &lt;u&gt;“다른 사람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든 존중해. 하지만 그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진 않았으면 해.”&lt;/u&gt; 얼핏 보면 개방적이고 온건해 보이지만, 저에게는 가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든 나랑은 상관 없고, 굳이 알고 싶지도 않다”는 선 긋기로 느껴집니다. 지금 이 순간 괴로움 속에서 자기 이야기를 해보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 순간에 묵음 처리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lt;br&gt;&lt;br&gt;그럴 때마다 입밖으로 내지는 않지만 속으로 되뇌는 생각이 있습니다. &quot;&lt;u&gt;입장이 취향처럼 여겨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quot;&lt;/u&gt; 개개인의 취향은 서로 그저 존중하면 되지만, 사회 문제에 대한 입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싸워서 부딪치든, 양보해서 좁혀나가든, 그 과정 속에서 최소한의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영구적인 합의가 불가하다면 일시적인 합의라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사회가 어느 쪽으로든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부유'한 사람들이 입장을 개인의 취향의 문제로 여기고 여유롭게 넘어갈 수 있는 건, 이미 비교적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lt;br&gt;&lt;br&gt;앞으로 우리 사회가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지나치게 금기시하지 않고, 조금 더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amp;lt;사상검증구역 : 더 커뮤니티&amp;gt;처럼 서로 다른 입장을 현실감 있게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계속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끝으로, &amp;lt;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amp;gt; 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문장을 전해봅니다.&lt;br&gt;&lt;br&gt;&lt;/p&gt;&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치는 곳에서 자신의 당위와 무결함을 확인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함께 발을 디디고 있는 땅에서 합의점을 찾아내고 각자가 꿈꾸는 사회를 아주 조금씩이라도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면, 우리는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고 상대가 서 있는 자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 오답일 수도 있는 상대의 생각 자체를 인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설령 오답이라 할지라도 그가 왜 거기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고 내 의견을 더 잘 관찰시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lt;br&gt;&lt;br&gt;- 권성민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돌고래,&amp;nbsp;&amp;nbsp;p11&lt;/blockquote&gt;</description>
      <category>issue2. 도시의 틈새에서, 정서적인 삶 욕망하기</category>
      <category>사상검증구역더커뮤니티</category>
      <category>정치</category>
      <category>커뮤니티</category>
      <category>커뮤니티에입장하셨습니다</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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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8 Oct 2025 19:53:44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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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 참을 수 없는 친절에 관하여 :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12</link>
      <description>&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622&quot; data-origin-height=&quot;1080&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RdnTs/dJMb99Lwpz6/hZh4yk9OcL03Didt254Ku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RdnTs/dJMb99Lwpz6/hZh4yk9OcL03Didt254KuK/img.png&quot; data-alt=&quot;&amp;amp;copy; Lionsgate / Small Things Like These (2024)&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RdnTs/dJMb99Lwpz6/hZh4yk9OcL03Didt254Ku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RdnTs%2FdJMb99Lwpz6%2FhZh4yk9OcL03Didt254Ku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622&quot; height=&quot;1080&quot; data-origin-width=&quot;1622&quot; data-origin-height=&quot;1080&quot;/&gt;&lt;/span&gt;&lt;figcaption&gt;&amp;copy; Lionsgate / Small Things Like These (2024)&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br /&gt;1&lt;br /&gt;여러분은 스스로를 &amp;lsquo;친절한 사람&amp;rsquo;이라고 생각하시나요?&lt;br /&gt;&lt;br /&gt;저는 늘 막연히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지만, 실제로 이타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대부분의 시간을 저 자신을 챙기는 데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 식사와 운동을 하고, 마음을 돌보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하루하루가 후루룩 지나가 버립니다.&amp;nbsp;&lt;br /&gt;&lt;br /&gt;아마도 저만 그런 것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일상의 틀 자체가, 자연스러운 이타심이 끼어들 여지를 잘 허락하지 않는 것 같아요. 안락한 삶을 지탱하는 데 하루치의 에너지를 거의 다 써야 하는데, 그 &amp;rsquo;안락함&amp;lsquo;의 기준은 자꾸 높아져만 갑니다. '나 한 사람 분의 하루&amp;lsquo;를 꾸리는 데만도 매일이 빠듯하니, 그 바깥까지 좀처럼 에너지가 뻗지 못합니다.&lt;br /&gt;&lt;br /&gt;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평범한 사람에게 이타적인 행동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클레어 키건의 중편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 (원제 : Small Things Like These) 』은 바로 이 지점을 선명하게 짚어냅니다. 조용하고도 강렬한 이 이야기는, &amp;lsquo;이타심&amp;rsquo;이라는 감정이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한 가장에게 얼마나 위험한 것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lt;br /&gt;&lt;br /&gt;그러면서 우리에게 조용히 묻습니다. &amp;ldquo;&lt;b&gt;당신은 정말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인가요?&lt;/b&gt;&amp;rdquo; 하고요.&lt;br /&gt;&lt;br /&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920&quot; data-origin-height=&quot;1080&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Mv538/dJMcaap8uNa/Wvc4ulsmVibzYCk1GGkkp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Mv538/dJMcaap8uNa/Wvc4ulsmVibzYCk1GGkkpK/img.png&quot; data-alt=&quot;표지 이미지 &amp;amp;copy; 다산책방,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2023)&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Mv538/dJMcaap8uNa/Wvc4ulsmVibzYCk1GGkkp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Mv538%2FdJMcaap8uNa%2FWvc4ulsmVibzYCk1GGkkp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920&quot; height=&quot;1080&quot; data-origin-width=&quot;1920&quot; data-origin-height=&quot;1080&quot;/&gt;&lt;/span&gt;&lt;figcaption&gt;표지 이미지 &amp;copy; 다산책방,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2023)&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amp;nbsp;&lt;br /&gt;&lt;span style=&quot;color: #456771;&quot;&gt;&lt;b&gt;*이하 내용에는 소설의 주요 전개 및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읽기 전에 참고해주세요. &lt;/b&gt;&lt;/span&gt;&lt;span style=&quot;color: #456771;&quot;&gt;&lt;b&gt;&lt;br /&gt;&lt;/b&gt;&lt;/span&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2&lt;br /&gt;이야기의 주인공 '빌 펄롱' 은 아일랜드 소도시에 사는 한 남자입니다. 사랑하는 아내, 다섯 명의 딸과 작은 집에서 함께 살고 있죠. 그는 가족과의 안락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 마을 사람들에게 석탄을 팔며 매일을 성실히 살아갑니다.&amp;nbsp;&amp;nbsp;&lt;br /&gt;&lt;br /&gt;겉보기에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타인에 대한 다양한 감정이 생각보다 복잡하게 뒤엉켜 있습니다. 그는 미혼모였던 어머니와 자신을 거두어 준 미시즈 윌슨을 자주 떠올립니다. 그녀에게 감사함을 느낌과 동시에, 그녀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했을지 상상하며 섬뜩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더 나쁜 상황으로 떨어지지 않고 스스로 한 가족을 꾸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데 안도하면서도, 자신보다 '운이 나쁜' 사람들을 볼 때면 설명하기 어려운 착잡함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지나가는 이웃 아이에게 용돈을 쥐어주는 등 사소한 행동으로 알 수 없는 부채감을 해소하려 합니다.&lt;br /&gt;&lt;br /&gt;직접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그는 무의식적으로 미시즈 윌슨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베풀 수 있는 삶을 동경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딸들에게서 선한 마음씨가 엿보일 때마다 진한 기쁨을 느끼곤 합니다.&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가끔 펄롱은 딸들이 사소하지만 필요한 일을 하는 걸 보며 - 성당에서 무릎 절을 하거나 상점에서 거스름을 받으며 고맙다고 말하는 걸 보면서 - 이 애들이 자기 자식이라는 사실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진한 기쁨을 느끼곤 했다.&amp;nbsp;&lt;br /&gt;&lt;br /&gt;- 클레어 키건,『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amp;nbsp; p20&lt;/blockquot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그러나 세상에는 '운이 나쁜' 사람들이 너무 많고, 펄롱에게는 지켜야 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그는 힘든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안타까움에 빠져들기보다는, 딸들이 그런 삶을 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집중합니다. 그런 그의 삶에는 늘 은은한 슬픔이 깔려 있습니다. 마치 자신에게 주어진 이 평온함이,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고통 위에 세워져 있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lt;br /&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3&lt;br /&gt;어느 12월, 그는 한 수녀원에 석탄 배달을 갔다가,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lt;br /&gt;&lt;br /&gt;열린 문으로 무심코 들어선 작은 경당 안, 젊은 여자와 어린 여자 아이들 여럿이 지저분한 차림새로 바짝 엎드려 바닥을 문지르고 있었습니다. 펄롱이 의아해하던 중, 펄롱을 발견한 한 여자 아이가 갑자기 다가와서 말했습니다. &quot;아저씨, 우리 좀 도와주세요. 강까지만 데려가 주세요.&quot; 하고요. 펄롱은 순간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며 &amp;ldquo;난 그런 걸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amp;rdquo;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윽고 담당 수녀가 나타났습니다. 아이는 아무 일 없었던 듯 다시 엎드려 바닥을 닦았습니다. 펄롱은 수녀에게 석탄 값을 받은 후, 황급히 수녀원을 빠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그 경당 안에서 본 장면이 너무나 강렬하게 각인되었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펄롱은 그날 밤, 심란한 마음을 아내 아일린에게 털어놓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quot;모른 척해야 한다&quot;는 냉정한 반응 뿐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이 주제 앞에서 서로에게 아득한 거리감을 느낍니다. 아일린은 수녀원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무력감을 느끼는 것을 넘어 이를 무감각하게 받아들입니다. 도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신경을 끄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하죠. 그리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펄롱을 보며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고 생각합니다. 펄롱은 이러한 아일린의 시선을 느끼며 말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미시즈 윌슨이 아니었다면 비슷한 종류의 폭력에 노출될 수 있었던 어머니의 인생을 떠올립니다.&lt;br /&gt;&lt;br /&gt;다음은 펄롱과 아일린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amp;nbsp;&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quot;사람이 살아가려면 모른 척해야 하는 일도 있는 거야. 그래야 계속 살지.&quot;&lt;br /&gt;&quot;당신 말이 틀렸다는 게 아냐.&quot;&lt;br /&gt;&quot;틀리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라. 당신은 너무 속이 물러. 그래서 그래. 주머니에 잔돈이라도 생기면 다 나눠 주고 -&quot;&lt;br /&gt;&quot;오늘 뭣 때문에 화난 거야?&quot;&lt;br /&gt;&quot;아무것도 아냐. 그냥 당신이 모르는 것 같아서. 당신은 딱히 어려움을 모르고 컸잖아.&quot;&lt;br /&gt;&quot;무슨 어려움 말야?&quot;&lt;br /&gt;&amp;rdquo;그게, 세상에는 사고를 치는 여자들이 있어. 당신도 그건 잘 알겠지.&amp;ldquo; &lt;br /&gt;강한 타격은 아니었으나, 그때까지 아일린과 같이 살면서 그런 말을 들어보기는 처음이었다. &lt;b&gt;뭔가 작지만 단단한 것이 목구멍에 맺혔고 애를 써보았지만 그걸 말로 꺼낼 수도 삼킬 수도 없었다. 끝내 펄롱은 두 사람 사이에 생긴 것을 그냥 넘기지도 말로 풀어내지도 못했다.&lt;/b&gt; &lt;br /&gt;&quot;당신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건데.&quot; 아일린이 한 걸음 물러섰다. &amp;rdquo;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것 잘 지키고 사람들하고 척지지 않고 부지런히 살면 우리 딸들이 그 애들이 겪는 일들을 겪을 일은 없어. 거기 있는 애들은 세상에 돌봐줄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그런 거야. 그 애들 부모는 애들을 멋대로 풀어놨다가, 문제가 생기니까 모른 척 등을 돌려버렸겠지. 자식이 있는 사람이 그렇게 무심해서는 안 되는 건데.&quot;&lt;br /&gt;&lt;b&gt;&quot;하지만 만약 우리 애가 그중 하나라면?&quot;&lt;/b&gt; 펄롱이 말했다.&lt;br /&gt;&quot;내 말이 바로 그거야.&amp;rdquo; 아일린이 다시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lt;b&gt;&amp;ldquo;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라고.&amp;rdquo;&lt;/b&gt;&lt;b&gt;&lt;br /&gt;&lt;/b&gt;&lt;b&gt;&lt;br /&gt;&lt;/b&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cfcfc;&quot;&gt;&lt;span style=&quot;color: #666666;&quot;&gt;&lt;b&gt;-&lt;/b&gt;&lt;/span&gt;&lt;/span&gt;&lt;span style=&quot;background-color: #fcfcfc;&quot;&gt;&lt;span style=&quot;color: #666666;&quot;&gt; 클레어 키건,『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amp;nbsp; p56-57&lt;/span&gt;&lt;/span&gt;&lt;b&gt;&lt;br /&gt;&lt;/b&gt;&lt;/blockquot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펄롱의 마음을 따라가다보면 아일린의 현실적인 말은 외로움이 느껴질 정도로 냉담하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펄롱과 아일린은 각각 우리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lt;b&gt;&quot;만약 우리 애가 그 중 하나라면?&quot;&lt;/b&gt; 이라고 물으며 타인의 불행에 다가서려는 목소리와, 그 앞에서 &lt;b&gt;&quot;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라고.&quot;&lt;/b&gt;라고 다그치며 선을 그으려는 목소리.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결국 두 번째 목소리를 따라 누군가의 불행을 지나쳐 갑니다. 펄롱 또한 아일린의 말에 반감을 느꼈지만, 결국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하고 크리스마스 주를 맞이합니다.&amp;nbsp;&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4&lt;br /&gt;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일요일, 또다시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간 펄롱은 그곳에서 한 소녀를 마주합니다.&lt;br /&gt;&lt;br /&gt;머리가 엉망으로 깎인 채 석탄 광에 방치되어 있는 어린 여자 아이였습니다. 소녀의 모습을 보건대, 하룻밤 새 이곳에 가두어져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펄롱은 또다시 이 상황에 두려움을 느꼈지만 이번엔 '본능적으로' 소녀의 몸을 자신의 외투로 감싸줍니다. 몇 마디 말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몇 주 전 아기를 낳은 소녀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에 단단한 분노같은 것을 느낍니다.&amp;nbsp;&lt;br /&gt;&lt;br /&gt;그러던 중 수녀원장이 이들을 발견합니다. 수녀원장은 두 사람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간 뒤, 다른 수녀에게 아이를 데려가 씻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펄롱과 대화를 시도합니다. 수녀원은 펄롱이 사는 도시에서 꽤 큰 권력이 있었고, 특히 펄롱의 딸들이 앞으로 다녀야 할 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 힘을 이용해, 수녀원장은 &lt;span style=&quot;color: #333333;&quot;&gt;펄롱을 협박합니다. &lt;/span&gt;이 일을 발설할 경우, 펄롱의 아이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식의 말을 돌려서 건넵니다.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는 펄롱에게, 수녀원장은 아일린에게 전해주라며 돈 봉투까지 건넵니다. 펄롱은 수녀원을 나가는 길에 다시 아이를 마주칩니다. 소녀에게 다가가 &quot;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를 찾으라&quot;고 말하지만, 결국엔 소녀를 두고 나오게 됩니다. &lt;br /&gt;&lt;br /&gt;이후 펄롱은 계속해서 괴로운 마음에 시달립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석탄을 배달하러 방문한 이웃과 소소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그는 '주고 받으면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부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좋은 사람들이 있지, 펄롱은 차를 몰고 시내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주고받는 것을 적절하게 맞추어 균형 잡을 줄 알아야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사람들하고 잘 지낼 수 있단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특권임을 알았고 왜 어떤 집에서 받은 사탕 따위 선물을 다른 더 가난한 집 사람들에게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러듯 크리스마스는 사람들한테서 가장 좋은 면과 가장 나쁜 면 둘 다를 끌어냈다. &amp;nbsp; &lt;br /&gt;&lt;br /&gt;- 클레어 키건,『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amp;nbsp; p102-103&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 &amp;nbsp;&lt;/blockquot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남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 무언가를 받아야만 겨우 '생존'할 수 있는 사람(소녀)에 대한 생각이 그의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일을 마친 후 펄롱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도시의 이곳 저곳을 배회합니다. 단골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크리스미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의 상점을 구경합니다.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고, 아일린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삽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무언가에 홀린 듯 수녀원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언덕을 올라, 석탄 광의 빗장을 당기고, 소녀의 이름을 부릅니다. 소녀의 이름은 돌아가신 펄롱 어머니의 이름과 같은 '세라'입니다.&lt;br /&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5&lt;br /&gt;소설은 펄롱이 소녀를 집으로 데려간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야기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소녀와 함께 수녀원을 나와 걷는 동안 펄롱의 마음에 일어난 변화만을 묘사할 따름입니다. 소설을 앞에서부터 꼼꼼히 읽어나가다보면, 이 대목에서 현실에서 판타지로 급격히 도약하는 듯한 벅차오름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두 사람은 계속 걸었고 펄롱이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을 더 마주쳤다. &lt;b&gt;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lt;/b&gt;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amp;nbsp;&lt;br /&gt;아이를 데리고 걸으면서 펄롱은 얼마나 몸이 가볍고 당당한 느낌이던지. 가슴속에 새롭고 새삼스럽고 뭔지 모를 기쁨이 솟았다. 펄롱의 가장 좋은 부분이 빛을 내며 밖으로 나오고 있는 것일 수도 있을까? 펄롱은 자신의 어떤 부분이, 그걸 뭐라고 부르든 -거기 무슨 이름이 있나?- 밖으로 마구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가를 치르게 될 테지만, 그래도 변변찮은 삶에서 펄롱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와 견줄 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갓난 딸들을 처음 품에 안고 우렁차고 고집스러운 울음을 들었을 때조차도.&amp;nbsp;&lt;br /&gt;&lt;br /&gt;- 클레어 키건,『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amp;nbsp; p119-120&lt;/blockquot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저는 펄롱과 가족에게 어떤 벌어질까 걱정이 되면서도 친절을 베푼 후 행복에 겨워하는 그가 부러워지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이 행복의 감각이 어쩐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소설이 아닌 현실의 빌 펄롱은 결국 소녀를 잊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스쳤습니다. 낯선 누군가를 위해 이토록 선명한 용기를 내는 일이 현실에서 가능한 일일까? 자연스레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amp;nbsp;&lt;br /&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6&lt;br /&gt;저는 이야기 속 빌 펄롱처럼 낯선 이에게 아무 대가 없이 도움의 손길을 건넨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빌 펄롱처럼 어떤 이가 다른 이에게 부당한 폭력을 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던 적은 있습니다. 그때 저는, 그 폭력을 멈추기 위해 이 뭐든 해야만 한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지만, 펄롱처럼 결과적으로 의미 있는 행동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때 할 수 있었던 건, '그 가해자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는 것'과 '피해자에게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면 벗어나라고 호소하는 것' 정도였습니다. 그때 느꼈던 자책감과 무력감은 제 안에 꽤 큰 상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amp;nbsp;&lt;br /&gt;&lt;br /&gt;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 상황 또한 수녀원과 비슷하게 어떠한 시스템으로 인해 지속적인 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었기에, 실제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 구조에서 '빠져나오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탈출을 감행할 수 있는 사람은, 경제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미룰 수 있는 사람뿐이었습니다. 누가 옳고 누가 잘못했는지와는 별개로, 사람마다 고를 수 있는 선택지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amp;nbsp;&amp;nbsp;&lt;br /&gt;&lt;br /&gt;그래서 수녀원이라는 권력 앞에서 &amp;lsquo;친절함&amp;rsquo;을 선택을 한 펄롱을 보며 해방감을 느끼면서도, 그와 소녀에게 안온한 미래가 펼쳐질 리 없다는 막막함이 함께 느껴지는 것입니다. 소녀를 데려온 펄롱과 아일린은 계속해서 삶을 함께 꾸릴 수 있을까, 일곱 명이 살아도 좁은 집에 소녀가 편안히 몸을 누일 곳이 있을까, 펄롱은 소녀의 손을 계속 잡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들이 생각보다도 더 무거운 감각으로 다가옵니다. &lt;br /&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7&lt;br /&gt;부당한 폭력 앞에서 그 누구도 돕지 못했던 20대의 저는 &amp;ldquo;똑같은 상황이 다시 온다면, 그때는 정말 타인을 제대로 도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amp;rdquo;고 생각하며, 그것이 어른이 되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오히려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악과 폭력을 당연시한 채, 조금은 무감하게 살아가는 어른이 된 듯합니다. 이제 누군가가 권력을 이용해 다른 이를 괴롭히는 모습을 봐도 경악하기보다는 피로감을 느낍니다.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려 하고, 특정 인물에 대한 감정 이입을 최대한 절제하며, 분노하지 않기 위해 나의 소박한 삶에 집중하곤 합니다. 남을 돕는 일보다는 일단 저 자신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 되어버린 것이겠죠. &lt;br /&gt;&lt;br /&gt;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빌 펄롱이 결국 '세라'라는 소녀를 만난 순간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었던 것처럼, 저에게도 &amp;rsquo;지나칠 수 없는&amp;lsquo; 순간이 찾아오길 바라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살다보면, 가끔 왠지 특별하게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그게 빌 펄롱에겐 '세라'였고, 미시즈 윌슨에겐 빌 펄롱과 그의 어머니였을 것이고요. 미시즈 윌슨이 건넨 사소한 따뜻함이 빌 펄롱이라는 사람을 만들고, 그의 친절함이 또다시 세라의 삶을 구한 것처럼, 평범한 우리에게도 감당하고 싶어지는 인연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 나는 지금보다 용감하고 민감할 수 있을까, 자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요.&amp;nbsp;&lt;br /&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8&lt;br /&gt;『이토록 사소한 것들』은 어떤 사람이 친절을 베풀기 위해서는 경제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아일린은 펄롱에게, 미시즈 윌슨이 부유했고 따로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었기에 펄롱과 어머니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라 강조합니다. 저는 이 대사에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돈은 중요합니다. 실제로 저는 관계를 더 여유롭게 대하고 싶어서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사회 생활을 할수록 친절에 꽤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고 있고요. 나이를 먹을수록 돈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에, 아무리 누군가를 아낀다 해도 돈 없이는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느낍니다.&amp;nbsp;&lt;br /&gt;&lt;br /&gt;하지만 펄롱이 수녀원의 빗장을 연 그 용기는 돈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가 더 가난했다면 용기를 내기 더 어려웠을 수 있겠지만, 돈이 더 많았다고 해서 쉬웠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lt;br /&gt;&lt;br /&gt;클레어 키건은, '&lt;b&gt;나는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다&lt;/b&gt;' 라는 자각은, 돈이나 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lt;b&gt;아주 약하고 별 볼일 없던 시절에 누군가에게서 받았던 선의&lt;/b&gt;'에서 비롯된다는 걸 이야기를 통해 말해줍니다.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잘 살아갈 때 얻는 자존감도 물론 있지만, 누군가의 진정한 도움을 받았을 때 생기는 가치감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 '나는 친절을 받을 만큼 가치 있는 존재'라는 감각을 느끼고, 그 위에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정체감을 세울 수 있는 것이죠. &lt;br /&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9&lt;br /&gt;저에게는 그런 '선의'의 기억이 새겨져 있을까요? 있는 듯하면서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너무 사소한 것들이어서 어떤 기억이라고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나는 도움을 받을 만한 존재라는, 혹은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만한 존재라는 데서 오는 행복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amp;nbsp;&lt;br /&gt;&lt;br /&gt;끝으로 소설의 마지막 문장들을 인용합니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이처럼 사소한 것들』인지를 말해주는 아름다운 서술입니다. 자신의 선택 위에서, 앞으로 펼쳐질 고통을 결연하게 바라보는 펄롱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펄롱이 현실에서 소녀의 삶을 끝내 구하지 못할지라도, 소녀의 삶에는 가장 엉망이었던 순간 자신을 따뜻한 외투로 덮어준 선의의 기억이 새겨졌을 것입니다.&amp;nbsp;&lt;br /&gt;&lt;br /&gt;&lt;/p&gt;
&lt;blockquote data-ke-style=&quot;style3&quot;&gt;&lt;b&gt;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lt;/b&gt; 미시즈 윌슨이 아니었다면 어머니는 결국 그곳에 가고 말았을 것이다. 더 옛날이었다면, 펄롱이 구하고 있는 이가 자기 어머니였을 수도 있었다. 이걸 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 펄롱이 어떻게 되었을지, 어떻게 살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lt;br /&gt;&lt;br /&gt;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걸 펄롱은 알았다. 벌써 저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lt;b&gt;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 - 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lt;/b&gt; &lt;b&gt;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것,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lt;/b&gt;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amp;nbsp;&lt;br /&gt;&lt;br /&gt;- 클레어 키건,『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amp;nbsp; p120-121&lt;/blockquot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description>
      <category>issue2. 도시의 틈새에서, 정서적인 삶 욕망하기</category>
      <category>외국소설</category>
      <category>이토록 사소한 것들</category>
      <category>친절함에 대하여</category>
      <category>클레어 키건</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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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8 Oct 2025 19:50:44 +0900</pubDate>
    </item>
    <item>
      <title>1. 정서의 흐름이 가리키는 일상의 모양</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11</link>
      <description>&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2692&quot; data-origin-height=&quot;1807&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WIdxw/dJMcahW0OlS/hQ7sG8ql4nJfbxBDhKHWG0/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WIdxw/dJMcahW0OlS/hQ7sG8ql4nJfbxBDhKHWG0/img.jpg&quot; data-alt=&quot;ⓒ Unspoken&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WIdxw/dJMcahW0OlS/hQ7sG8ql4nJfbxBDhKHWG0/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WIdxw%2FdJMcahW0OlS%2FhQ7sG8ql4nJfbxBDhKHWG0%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2692&quot; height=&quot;1807&quot; data-origin-width=&quot;2692&quot; data-origin-height=&quot;1807&quot;/&gt;&lt;/span&gt;&lt;figcaption&gt;ⓒ Unspoken&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여름의 열기가 가라앉고 차분한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lt;br /&gt;여러분은 긴 여름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lt;br /&gt;&lt;br /&gt;저에게 올해 7-9월은 &lt;b&gt;알 수 없는 정서적 욕망&lt;/b&gt;으로 마음이 가득 차오르는 시기였습니다. 마음은 세상을 향해 고개를 드는데, 어디로 향하려는 건지 방향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어요. 내면에서는 &amp;lsquo;이제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amp;lsquo;는 막연한 에너지가 피어올랐는데, 그 에너지를 집중할 대상을 찾지 못해 답답해지기도 했습니다. &lt;br /&gt;&lt;br /&gt;그래도 활기찬 감정이 마음 속에서 조금씩 꿈틀대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그 에너지가 어디로 향하든, 일단 따라가보기로 했어요. 뭔가가 사고 싶어지면 돈을 좀 쓰더라도 사 보고, 해보고 싶은 일이 생기면 힘을 아끼지 않고 그 일에 몰두했습니다. 어떤 날은 해야 할 일을 미루면서 하고 싶은 일로 시간을 꽉꽉 채워버리기도 했고요. &lt;br /&gt;&lt;br /&gt;이번 글에서는 그 시간을 천천히 되짚어보려 합니다. 막연했던 에너지라도, 그 흔적을 조금이나마 구체적으로 기록해두기 위해서요. &lt;br /&gt;&lt;br /&gt;&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 /&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lt;b&gt;정서가 원하는 것 1 : 바깥을 향해, 느슨하게 움직이고 싶다&lt;/b&gt;&lt;b&gt;&lt;br /&gt;&lt;/b&gt;&lt;b&gt;&lt;br /&gt;&lt;/b&gt;정서적 에너지가 차오르면서 가장 먼저 느껴진 건, 바깥에 관심이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에 가도 다른 사람들을 자꾸 바라보게 되고,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호기심이 일었어요. 워낙에 극-내향인인지라, 이렇게 외부로 에너지가 향하는 게 굉장히 오랜만이었습니다.&lt;br /&gt;&lt;br /&gt;그와 함께 전반적으로 느슨해지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쇼핑을 할 때는 적당히 구겨져도 괜찮은 루즈한 옷이나, 아무거나 이것저것 챙겨도 괜찮은 큼직한 가방이 끌렸어요. 잠시 남해로 여름 휴가를 갔을 때에도, 바닷가에서 예쁜 사진을 찍는 것보다 몸을 담그고 물결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느낌이 더 좋았던 것 같고요. &lt;u&gt;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여러 자극이나 감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여유&lt;/u&gt;를 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lt;br /&gt;&lt;br /&gt;&lt;b&gt;정서가 원하는 것 2 : 느낀 것은, 어떻게든 나누고 싶다 &lt;/b&gt;&lt;br /&gt;&lt;br /&gt;이렇듯 살아나는 감각을 어떻게 발산해야 할지 혼란하던 차, 몇 가지 확실하게 '하고 싶다'고 느껴지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주로 개인적인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 더 정성스럽게, 적극적으로 나누는 일들이었어요.&lt;u&gt;&lt;br /&gt;&lt;/u&gt;&lt;br /&gt;앞서 언급했던 남해 여행 때는, 엽서집을 만들어서 단골 사장님들께 선물로 드리기로 했습니다. 남해에서 느꼈던 편안함을 떠올리며 직접 찍은 사진으로 자그마한 엽서집을 만든 뒤, 여행을 다니면서 직접 전해드렸어요. 가족들과 보냈던 시간들을 소박하게나마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니, 남해에 대한 애정이 보다 풍성하게 살아나는 듯했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710&quot; data-origin-height=&quot;533&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mRt2Y/dJMcaajhCIo/D5BdvC3BYuNHIicVlyLUq1/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mRt2Y/dJMcaajhCIo/D5BdvC3BYuNHIicVlyLUq1/img.png&quot; data-alt=&quot;사장님들께 드렸던 남해 엽서집 ⓒ Unspoken&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mRt2Y/dJMcaajhCIo/D5BdvC3BYuNHIicVlyLUq1/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mRt2Y%2FdJMcaajhCIo%2FD5BdvC3BYuNHIicVlyLUq1%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710&quot; height=&quot;533&quot; data-origin-width=&quot;710&quot; data-origin-height=&quot;533&quot;/&gt;&lt;/span&gt;&lt;figcaption&gt;사장님들께 드렸던 남해 엽서집 ⓒ Unspoken&lt;/figcaption&gt;
&lt;/figure&gt;
&lt;/p&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회사에서도 비슷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나에게만 의미 있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amp;nbsp;다른 사람에게도 의미 있게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lt;br /&gt;&lt;br /&gt;마침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시기였는데, 일을 진행하며 고민하고 결론냈던 것들을 정확하고 충실하게 담기 위해 최종 리포트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깊게 생각한 내용을 모두 담되 어렵게 읽히지 않았으면 해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명료하게 다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최종 리포트를 제출한 뒤에는, 이 경험이 다른 분들의 일에도 유용하게 활용되었으면 해서 회사 내부적으로 여러 차례 공유 자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amp;nbsp;&lt;br /&gt;&amp;nbsp;&lt;br /&gt;&lt;br /&gt;&lt;b&gt;정서가 원하는 것 3 : 에너지를 쓴 뒤에는, 그냥 단순하게 존재하자&lt;/b&gt;&lt;b&gt;&lt;br /&gt;&lt;/b&gt;&lt;br /&gt;한편으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지나고 집에 돌아오면 그저 단순해질 수 있는 시간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럴 땐 그냥 몸을 맡겨버렸어요. 뜨개질 하기, 만화나 예능 보기, 밖에 나가서 걷기, 등등. 달리 의미는 없지만 별 생각 없이 반복할 수 있는 단순한 행동에 몰입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lt;br /&gt;&lt;br /&gt;이미 지나 온 시간에 대해 &lt;u&gt;생각을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정서의 흐름이 둔감해진다는 걸 이제 마음이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언가 에너지를 쏟고 나면 조금은 단순해질 수 있는 시간으로 저를 이끄는 것 같습니다.&lt;/u&gt; 작년까지만 해도 생산적이지 않은 시간을 지루해서 잘 견디지 못했었는데, 요즘에는 그냥 아무렇게나 노는 시간을 원하는 만큼 갖고 있습니다. &lt;br /&gt;&lt;br /&gt;&lt;/p&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 /&gt;
&lt;p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r /&gt;이렇듯 정서의 목소리를 따라 살다 보면, 일상 속에 &amp;lsquo;자연스러운 동력&amp;lsquo;이 생겨나길 바라게 되는 것 같아요. 감정의 에너지에 기댄 채로, 원하는 삶의 모습에 저절로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생각처럼 물 흐르듯이 감정이 일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감정을 중심에 두려고 해도,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거나 현실적인 책무에 시달리다 보면 어느새 정서의 흐름이 뚝 끊기거나 막혀 있기도 합니다. &lt;br /&gt;&lt;br /&gt;그럼에도,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삶의 모양을 찾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나의 &amp;rsquo;정서&amp;rsquo;를 일상의 중심으로 끊임없이 가져와야 하는 것 같아요. 아주 작고, 사소한 찰나일지라도 정서가 또렷이 살아나는 순간은 우리에게 힌트를 줍니다. 내가 여전히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양인지, 어디로 나아가야 나에게 소중한 것을 더 소중하게 품을 수 있는 삶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요. &lt;br /&gt;&lt;br /&gt;이번 계절, 여러분의 정서는 어떤 것에 끌렸나요? &lt;br /&gt;마음 속 고유한 정서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일상을 만들어 가고 있나요?&lt;/p&gt;</description>
      <category>issue2. 도시의 틈새에서, 정서적인 삶 욕망하기</category>
      <category>일상</category>
      <category>정서</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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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20 Oct 2025 17:44:0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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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9. 세상에 없던 소통 방식을 새로운 직업으로 : 파주 사적인 서점</title>
      <link>https://unspokenzine.tistory.com/10</link>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파주, 어릴 적부터 오랫동안 좋아했던 동네입니다. 지금도 주말에 외출을 하고 싶어지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파주인 것 같아요. 집에서든 본가에서든 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 데다가, 넓은 하늘과 한강 뷰가 펼쳐지는 드라이브 길도 리프레시가 됩니다. 파주에는 서점, 카페, 미술관, 영화관까지 즐길 것들이 곳곳에 많은데요. 사람이 많아도 왠지 서울만큼 피곤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아마도, 문화가 상업보다 우선시되는 분위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문화적 리터러시가 있으면서도 자본에는 물들지 않은 동네 같다고 할까요. 문화가 산업이 되기 이전의 문화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느낌이에요.&lt;br&gt;&lt;br&gt;그런 파주에서, 최근 좋은 서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제가 자주 가던 카페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지도에서 발견하고는 바로 찾아가 보았죠. 서점의 이름은 &lt;b&gt;사적인 서점&lt;/b&gt;입니다. 출판단지 인근에 큰 식당과 카페들이 모여 있는 돌곶이길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 근처 주택가 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외쪽 지붕이 눈에 띄는 낮은 건물 하나가 있습니다. 서점은 그 건물 지층(건물의 1층과 지하 사이의 공간)에 위치하고 있어요. 풀네임은 아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lt;u&gt;한 사람을 위한 사적인 서점&lt;/u&gt;‘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아직 총 두 번 밖에 방문해보지 않은 라이트한 손님이지만, 첫 방문 시의 인상이 워낙에 좋았기에 그때의 느낌과 이 서점만의 고유한 특징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lt;br&gt;&lt;br&gt;&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279&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codS4X/btsQenxq6xD/VKZnSxtjpuZNOOWJ60peZ1/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codS4X/btsQenxq6xD/VKZnSxtjpuZNOOWJ60peZ1/img.jpg&quot; data-alt=&quot;© Unspoken Zine&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codS4X/btsQenxq6xD/VKZnSxtjpuZNOOWJ60peZ1/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odS4X%2FbtsQenxq6xD%2FVKZnSxtjpuZNOOWJ60peZ1%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000&quot; height=&quot;279&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279&quot;/&gt;&lt;/span&gt;&lt;figcaption&gt;© Unspoken Zine&lt;/figcaption&gt;
&lt;/figure&gt;
&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lt;br&gt;처음 갔을 때는 혼자 방문을 했었는데요. 뭐랄까, &lt;u&gt;굉장히 편안하게 ‘환영 받는‘ 기분을 느꼈습니다.&lt;/u&gt; 직원 분이 대놓고 크게 인사를 하시거나 친절하게 말을 거시는 건 아닌데, 묘하게 공간이 사람들을 반겨주는 느낌이었어요. 독립 서점에 가면 가끔씩 주인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님이 공간 사진 찍는 걸 싫어하시는 게 느껴질 때도 있고요. 사진만 찍고 책을 안 사가는 사람들이 실제로 너무 많고, 소중히 가꾼 장소가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이 싫으신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어쨌든 주인이 그런 분위기를 풍기면 손님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입니다. 정해진 행동만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마음이 경직되기도 하죠. 그런데 ‘사적인 서점’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이, 머무르는 시간이 부담 없이 편안했습니다. &lt;br&gt;&lt;br&gt;공간도 아기자기하게 잘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작은 공간일수록 공간을 살짝 복잡하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있어야 다양한 장면이 생기면서 경험에 리듬감이 생길 수 있는데, ‘사적인 서점‘에는 건물 중앙의 작은 중정이 딱 그 역할을 해주고 있었어요. 서점에 들어서면 바로 메인 서가가 나오는데요. 입구 쪽도 유리벽인데 중정 쪽으로도 큰 창이 뚫려 있어서 양쪽으로 빛이 들어왔어요. 창을 통해 틈틈이 보이는 바깥이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면서도, 반지하라 빛이 과하게 들지 않는 점이 서점이라는 특성과 어울렸죠. 메인 서가에는 입구 쪽 낮은 책장, 벽면의 높은 책장, 가운데 테이블 등에 다양한 방식으로 책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책은 주제별로 묶여 있어서 구경하기가 편했어요. 중정을 끼고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그림책과 소설책이 모여 있는 별도의 책장이 있고, 그 앞에는 책을 구매한 손님이 중정을 바라보며 독서를 할 수 있는 작은 휴식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안쪽에는 나무 파티션으로 가려진 숨은 공간이 있었는데요. 마침 제가 방문했을 때 &lt;b&gt;책 처방&lt;/b&gt; 상담을 하시던 중이었는지, 그쪽에서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 거지, 하고 슬며시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고요. &lt;br&gt;&lt;br&gt;&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563&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goNky/btsQd7Is8cL/f5jX5YfV3BdwA7wKKKHKQ1/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goNky/btsQd7Is8cL/f5jX5YfV3BdwA7wKKKHKQ1/img.jpg&quot; data-alt=&quot;© Unspoken Zine&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goNky/btsQd7Is8cL/f5jX5YfV3BdwA7wKKKHKQ1/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goNky%2FbtsQd7Is8cL%2Ff5jX5YfV3BdwA7wKKKHKQ1%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000&quot; height=&quot;563&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563&quot;/&gt;&lt;/span&gt;&lt;figcaption&gt;© Unspoken Zine&lt;/figcaption&gt;
&lt;/figure&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lt;br&gt;&lt;b&gt;책 처방&lt;/b&gt;이라는 건 사적인 서점 정지혜 대표님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손님과 1:1로 상담을 진행한 다음, 그 사람에게 필요한 책을 직접 처방해주는 프로그램이죠. 서점의 이름이 ‘한 사람을 위한 사적인 서점’인 이유도, 이 서점의 가장 중요한 아이덴티티 중 하나가 바로 이 &lt;b&gt;책 처방 프로그램&lt;/b&gt;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궁금해져서, 정지혜 대표가 최근에 출간한 책 『꼭 맞는 책』 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어떤 분인지 조금 더 알아 보았어요. 정지혜 대표는 출판계에서 편집자, 서점원, 북디렉터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친 후 2016년부터 스스로 ’책 처방사‘라는 직업을 만들어서 이 일을 해오셨다고 해요. &lt;u&gt;한 분야에 종사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내 일‘을 정의해오신 것이죠.&lt;/u&gt; 책 처방 상담을 살짝 엿들었을 때, (정지혜 대표님의 것으로 추정되는) 짧은 몇 마디 속에서도 지금 하는 일에 대한 만족감과 자부심이 느껴졌었는데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체계와 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를 담아낼 수 있는 거점으로서의 공간을 이렇게 잘 운영하고 있다는 게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lt;br&gt;&lt;br&gt;저는 ‘책 처방‘을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책도 자주 읽는 편이고 정신과 상담과 심리 상담 경험도 있어서, ’상담을 한 이후 그 결과물로 책이 돌아온다’는 게 어떤 경험일지 상상해볼 수 있었어요. 우리는 일상에서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솔직하고 깊이 있는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기회는 생각보다 찾기 어려워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만나서 내 이야기만 늘어놓기엔 왠지 미안하고, 마음을 무겁게 만들 것 같아 부담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결국 ‘내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늘어놓을 자리’를 허락받기 위해서 정신과나 상담 선생님을 찾아갔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자리는 한편으로, 내가 전문가에 의해 ’치료되고 있다’는 묘한 구조로 인해 생기는 부담이 있어요. 뭔가 개선되어야 하고, 나아져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를 의사나 상담사가 아닌 서점 주인에게 하고, 그 피드백으로 조언이나 처방전이 아닌 ’책‘을 받는다면 그 경험이 훨씬 가벼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런 공간이 지금껏 없었을까, ’부담 없이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게 이 사회에 정말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lt;br&gt;&lt;br&gt;손님과 ‘책 처방사’ 사이의 진솔한 대화를 이어주는 매개물이 ’책’이라는 점도, 그 대화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화는 두 사람 사이에서 오갔지만 그 다음 단계의 흐름으로 제 삼자인 작가의 이야기를 가져온다면, 깊이 있게 오갔던 대화의 무게감이 환기되고 새로운 관점이 열릴 여지도 생길 테니까요. 또한 이런 과정은 책을 처방하는 사람과 책을 처방 받는 사람 모두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줄 것 같았습니다. 책을 처방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책을 읽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책을 처방받아 읽는 사람은 ’이 안에 내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신뢰와 애착을 갖고 책을 읽게 되겠죠. 두 가지 경험 모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가족이나 친구에게 책 추천을 할 때가 종종 있고, 반대로 추천 받아서 책을 읽을 때도 있지만, 이런 주고 받음이 누군가의 전문적인 ‘직업 활동’으로서, 돈을 받고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서 경험된다면 확실히 그 깊이가 확실히 다를 것 같았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저도 상담을 받으러 가 보고 싶어졌죠. &lt;br&gt;&lt;br&gt;&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318&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xXpEs/btsQcmGdl3r/xEYGJ4XU1JXjZCLlaWtpkk/img.jp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xXpEs/btsQcmGdl3r/xEYGJ4XU1JXjZCLlaWtpkk/img.jpg&quot; data-alt=&quot;© Unspoken Zine&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xXpEs/btsQcmGdl3r/xEYGJ4XU1JXjZCLlaWtpkk/img.jp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xXpEs%2FbtsQcmGdl3r%2FxEYGJ4XU1JXjZCLlaWtpkk%2Fimg.jp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1000&quot; height=&quot;318&quot; data-origin-width=&quot;1000&quot; data-origin-height=&quot;318&quot;/&gt;&lt;/span&gt;&lt;figcaption&gt;© Unspoken Zine&lt;/figcaption&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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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lt;br&gt;사적인 서점에 첫 번째 방문했을 때는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장류진 작가의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영화 &amp;lt;퍼펙트 라이프&amp;gt;에 나왔던 고다 아야의 에세이 『나무』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방문했을 때에는 가족들을 다 데리고 가서 제가 살테니 한 권씩 책을 골라달라고 했어요. 한강 작가의 『빛과 실』, 로마노 과르디니의 『삶과 나이』, 허태임 식물학자의 『숲을 읽는 사람』, 최혜진 에디터의 『에디토리얼 씽킹』, 김민철 카피라이터의 『내 일로 건너가는 법』, 이렇게 다섯 권을 구매하게 됐죠. 책 큐레이션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다들 비교적 금방 금방 잘 고르더라고요. 사적인 서점에서는 책을 사면 그림이 프린트된 종이로 북커버를 만들어주십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파주에서 샀었지, 하고 기억하게 되어요. &lt;br&gt;&lt;br&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1&quot;&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lt;br&gt;&lt;b&gt;사적인 서점&lt;/b&gt;은 공간 자체가 주는 느낌도 좋았지만, 운영자의 가치관을 살펴볼수록 생각이 환기되는 지점이 있었어요. 특히 ’직업을 직접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죠. 자신에게 알맞은 방식으로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다는 누군가의 마음이 하나의 ’직업’이 되고, 그 직업이 수행되는 ’장소’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된다는 것이 좋았어요. 이런 사례가 있다는 것만으로 생각이 열리는 느낌을 받았죠. 물론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된 일을 사업체의 모습으로 꾸려가는 현실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 경험 하나 하나가 운영자에게 주는 의미가 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직업으로 삼을 만큼 즐길 수 있는 ‘소통 방식‘은 어떤 형태일까, 저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고요. &lt;br&gt;&lt;br&gt;여러분도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조금 더 열린 생각으로 접근해보고 싶다면, 파주 사적인 서점을 들러보는 것을 제안 드립니다. 너무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앞으로의 미래를 슬쩍 들여다보실 수 있을 거에요. &lt;br&gt;&lt;br&gt;&lt;/p&gt;&lt;hr data-ke-type=&quot;horizontalRule&quot; data-ke-style=&quot;style6&quot;&gt;&lt;p data-ke-size=&quot;size14&quot; style=&quot;text-align: justify;&quot;&gt;&lt;br&gt;&lt;b&gt;references&lt;/b&gt;&lt;b&gt;&lt;br&gt;&lt;/b&gt;&lt;b&gt;&lt;br&gt;&lt;/b&gt;정지혜&lt;b&gt;. &lt;/b&gt;『꼭 맞는 책』. 유유출판사. 2025&lt;/p&gt;</description>
      <category>issue1. 각자 도생 사회에서, &amp;lsquo;우리&amp;rsquo;를 위한 감각 찾기</category>
      <category>꼭맞는책</category>
      <category>독립서점</category>
      <category>사적인서점</category>
      <category>직업창조</category>
      <category>책처방</category>
      <category>파주</category>
      <author>danielle1994</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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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8 Jul 2025 00:37:24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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